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잃어버린 10년]③코로나 탓하는 CJ CGV, 실체는 부채 역습

CJ CGV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공격적 확장을 해온 탓에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부채비율 등이 급등하면서 재무안정성에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부담을 낮추려하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지형 변화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20~21일 이틀간 기존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한다. 신주 모집가액은 1만5850원이며 1393만8687주(2209억원)를 발행한다. 조달된 자금은 대부분 차환에 쓰이며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투입된다.

CJ CGV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된 탓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종식이 간절할 따름이다.

그간 공격적으로 확장을 한 탓에 이번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온다. CJ CGV는 국내 극장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이 둔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터키법인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부채비율이 급등했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한 번의 큰 실수’라고 평가하기엔 충격이 상당하다. 지난 2010년 이후 작년까지 매년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투자를 지속한 결과다.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FCF)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초 체력을 갉아먹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CJ CGV 성장 전략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최근 CJ CGV 주가는 2만원 전후를 기록하고 있어 유증 발행가액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변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 회복과 재무부담 완화를 장담하기 어렵다.

몇 년 전부터 일부 영화들은 개봉과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이 극장에서만 먼저 누릴 수 있었던 특혜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대면 등 현 시대 트렌드에 역행할 수밖에 없는 영화관 사업 특성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CJ CGV는 매각설에 휩싸였다. CJ그룹 측은 부인하고 나섰지만 시장은 믿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018년 CJ헬로비전 매각도 소문이 아닌 현실이 됐다. 케이블산업은 이전부터 사양산업으로 꼽히면서 업계 구조조정론이 대세를 이뤘다.

극장산업은 사양산업은 아니다. 다만 극장 중심 시장 구조가 상영시장 경쟁 강도를 높이면서 대형 투자배급사 위주 스크린 독과점이 문제로 지목돼 왔다. 영화 기획과 개발부문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CJ ENM 입장에서 CJ CGV는 주요 고객이다. 과거 CJ ENM과 CJ헬로비전 관계와 유사하다. CJ CGV 매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군다나 그간 CJ그룹이 보여준 ‘공격투자→외형성장→재투자’라는 단순한 방식으로는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CJ CGV 유증 발행가액이 현 주가 대비 매력이 높은 것일뿐 미래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유증에 성공해도 과도한 부채비율을 낮추기에는 무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 방식과 뚜렷한 방향성, 수익구조를 제시해도 투자자를 납득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대적인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매각설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