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한진그룹, ㈜한진 유증으로 3자연합 힘 약화 노린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8-24 14:04:10

유증에 기업가치 20% 하락…KCGI 등 한진 지분 매각 어려워져

한진칼 투입 자금 제한 효과...KCGI·조선내화·경방 커넥션 눈길

반도그룹 형제 기업 아이에스동서 우회지원 등 움직임 촉각

[사진=한진 제공]

㈜한진 유상증자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힘을 싣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금마련이 빠듯한 한진칼에 오히려 손을 벌린 이유라는 지적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10월 28~29일 이틀 동안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발행주식수는 297만2972주, 주당 3만5150원으로 총 1045억원을 조달한다. 발행가액은 주가 등락에 따라 변동되며 오는 10월 23일에 최종 결정된다.

조달된 자금은 택배사업 확대와 설비자동화 등에 쓰인다. 한진은 오는 2023년까지 총 33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세웠다. 자금부족분은 시설자금 대출(1500억원)과 부산 범일동 부지 매각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유증으로 향후 외형성장과 동시에 부채비율(상반기 말 기준 236.1%)도 낮아질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는 쓴 맛을 보기도 했다.

한진 지분 23.62%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입장에선 부담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증 참여를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0억원)를 발행했고 진에어 자본확충(구주주 유상증자 10월 26~27일)에도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위험이 낮은 한진이 굳이 유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일각에서는 한진 유증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지목한다. 그 배경에는 한진 주요주주인 KCGI(3.2%)와 경방(6.46%)이 있다.

이번 유증으로 한진 기업가치는 최소 20%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KCGI와 경방 등은 지분매각 가능성이 낮아진다. 행여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 규모에도 제한을 거는 격이다.

경방은 한진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임을 명시했다. 그러나 KCGI와 관계를 고려하면 간과할 수 없는 주체다. 경방은 지난 3월 말 KCGI가 보유하고 있던 한진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한 전후 시점에 등장했다.

이 사실만으로 경방이 KCGI 우호세력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전 한진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조선내화는 KCGI 주요 출자자이자 경방 지분 2.18%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세 주체간 한진그룹 경영권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보는 배경이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 과정을 보면 3자연합(KCGI,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조원태 회장 측 힘이 급격히 약해졌다. 특히 반도그룹이 물량 공세를 퍼부으면서 지분율(BW 포함)도 조원태 회장 측을 앞섰다.

최근에는 대한항공이 화물운송에 주력해 흑자전환하고 그룹 차원 유휴자원 매각도 원활히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특히 화물운송은 조원태 회장 작품이다. 그간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씻어내고 조기 경영 정상화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진이 유증을 통해 KCGI와 경방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약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목상 한진칼 단일 최대주주는 KCGI지만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을 확보한 반도그룹이 실질적으로 최대주주다. 자체 추가 자금 동원은 물론 형제 기업인 아이에스동서가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지원사격에 나설 시 뾰족한 대응방안이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는 단순 건설사를 넘어 인수합병(M&A)를 통해 주력 사업과 연관된 분야 진출 등 IB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며 “항공만 놓고 보면 건설사와 뚜렷한 시너지(호텔 건설 등)는 없지만 운송(항공·육상) 측면에서 보면 기대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에스동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고평가된 한진칼 지분 매입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고 반도그룹을 우회 지원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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