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기소 갈림길 코앞...삼성은 불안하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7-17 05:15:00

검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 후 21일째 조용

기소 시 재판 두 개...하반기 경영 "빨간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8일 자신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극복 행보가 한창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의 기소 검토라는 노란불 앞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르면 이번주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 기소 대상과 혐의 등을 결정해 대검에 보고할 예정이다.

◆기소 의지 높은 검찰

그간 검찰은 이 부회장 기소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부정거래,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수사팀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이 부회장 경영 승계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이 이를 수용할 의무는 없다. 법원 역시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검찰이 이미 충분히 증거를 확보한 점을 들었다.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치는 일이 타당하다는 판단도 보탰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이어왔다.

검찰이 기소 여부를 고민하는 동안 이 부회장은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도 격려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전장용 고온·고압 적층 세라믹 캐피시터(MLCC) △스마트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 개발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어 인공지능(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도 논의했다.

그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말했다.

올해 이 부회장이 사업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직원 의견을 주워담은 행보는 이날로 7번째다. 1월 설 연휴 때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공장(3월)과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을 찾아 소통 경영을 이어왔다.

이 부회장은 21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정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배터리 협력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스마트 모빌리티와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차 사업 관련 의견을 나눌 예정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와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세계 1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했다. 삼성SDI는 내년 5세대 배터리 양산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기존 재판도 ‘기피신청’이 고비

걸림돌은 한꺼번에 들이닥칠지 모를 두 개의 재판이다. 이 부회장의 뇌물죄 파기환송심 재판은 2월 이후 멈춰 있다. 특검은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다가 4월 기각됐다. 기피 신청 재항고 사건은 대법원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이범종 기자]
 

특검의 재판장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후 재판에서 정 부장판사에 대한 신뢰성을 두고 법원 안팎에서 시비가 일 수 있다. 특검은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준법경영을 당부하고 삼성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양형 사유로 보려 한 점을 비판해왔다.

기피 신청이 인정돼 새 재판부가 사건을 맡게 되면 법원이 준법위 활동 내용을 양형 판단 근거로 삼을지 불투명해진다. 특검이 재판장 기피 신청을 한 이유가 준법위 활동을 살피겠다는 재판부 방침이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 없이 준법위 독립성을 보장한다고 밝혀왔지만, 변호인을 통해 준법위를 양형 판단 근거로 봐야 한다는 의견서를 낸 상태다.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하반기 미지수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높은 실적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전망이 불확실하다. 회사는 2분기 잠정실적이 연결기준 매출 52조원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당초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한 시장에선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내놨다. 반도체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기조 영향으로 서버 중심 수요가 높아 실적을 이끌었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코로나19 이후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돼 각국 정부가 관세율을 높일 수 있다. 일회성 소비 반등 효과 이후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15일 언론을 통해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 리서치 소장(사장)에 선임한 배경이 이 부회장의 시야와 인재 영입 능력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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