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일가 장내 동시매매 체결률 97%…탈세 목적 지시는 없었다”

이범종 기자입력 2020-08-12 07:32:48
LG 양도세 탈루 항소심…전임 주식거래담당자 증언 "LG 측, 탈세 등 구체적 지시ㆍ질책 없어"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이범종 기자]

증권사 직원이 LG 총수 일가 주식 거래 방식에 의문을 품었지만 양도세 회피 관련 지시는 받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11일 LG그룹 대주주 지분을 관리하며 15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재무관리팀 임원 하모 LG 부사장과 김모 LG화학 전무이사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 총수 일가 14명의 재판은 향후 진행된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은 NH투자증권 직원 이모씨와 한국거래소 직원 심모씨를 증인석에 앉히고 LG 총수 일가 주식 거래 방식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첫 증언에 나선 이씨는 1999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해 지점을 옮기며 근무해왔다. 그는 2003년 중반부터 2013년까지 LG 총수 일가 주식 거래를 담당했다.

검찰은 그간 주장해온 ‘장내 상대매매’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검찰이 만든 용어인 장내 상대매매는 피고인끼리 특정 가격에 주식 몇 주를 사고 팔 지 정해 놓은 다음 장중에 주식을 매수·매입했다는 뜻이다. 형식은 불특정 다수간 장중 매매지만 실제로는 장외에서 했어야 할 특수관계인간 거래 효과를 의도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LG 총수일가 주식을 동시 매도·매수했던 이씨가 실제 피고인 간 주식 양도 효과를 인지했는지 캐물었다. 재판부도 “LG에서 ABC와 DEF를 사전에 세팅해서, ABC 주식을 DEF에게 장내 매각하라고 했고 그 타이밍은 내가 주문한 시점에 해 달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LG그룹 재무관리팀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는 따로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제3자에게 주식이 가지 않도록 하라거나 피고인간 주식이 완전히 거래되지 않았다고 질책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LG 측 압력은 없었지만 동시 매도·매수가 실패할 지 모른다는 부담감 때문에 2003~2009년 휴가를 못 썼다는 증언도 했다. 거래에 따른 손실이 아닌 고객이 요구한 방식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데 따른 손실의 경우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컴퓨터 두 대를 놓고 매수와 매도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했는데 적게는 100분의 1초에서 많게는 1~2초 차이로 성패가 갈린다고 했다.

이씨는 자신이 업무를 맡았을 때 동시 매도·매수 체결률이 97%였다고 진술했다. LG 같은 대형주는 호가가 비어있는 때가 없음에도 동시 매매 때 제3자에게 넘어간 물량 손실 비율이 3% 정도라는 의미다.

이씨는 “LG 측 실무자에게 장외 대량 매매가 아닌 장중 거래를 택한 이유를 묻자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자신이 다른 거래 방식을 제안할 위치가 아니었고 회사 차원에서도 LG가 대형 고객이니 갑을 관계였다는 진술도 나왔다.

LG 총수일가와 같은 방식의 거래를 찾기 힘들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씨는 재판부가 ‘매도와 매수를 쌍방 대리해 달라고 의뢰하는 사례가 또 있었느냐’고 묻자 “없었다”고 답했다.

반면 변호인은 동시 매매가 특정인간 거래가 아닌 위탁자가 원하는 거래 가격만 충족시킬 목적이었다는 취지로 반대신문을 이끌었다. 장내 경쟁 매매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매도·매수 가격과 시간에 따라 자동 거래되므로, 시세대로 거래된 주식의 양도가액을 부인하고 세법을 어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변호인이 “LG가 제3자를 배제하기 위해 NH에 특별히 구체적인 요청을 했느냐”고 묻자 “동시 매매 외에는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주식 시장에서 매도와 매수를 위탁한 사람이 상대방의 특정 주식을 가져갔는지 확인 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했다. 증인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증인 신문에서 한국거래소 직원 심씨는 장 내외 거래 여부에 따라 세금 규모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판부가 세금 절약을 위해 장내 거래를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장외 시장 주식 거래는 증권 거래세 0.5%가 붙는 반면 장내 시장은 0.25%라고 말했다. 세금 절약을 위한 주주간 장내 거래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9월 15일 구본능 회장과 구미정(고 구자경 LG 명예회장 차녀), 구은미(구자일 일양화학 회장 딸)씨 재판을 진행한다.

구 회장 등 범LG가 14명은 2007년부터 10년간 지주사 ㈜LG에 LG상사 지분을 팔아넘기면서 특수관계인간 주식거래가 아닌 것처럼 꾸며 15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현행법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주식은 주식가액 중 20%를 할증해야 하는데 이들은 장내거래 방식으로 이를 피하는 꼼수도 썼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특수관계인간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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