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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도전 롯데지주, ‘뿔난’ 투자자·IB 회유 관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8-24 05:15:00

그룹 계열사 수요예측 기피…시장 눈높이 맞추기 부담

‘짠물 수수료’ 유명…주관사 불만 잠재울지 여부 주목

[사진=롯데그룹 홈페이지]
 

롯데지주가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최근 그룹 계열사들이 수요예측을 피해 기업어음(CP) 조달에 나섰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을 향한 투자자 시선은 싸늘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짠물 수수료’로 유명한 롯데그룹이 롯데지주 자금조달 과정에서 당근책을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AA0, 안정적)는 최소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준비 중이다. 현재 증권신고서는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롯데지주는 올 상반기 사모채(500억원)와 공모채(2000억원) 발행을 병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자 지난달에는 CP(500억원)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달에도 사모채(300억원)를 추가로 발행하는 등 전방위 조달에 나섰다.

롯데지주가 다시 공 시장 문을 두드리자 금융투자업계 시선이 일제히 쏠리고 있다. 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수요예측을 피해 장기 CP 발행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우량, ‘부정적’ 등급 전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우량등급을 보유한 곳도 눈에 띄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 여부보다 롯데지주가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 더 꼼꼼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 전반 수요예측을 기피하는 기조가 만연해지면서 크레딧 시장에 반영되는 기업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장기 CP 발행이 나쁜 것도, 위법도 아니고 조건이 좋다면 기업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자금조달 수단”이라면서도 “국내 채권 시장은 사실상 대그룹 계열사 채권이 중심인데 롯데그룹 계열사처럼 수요예측을 기피하면 그만큼 크레딧 시장은 왜곡되기 마련”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시장금리 추이, 신용평가사 평가, 기업별 수요예측 결과 등도 참고하겠지만 비상장사 기업공개(IPO)와 지배구조 등도 포함해 자체적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분석을 좀 더 신중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수요예측을 기피하는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자금조달에서 제일 중요한 크레딧 라인이 무너진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CP와 회사채는 각각 신용등급이 존재하지만 CP발행이 전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2015년 그룹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단기 CP 조달에 주력했다. 1년 미만 CP 발행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탓이다. 증권신고서에는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을 명시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롯데그룹 입장이 간접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반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장기 CP는 규정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분쟁이 재차 불거지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그룹 2인자로 불렸던 황각규 전 롯데그룹 부회장이 전격 사임한 것을 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입지 구축 임무를 완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롯데그룹은 계열 전반 실적 개선과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자금조달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충분한 IR 등은 필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IB업계에서 롯데그룹은 ‘짠물 수수료’ 지급으로 유명하다. 채권 발행은 물론 IPO·유상증자 등 주식 발행까지 통털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특성상 IB들은 완벽한 ‘을’의 입장에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며 “IB간 경쟁도 주관업무 수수료를 낮추는 데 일조하고 있지만 유독 롯데그룹이 낮은 수수료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IB들이 투자자 풀(pool)을 마련하고 열심히 뛰어다닌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과거와 달리 총액인수 방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IB가 짊어지는 리스크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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