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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토커-롯데]​롯데ON 성공 여부에 그룹 신용도 달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9-08 13:24:00

롯데쇼핑·호텔, 그룹 신용도 핵심...‘부정적’ 등급전망 지속

코로나19 위기 극복, 정면 돌파는 이커머스가 유일한 대안

사내 사업부로 의사결정 효율성 제한적...‘정상 궤도’에 막대한 자금 필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을 유지하면서 그룹 전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곳은 ‘롯데온(ON)’이지만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롯데쇼핑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8조1226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 급감한 535억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1861억원→-2423억원)했다.

◆쇼핑·호텔 '부정적' 전망에 그룹 자금조달 불안

롯데쇼핑 신용등급은 지난해 AA+(부정적)에서 AA0(안정적)로 하향 조정된 이후 올해는 ‘부정적’ 등급전망까지 부여받았다.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었다. 근본적으로는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이 이동하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할인점과 슈퍼마켓 부진이 두드러진 결과다.

현재 롯데그룹 신용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곳은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등 3곳이다. 통상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유사시 재무적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계열 신용도를 1노치(notch) 상향 조정한다. 주력 계열사 실적 부진과 재무안정성 저하는 지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게 돼 역으로 그룹 전반 신용등급을 끌어내릴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영업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안정적’ 등급전망을 지속 유지해도 쇼핑과 호텔 부문 ‘부정적’ 전망은 그룹 자금조달 여건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 사태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호텔롯데는 뚜렷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 결국 위기 돌파와 신용등급 하락 방어를 위해서는 롯데쇼핑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호텔롯데 등을 제외하면 롯데그룹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비대면 산업이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이전부터 대외환경 문제와 시장변화에 느린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호텔부문은 현 사태 지속 시 대응방안이 제한적인 탓에 기대치는 낮은 반면 유통은 롯데온 성과에 따라 그룹 신용도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온, 기대 속 출범에도 실적 부진 

롯데그룹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포 구조조정과 동시에 올해 4월 첫 선을 보인 ‘롯데온’이 그 대표적인 행보다. 특히 롯데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야심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성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쇼핑은 롯데온 출범에도 롯데쇼핑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번 2분기 IR(investor relation)에서도 롯데온 관련 언급은 없었다. 출범한지 1분기만에 성과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지만 롯데온은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준비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도 다소 무리가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 확대중이다. 코로나19는 현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웃을 수만은 없다.

미국과 중국은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각각 50%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은 독보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주체가 없다. 진입장벽이 낮고 완전 경쟁 시장이라는 점도 향후 시장점유율 확보에 헤아릴 수 없는 자금 투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작용한다.

롯데온은 그룹 7개 유통계열사가 모여 만든 통합 어플리케이션이다. 오프라인 고객들을 전부 온라인으로 끌어온다는 보장도 없다. 계열사별로 보면 백화점과 하이마트를 제외하고 손실이 지속돼 온 탓에 ‘온라인’에 힘을 실을 여력도 제한적이다.

◆롯데쇼핑 내 사업부 롯데온, 투자유치 통한 성장 한계

롯데쇼핑의 ‘뒤늦은 온라인 대응’에 대한 지적은 현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주요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사모펀드 등 외부투자자와 합작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그 목적은 투자 위험을 줄이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경쟁사 동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

롯데온은 신세계그룹 ‘쓱닷컴’과 같은 별도법인 형태가 아니다. 롯데쇼핑 내 사업부로 존재하다보니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당장 외부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선뜻 이커머스 업체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현재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커머스 자체가 종합 쇼핑에 이어 세분화되는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선택과 집중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업계에서도 ‘우선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어 롯데쇼핑 입장에선 고민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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