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회적 대타협보다 규제개혁에 집중하라"…시민단체 ‘당당하게’ 출범

"정부, 사회적 대타협보다 규제개혁에 집중하라"…시민단체 ‘당당하게’ 출범

이범종 기자입력 2020-09-09 14:42:52
샌드박스 초심 유지 돕는 역할 자처…"낡은 규제체계 혁파" “산업 변화는 필연…투자개념으로 규제개혁 접근해야”

시민단체 '규제개혁 당당하게'가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표활동가 구태언 한국공유경제협회 규제혁신위원장(테크앤로 변호사),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랫폼연구소장,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사진=규제개혁 당당하게 출범 기자회견 화면 갈무리]


변호사와 의사, 기업인이 시민단체를 세우고 정부에 ‘사회적 대타협’ 대신 ‘규제개혁 연구’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규제개혁 당당하게’(이하 당당하게)는 9일 온라인으로 창립 기자간담회를 열고 규제개혁 단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 세계적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인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바꾸는 상황에서 단기처방식 정책과 낡은 규제 체계를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표 활동가 구태언 변호사는 “정부의 대척점에 서서 배격하는 입장이 아닌,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의 순기능을 돕고자 한다”며 “정부도 규제개혁이 공식 입장이다. 초심을 잃고 현안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갈 때 조언하려고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타다’처럼 스타트업 시장 진입 좌절이 ‘시민 간 갈등’으로 치부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스타트업의 일방적 양보로 끝나는 ‘사회적 대타협’은 산업구조 변화 대응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구태언 변호사는 “택시 산업이 결국 자율주행차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의료 현장도 10년 뒤 달라질 것이 분명하지만 막연한 예측만으로 청사진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당하게 측은 규제개혁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신사업의 시장 진입과 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 예산의 1%를 규제개혁 예산으로 삼아, 산업 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기술개발 예산은 약 20조원이다. 여기서 1%만 규제개혁 예산으로 확보해도 2000억원에 달한다. 각 분야 규제 전문가들을 충분히 활용해 관련 연구를 수행해야 과잉규제와 산업 구조 변화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사진=규제개혁 당당하게]

구 변호사는 “미래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시장주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한 연구 없이 막연히 사회적 대타협을 하라고 한다”며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1경원에 육박하는데 시장 점유율을 비롯해 이렇게 속도 차이가 나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간 갈등을 시민이 해결할 수 있지만 정부의 충실한 연구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작은 혁신 실험을 통해 10년, 20년을 주도하는 공급자 역할을 우리나라 기업이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당하게는 4차산업에 익숙하지 않은 제도적 저항과 문화적 공감대 부재, 사회적 합의 문제 해결에도 힘 쓴다는 계획이다. 대표 사례가 최근 네이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와 계약하면서 자신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3자에게 주지 못하게 한 행위를 문제았다. 공정위는 시정 명령과 함께 네이버에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했다. 네이버가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당당하게 측은 부동산 데이터를 가공한 네이버에게 지적재산권이 있다고 본다. 네이버는 ‘네이버 부동산’ 정보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비용을 대면서 확인된 매물을 ‘확인매물정보’에 분류해 검증된 매물정보만 ‘네이버 부동산’에 올렸다. 따라서 제3자 공급을 막은 행위가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권리행사라는 판단이다.

대표활동가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은 “데이터 강국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이런 점이 걸림돌이 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저항과 사회적 합의 문제에 있어 우리 단체가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문화운동을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열린 규제 체계를 위한 연구와 감시, 분석과 통계 제공, 규제 개혁 공익 소송과 세계 NGO 연대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헌법소원과 위헌법률심판 등 행정소송은 물론 정보공개청구 소송, 국가배상청구 등 민사소송과 형사소송 피고인 지원도 한다. 정부 예산 지원 없이 시민 후원금만으로 활동할 방침이다.

한편 당당하게 발기인은 산업 각계 전문가와 법조인, 교수, 예술가와 일반 회사원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대표활동가는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랫폼연구소장과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구태언 한국공유경제협회 규제혁신위원장(테크앤로 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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