한진해운 보약 먹고 큰 그림 그리는 조원태 회장

​②기내식ㆍ기내면세점 매각 후 재매입 가능성도

이성규 기자2020-07-13 11:42:42
알짜자산 매각...경영 정상화하면 조현태 회장 입지 굳건 기초체력 회복 후 기내식ㆍ기내면세점 다시 살지 주목
[데일리동방] 대한항공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한진해운 사태를 몸소 겪은 만큼 한진그룹이 빠르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채권단 눈치를 보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는 특별하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조 회장의 향후 거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대한항공 2분기 실적에 대한 금융투자업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여객 부문 부진과 화물 부문의 호조가 맞물리면서 1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의견과 화물 부문 선방에도 적자는 지속할 것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공통된 의견은 화물 부문 흑자다. 여객 수요 회복 시기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화물기 공급 부족에 따른 화물 수요 강세(운임 상승)로 전체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대한항공 국제 여객 및 화물 수송 점유율(단위: %).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이후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인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다. 이를 계기로 경영능력 입증 등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보유 수, 노선 등에서 여타 국내 항공사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도 화물 부문을 강화하는 등 위협요인을 완벽히 제거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에도 국내 항공업계는 대형 항공사(FSC)와 저가 항공사(LCC)의 사실상 같은 경영 전략으로 과도한 공급이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매각도 순탄치 않아 앞으로 업계 재편도 불확실하다.

다만 대한항공은 여타 항공사 대비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으로 자본 확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적 회복 기대보다는 버텨야 하는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이 최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인수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이 있는 다른 사업을 사들이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기내식 부문은 한앤컴퍼니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호텔현대(2017년 인수) 등과 함께 F&B(Food & Beverage) 관련 시너지효과를 예상한다.

한앤컴퍼니는 특히 인수대상 기업의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내면세점 사업부가 ‘알짜자산’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일반 면세점과 달리 임대료 등이 발생하지 않아 상각 자산이 적은 탓이다.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모두 우수한 현금흐름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의 여객 항공 운항 정상화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매각가격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캐시카우’를 잃는 것이다. 향후 경영이 정상화해도 실적 부문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최후 승자가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앤컴퍼니는 인수한 기업 가치를 높여 적절한 대상에게 매각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한항공은 경영을 정상화하고 다시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사 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앤컴퍼니가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가치를 더욱 높여 앞으로 인수자를 찾는 과정도 수월하다. 대한항공이 두 사업부를 되찾아올 정도라면 이미 기초체력은 충분히 다진 상태라 할 수 있다. 현금흐름 확보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지속한다면 모든 공은 고스란히 조 회장에게 돌아간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현재 대한항공 구조조정은 사실상 채권단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자본확충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