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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치킨게임’ 약화...슈퍼사이클 호황 기대 [사진=삼성전자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덮친 2020년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운 동시에 산업 재편을 촉구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산업은 더욱 도태된 반면 오히려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산업도 존재했다. 끊임없는 혁신과 그에 따른 결과는 각각 대가를 치른 셈이다. 2021년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국내 산업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점검해본다 <편집자> ‘치킨게임’ 대명사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은 이전 대비 그 경쟁강도는 약화된 모습이다. 국내 대표 산업이라는 점에서 내년에도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화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치열한 수(數) 싸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올 초만 해도 암울했던 반도체 산업 전망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인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벨류 체인 붕괴를 우려한 수요자들이 주문량을 늘린 것인다. 2019년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확인, 화웨이 제재(2020년 8월 17일) 이후 중국 경쟁사(샤오미, 오포, 비포 등)의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주문 확대 전망이 반도체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메모리반도체 부문 중에서도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공고한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간 지속된 ‘치킨게임’의 결과물이다. 반면 낸드플래시 부문은 6개사가 경쟁하고 있어 가격 측면 D램 대비 비우호적 사업 환경이 예상된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낸드 설비투자 확대를 2022년까지 공격적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D램과 낸드의 다소 상반된 행보에 2021년 메모리반도체 전반 수익성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D램 중심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전이 예상된다. 특히 D램 부문은 공급 우위 사이클이 일단락된데 이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속속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어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2021년 반도체 기업의 낸드부문 투자가 집중돼 있어 수익성은 2022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는 투자 규모가 크고 연구개발비용도 높아 현 상황에서 가격 경쟁은 출혈이 불가피하다. 다만 업계 전반 통합 등 재편이 이뤄지고 있어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낸드 시장은 규모 확대 여력이 D램 대비 충분하다”며 “산업 통합이 필요한 성장 사이클 국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 전망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 충분한 수익성 확보가 예상된다. 낸드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수급상 D램 가격이 2018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는 수요 대비 공급이 지극히 낮은 수준에 있었던 탓이다. 고부가가치 무게추가 낸드에 이어 비메모리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 전반 ‘공격’과 ‘방어’ 모든 측면에서 피곤해질 수 있다. 국내 신평사들이 내년 반도체 산업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크레딧 전망에 별다른 조정을 하지 않는 이유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부문 치킨게임은 과거 대비 완화됐지만 이러한 상황이 단가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다”며 “업계 전반 슈퍼사이클에 진입해도 시장점유율 고수 등을 위한 설비투자 등이 지속되는 탓에 자금유출에 따른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금 통제, 활용 등 그 효율성을 얼마나 높게 유지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시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한국신용평가]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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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FI 활용한 M&A전략, 하이닉스에 반영 안된 이유는 [사진=아주경제DB] SK그룹은 기업 인수합병(M&A) 등 각종 굵직한 거래에 전략적·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시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높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10조원을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성장과 위험관리 중 한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부인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29일 물적분할을 통해 SK텔레콤 자회사가 된다. 미국 우버테크놀로지는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57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합자회사를 만들어 1억달러(1150억원) 투입해 택시호출 사업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추가 투자유치에도 공을 들이며 성장을 위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SK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 혹은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여 M&A을 추진하거나 사세를 확장하는 것은 최근 몇 년 간 두드러졌다. 지난 2018년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투자플랫폼인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 베트남 빈그룹 지주사 지분 6.1%(1조1800억원)를 매입했다. 베트남에서 신규사업 확대와 전략적 M&A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SK그룹은 IMM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았다. 최근 SK인포섹과 합병을 발표한 ADT캡스는 2018년 SK텔레콤 손자자회사로 편입됐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LSH 지분 55%를 확보하고 나머지 45%는 맥쿼리 등 사모펀드(PEF) 등이 가져갔다. 같은 해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인적분할)한 11번가는 당시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최근에는 아마존도 3000억원 투자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새마을금고(50%+1주)와 함께 자금을 투입했다. SK그룹이 굵직한 거래에서 FI를 끌어들이는 이유로는 위험관리가 꼽힌다. 성장을 위한 선택이지만 사업 불확실성을 간과할 수 없는 탓이다. 다수의 딜(deal)을 진행하는 만큼 많은 자금도 필요로 한다. 국내 여타 그룹도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M&A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SK그룹은 그 중에서도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는 표면적으로 공표된 것일 뿐”이라며 “이전부터 금융시장 생리를 잘 알고 있어 FI를 끌어들이는데 탁월한 면모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M&A는 이해관계자 간 성장과 위험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과정에서 성사되는 데 SK그룹은 그 접점을 정확히 공략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잘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SK텔레콤 자회사들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당 자회사들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충분한 이익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SK텔레콤이 추가 자금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 설득을 위한 능력과 자신감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SK그룹 행보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단독 인수는 이례적이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하면 감내하기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 유출은 부담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로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 편입 시 100%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던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인수에 나선 것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혹시 모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변경된다. 이후 SK텔레콤 투자회사가 그룹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면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가 된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게 되면 오히려 공정거래법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그룹이 지향하는 종합 ICT기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어 단독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점도 있다”며 “SK그룹은 성장과 위험관리라는 중 후자에 더욱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룹 계열사 별 자금 유출입 동향을 통해 SK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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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끌고 스톡옵션 대박도 기대 [사진=SK텔레콤 제공] SK그룹에서 다수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두 기업에 정통한 인물이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SK그룹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SK텔레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내년부터 전량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룹 체질 개선을 주도하는 동시에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은 지난 3일 그룹 인사를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 기업을 한 인물이 수장을 맡아 이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 추진에도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사장이라는 타이틀에 앞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린 이유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박 부회장 취임 후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SKT 중간지주 설립 탄력받을 듯 박 부회장은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중간지주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월 CES에서 “(중잔지주사 설립을) 올해 안에 꼭 하려고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3월 "올해 안에 100%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SK와 SK텔레콤 합병을 두고 박 부회장이 양측 주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SK텔레콤은 통신업 특성상 기업가치 상승이 쉽지 않다. 성장성보다는 안정성 이미지가 강하고 막대한 설비투자와 배당 등으로 자금유출 규모가 큰 탓이다. 신성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 가치가 좀처럼 부각되기 어려운 구조다. SK텔레콤이 사명 변경을 고려한 이유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SK텔레콤 자회사 중 하나다. SK텔레콤에 가치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으면서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SK㈜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이번 인사에서 박 부회장이 SK하이닉스까지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것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설립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최종 단계는 SK와 SK텔레콤 투자회사(중간지주) 합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배구조가 완성되면 SK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신사업들을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바뀐다. 통신, 정유, 화학 등 전통산업 이미지가 강한 SK그룹 체질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자료=전자공시, 기업지배구조연구원] ◆6만6504주 스톡옵션 보유···행사 시점 주목 박 부회장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가능성도 주목된다. 지난 2017년 3월 SK텔레콤은 박 부회장에게 총 6만6504주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기간은 ‘2019년 3월 25일~2022년 3월 24일’(기간1), ‘2020년 3월 25일~2023년 3월 24일’(기간2), ‘2021년 3월 25일~2024년 3월 24일’(기간3)이며 각각 2만2168주 행사가 가능하다. 행사가격은 ‘기간1’에 기준 행사가격, ‘기간2’는 기준 행사가격의 8% 할증, ‘기간3’은 ‘기간2’에 적용된 행사가격에 8%가 할증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박 부회장이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수익도 높아지게 되는 구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박 부회장은 보유한 스톡옵션 전량을 내년부터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인사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에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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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인사 다음 단계는 '글로벌 전략회의'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유대길 기자] 삼성전자가 정기 임원인사를 마치고 내년도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기화 국면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핵심 사업의 '초격차'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이번 주 초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를 종료하는대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사업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만큼 온라인 화상 회의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 일정은 관례로 볼 때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회의에는 유임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부문장 겸 대표이사를 포함 승진했거나 보직 이동한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간 대표이사 중심의 부문별 회의의 점을 고려해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고, 올해 역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세트 부문, 반도체 등 부품 사업부인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으로 나눠 신제품 출시 계획과 시장 점유율 강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머리를 맞댄다. 특히 주력 시장인 미국의 대선 이후 미중 통상전쟁을 포함한 정책 변화 전망과 대응 방안, 최근 불안해진 환율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인 'CES 2021' 참가 진행 상황도 점검 대상이다. 모바일 부문은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주목하는가 하면, 갤럭시 시리즈와 폴더블·플립폰 출시 계획 및 시장 상황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내년에 LG전자가 포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는 롤러블폰 시장에 삼성전자가 뛰어들지 여부도 주목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내년부터 D램의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 기대되는 가운데 D램 생산·공급 등 수급전략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변화가 예상되는 낸드플래시 시장 대응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하반기부터 선보일 차세대 D램 'DDR5'와 처음으로 '더블스택' 기술이 적용될 차세대 V낸드 생산 및 출시 전략 등도 나올 전망이다. 2030년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도 수립될 지 관심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대한 투자와 신규 고객 확보 방안도 눈여겨 봐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라는 상징성도 이목이 쏠리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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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수익성에 대한 엇갈린 의견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블로그]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에 나선 가운데 국내외 신용평가사가 수익성에 대한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일 SK하이닉스(AA0)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로 자금조달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해외생산법인 투자자금 조달 등으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도 낮아지면서 이미 국내 3대 신평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한 상황이다. 나신평은 SK하이닉스가 D램 부문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재무부담 완화를 예상했으나 이번 인수 결정으로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판단했다. 당장 키옥시아 지분매각을 통한 재원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등급 전망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부문에서는 낸드플래시 시장 내 여전히 치열한 증설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과점화에 따른 경쟁 감소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합병(M&A) 이후 구조조정 등을 통한 과점화가 진전되기 전까지 공급우위 구조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글로벌신용평가사 스탠다드&푸어스(S&P)는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을 내놨다. 이번 거래로 SK하이닉스가 향후 낸드 시장에서 시장 지위가 강화된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국내외 신평사가 SK하이닉스에 부여하는 신용등급과 등급 트리거 기준이 다른 만큼 신용도 방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발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과점 효과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역시 차입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구체적 자금조달 방안이 나오지 않아 해당 계획 발표 시 이를 점검하고 등급 전망 등을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신평과 한기평 모두 수익성 측면에서는 나신평과 유사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자체 조달’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자금조달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이어 등급 강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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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투자’ SK하이닉스, ABS 발행 카드 만지작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에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SK하이닉스의 향후 자금조달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자체조달을 강조한 만큼 차입과 동시에 자산유동화 방안 중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ABS 발행은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등급 하락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합병(M&A)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텔은 데이터센터 eSSD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모바일 중심인 SK하이닉스와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낸드 부문에서 적자(영업이익률 –15%, 인텔은 20%)를 보고 있는 만큼 이번 거래로 향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낸드 부문에서 모바일 단품 위주인 반면 인텔은 SSD 위주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 양사의 수익성 격차는 큰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1년 말까지 70억달러를 지급하고 2025년 잔금(20억달러)을 치를 계획이다. 다만 10조원(90억달러)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비용발생에 따른 재무부담이 예상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5조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1266억원이며 올해는 전년 대비 업황이 소폭 개선되면서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소요되는 운전·투자자금 등을 감안(약 10조원)하면 현금성자산 활용 비중은 최대 50%를 넘어서기 어렵다. 결국 원활한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은 ‘AA0, 안정적’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제시한 하향검토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어 자금조달 과정에서 차입 비중이 높아지면 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 혹은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석희 대표는 “인수 자금 절반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할 현금흐름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차입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며 “필요시 자산유동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옥시아 투자금 회수는 검토할 수 있으나 가능성이 적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몇 년간 설비투자 감소와 배당 축소 등을 통해 재무악화를 최소화했다. 올해 역시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M&A에 가용할 수 있는 재원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이 자산유동화를 언급한 만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접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매출채권이나 유형자산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매출채권은 5조6000억원, 유형자산은 4조500억원이다. 자산유동화는 기업 상환력보다는 유동화 대상 자산 현금흐름에 의존한다. 만기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 기업 상황에 맞게 자금 상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기업 신용도와 절연이다. 통상 유동화증권 신용등급이 기업 신용등급 대비 높아 조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즉, ABS 발행으로 기업 신용등급 하락 영향을 제한할 수 있으면서도 자금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자산유동화 시 무조건 기업신용등급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유동화 대상 규모가 기업 총자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핵심 사업 여부가 중요하다. 특히 후자의 경우 비핵심사업을 적정가치 이상으로 유동화하면 오히려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조달 방안을 내놓는 시기에 맞춰 신용등급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지만 단순 차입 비중이 높다면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유동화를 통해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면서도 비핵심사업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등급 트리거 발생에 따른 ABS 조기상환 위험도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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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인텔 인수자금 보유 현금+자산유동화로 마련”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가 인텔 낸드 사업 인수에 따른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4일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인수로 3년 내 낸드 자생력을 확보하고, 5년 내 매출을 3배 이상 키울 것”이라며 “디램과 낸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로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해 메모리를 넘어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인수합병(M&A)인 만큼 자금 조달 우려가 크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 대금은 10조3104억원에 달한다. 1차 거래 종료시점(클로징)인 2021년 말에 8조원을 내고 중국 다롄 공장과 SSD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 낸드 IP(지적재산권)와 연구개발(R&D) 인력 등은 2025년에 흡수한다. 이 때문에 인수 발표 당시 SK하이닉스가 자금 마련을 위해 키옥시아 주식을 활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2위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4조원 가까이 투자해왔다. 자금 마련을 위해 디램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인수 자금 절반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할 현금 흐름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차입을 중심으로 필요시 자산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키옥시아 투자금 조기 회수는 검토할 수는 있으나 가능성은 적다”고 단언했다. 이어 “디램은 아시다시피 꾸준히 높은 캐시 창출력 보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대응하면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액이 급격히 줄지 않을 것이고, 기존과 같이 보수적인 운용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 앞서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 의의와 향후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2030년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은 현재의 5.7배인 51억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그에 따라 속도와 전력 효율이 높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비중이 40% 중반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번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성장 핵심 동력이 될 SSD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보하고, 단기간 개선이 힘들었던 규모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8조1288억원에 영업이익 1조2997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6%, 33% 줄어든 수치다. 회사는 3분기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데이터센터향 서버 디램과 SSD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시장의 가격 흐름이 하락 추세로 전환된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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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하락 SK하이닉스, 디램-낸드 균형으로 만회 목표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 이천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디램과 낸드 사업 균형으로 줄어든 실적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8조1288억원에 영업이익 1조2997억원(영업이익률 16%), 순이익 1조779억원(순이익률 13%)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3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데이터센터용 서버 디램과 SSD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모리 시장 가격 흐름이 하락 추세로 전환돼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각각 6%, 33%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디램은 서버 고객 수요 부진에도 모바일과 그래픽 신규 수요, 일부 컨슈머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했다. 그 결과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4% 늘었지만 서버디램 등 가격 약세 흐름으로 평균판매가격은 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제품과 신규 게임콘솔 SSD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9% 증가했다. 그러나 서버향 제품 가격 약세로 평균 판매가격은 10%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PC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디램은 10나노급 2세대(1Y) LPDDR5 판매를 늘리면서 모바일 수요 대응에 집중한다.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HBM 제품 판매도 극대화하는 등 품질 경쟁력 기반으로 서버 디램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방침이다. 낸드플래시도 안정적인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그와 동시에 3분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28단 기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날 실적 발표에선 이석희 CEO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와 ESG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계획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석희 CEO는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 디램과 낸드플래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출 계획”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가 고객과 협력사를 포함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뿐 아니라 주주, 지역사회, 구성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기후변화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최근 RE100에 가입, 2050년까지 소비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DD 대비 일반 SSD는 50%, 저전력 SSD는 94% 가량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에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HDD 스토리지가 모두 저전력 SSD로대체되면 41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절감돼 약 4조2000억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된다”며 “향후 SSD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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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얽히고설킨 영욕의 산업, 반도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사진=삼성 제공] 대한민국의 대표 상품이 반도체를 세계 1위 위상에 올려놓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영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상을 치른 다음날 바로 출근했다.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이전보다 흐릿할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이 늘면서 위기 아닌 날이 더는 없을 것이다. 특히 할아버지가 결단하고 아버지가 성장시킨 반도체를 키워나가야 할 짐은 막중하기만 하다. 하지만 한국의 자랑이자 숙제인 반도체 산업도 한치 앞을 장담 못할 난관 속에 시작됐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해 초격차 일군 삼성전자 1983년 2월 7일 동경.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창문 너머 흩날리는 진눈깨비를 보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매년 일본에서 새해를 맞던 그가 끼니도 거른 채 잠들지 못한 이유는 삼성그룹의 미래를 건 도박 때문이었다. 날이 밝자 그는 수화기를 들고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에게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반도체, 해야겠습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 사실을 공포해주세요.” 훗날 ‘2·8 동경 구상’으로 불린 순간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사진=삼성전자 제공] 한달 뒤 삼성그룹이 ‘우리는 왜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선언문을 내고 64K 디램 기술 개발 착수도 발표했다. 돌아온 건 냉소와 우려였다. 반도체 사업 조건은 인구 1억명, 국민총생산(GNP) 1만달러, 국내 소비 50% 이상이어야 가능하다는 상식 때문이었다. 당시 한국은 이 조건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했다. 앞서 이건희 당시 동양방송 이사가 1974년 12월 파산 직전인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지만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었다. 기술 부족과 자체 설계 부재, 일본의 견제와 자본잠식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미운 오리 새끼였다. 이에 일본 최고 기업도 힘들어하는 반도체를 어떻게 따라잡느냐는 의문과 3년 안에 망할 것이라는 냉소가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이건희 당시 부회장과 1년 전 미국 IBM과 GE, HP 등을 둘러보며 “늦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던 이병철 회장의 결심은 확고했다. “반도체 사업은 나의 마지막 사업이자 삼성의 대들보가 될 사업입니다.” 삼성전자 2020년 3분기 실적. 반도체가 전분기에 이어 18조원대 매출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자료=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선언 반 년 뒤 세계는 경악했다. 삼성전자가 그해 11월 64K 디램 자체 개발에 성공해서다. 같은 기술 개발에 일본은 꼬박 6년이 걸렸다. 이후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는 디램 세계 1위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선대 회장 타계로 자리를 이어받은 지 5년만이었다. 이듬해 삼성은 메모리 전체 1위에 올랐고, 1994년에는 세계 최초 256메가 디램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은 그해 9월 일간지에 구한말 태극기를 걸고 “한민족 세계 재패, 월드 베스트 정신으로 해냈습니다”를 선언했다. 디램 기술에서 한일 관계가 구한말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암시였다. 이후 삼성은 1995년 S램, 2000년대 플래시 메모리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기 시작했다. 삼성을 반도체 강자로 만든 건 이 회장의 직감과 추진력이었다. 그는 한국반도체 인수 당시 “1973년 오일 쇼크에 충격을 받은 후, 한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하이테크산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한국반도체 파산 위기를 알았을 때는 “무엇보다 ‘반도체’라는 이름에 끌렸다”고 했다. 오감으로 유망 사업을 간파했다는 뜻이다. 젓가락질처럼 미세하고 신발 벗고 들어서는 청결함이 한국인과 반도체산업을 어울리게 한다는 이론도 덧붙였다. 이병철 회장이 낳고 이건희 회장이 기른 미운 오리는 어느새 백조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세계 디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8%에 달한다. 또 다른 조사기관 옴디아는 삼성전자가 2분기 기업형SSD(eSSD) 점유율 34%로 2위 인텔(30%)를 한참 앞지른 것으로 집계했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 이천 공장. [사진=SK하이닉스] ◆LG가 낳고 SK가 키운 하이닉스 최근 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주목받은 SK하이닉스 전신은 LG반도체다. 한국 전자산업의 효시로 불리는 LG는 1999년 정부 주도 대기업 사업조정(빅딜)의 희생양이었다. 앞서 LG는 1979년 대한반도체를 인수하고 이듬해 미국 AT&T 합작으로 금성반도체를 설립하며 ‘미래 산업의 쌀’ 농사에 돌입했다. 비메모리 분야에 강했지만 메모리 비중도 늘렸다. 1994년 생산 품목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LG가 90%, 삼성이 87%였다. 다만 삼성이 선택한 DDR램이 LG전자의 램버스 디램을 제치고 업계 표준 자리를 꿰찼다. 따라서 정부의 빅딜이 없었도 LG가 사업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반대로 비메모리 기술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빅딜 당시의 아쉬움은 구본무 당시 회장의 행보로 엿볼 수 있다. 그는 1999년 4월 LG반도체 지분 전부를 현대전자에 넘긴 뒤 14년간 전국경제인연합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전경련은 LG반도체 빅딜 실무를 주관하고 평가기관 선정도 주도했다. 본사가 있는 여의도 LG트윈타워와 전경련은 걸어서 20분 거리다. 1999년 김대중 정부에 의해 현대로 넘어간 LG반도체는 2011년 하이닉스가 돼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LG에겐 여력이 없었다. 2010년 스마트폰 쇼크 때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한 상황이었다.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투자와 심한 메모리 가격 변동도 걸림돌이었다. 주력으로 자리잡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가 함께 하락세를 타면 그룹 전체에 미칠 영향이 컸다. [자료=삼성증권] 오갈 곳 없던 하이닉스를 품에 안은 사람은 ‘행복 경영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그는 2012년 2월 하이닉스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 나타나 “하이닉스가 행복할 때까지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와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이후 세 번째 SK그룹 도약의 발판으로 거듭났다. 반면 LG는 반도체로 한 해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당분간 이어가게 됐다. 그 몫은 SK가 가져갔고, 낸드 시장 2위에 오르게 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33.8%), 2위 키옥시아(17.6%), 3위 웨스턴디지털(13.9%)이다. 그 밑으로 SK하이닉스(12.2%)와 마이크론(11.2%), 인텔(10.6%)이 시장을 나누고 있다. 두 회사 낸드 점유율을 합치면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가 된다. 얽히고설킨 영욕의 반도체 산업은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게 됐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산업의 가치를 명확히 정리한 어느 경영인의 말이 아쉬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앞으로 전자제품은 반도체 덩어리가 될 테지만 위험부담이나 투자 규모, 기술 장벽 때문에 세계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는 몇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를 파는 기업은 돈을 벌 수 있고,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TV나 VCR 등 최종 제품만 만들어 파는 기업은 돈을 벌 수 없습니다.” 1992년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저서 ‘오직 이 길밖에 없다’에 남긴 말이다. 20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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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Q 매출 66조 신기록…반도체ㆍ휴대폰 "쌍끌이" 갤럭시S20 FE. [사진=삼성전자 제공] 성전자가 3분기 67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66조9600억원, 영업이익 12조35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26.4%, 전년 동기보다 8%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조2000억원 늘었다. 3분기 세트 제품(완제품) 수요 증가에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로 적기 대응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부품 사업 수요도모바일 중심으로 회복됐다. IT·모바일(IM) 부문 실적은 그간 움츠러들던 스마트폰이 이끌었다. 갤럭시 노트20과 Z폴드2 등 고급형 모델 출시로 전분기보다 판매량이 약 50% 뛰었다. 태블릿과 웨어러블 기기 판매도 늘었다. 3분기 IM부문 매출은 전분기보다 47% 오른 30조49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조45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네트워크 사업에서 미국 버라이즌과 대규모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5G 사업 성장 기반도 강화했다. 국내 5G 장비 공급은 물론 북미, 일본, 유럽 등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이어갈 방침이다. 반도체는 매출 18조8000억원에 영업이익 5조54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소폭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는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과 PC 등 수요 덕에 출하량이 늘고 원가 개선도 맞물렸다. 출시를 앞둔 신형 콘솔용 SSD 판매도 확대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시스템LSI 주요 모바일 부품 수요가 회복되고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에 대한 고성능 컴퓨팅(HPC)용 칩 등 수주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4분기 디램은 서버 수요가 줄지만 모바일 수요 대응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낸드는 모바일과 노트북 중심으로 판매를 늘린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시장 회복과 5G 단일칩(SoC), 고화소 센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린다. 가전(CE) 부문은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글로벌 SCM을 활용한 적기 대응으로 프리미엄 TV와 가전제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모두 개선됐다. 매출 14조900억원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39%와 0.83%씩 올랐다. 각국의 경기 부양과 보복소비(펜트업) 효과 덕을 봤다. 특히 비스포크 냉장고와 그랑데AI 등 프리미엄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다만 4분기에도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경쟁 역시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QLED와 가정용 마이크로 LED 같은 초고화질·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패널(DP)은 매출 7조3200억원에 영업이익 47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9%, 0.17% 올랐다. 하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21%, 0.7%씩 떨어졌다. 스마트폰과 TV, 모니터용 패널 판매가 늘었지만 중소형 패널 주요 고객 신제품 출시 일정이 지연됐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 4분기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내년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5G 스마트폰 등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 대형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프리미엄 TV 제품군 내 사업 기반을 세운다.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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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SK하이닉스, 속도 부추기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블로그]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몸집이 커질수록 SK텔레콤이 추가 지분 인수를 위한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함과 동시에 인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 전환도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한 ‘2020 CEO’에서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매년 가을에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시대 변화에 따른 경영 화두를 던지며 그룹 발전을 위한 주문을 해왔다. 이번 발언은 그간 사회적 기업을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내막을 보면 기업가치 제고 연장선에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결정한 직후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10조원을 투입한다. 해당 자산은 2021년과 2025년에 두 차례에 걸쳐 마무리 된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단기 재무부담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성장성과 사업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반도체다. 과거에는 D램과 같은 단품 형태로 팔렸지만 대용량 저장장치 확대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SSD는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비메모리반도체), 펌웨어 등이 합쳐진 형태다. 즉 낸드플래시는 컨트롤러와 함께 복합 형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SK하이닉스가 메모리와 비메모리반도체 전반 기술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사업이다. SK하이닉스 성장은 그룹 경쟁력에도 일조한다. 그러나 현재 SK그룹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사세 확장이 쉽지 않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탓에 인수합병(M&A) 시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는 탓이다. [자료=공정정래위원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그룹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이어져왔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SK텔레콤을 인적분할 해 투자부문을 중간지주사로 두는 것이다. 현재는 그룹 지주사인 SK㈜가 SK텔레콤을 지배하고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산하에 두고 있다. 개편안이 추진되면 ‘SK㈜-SK텔레콤 지주회사-SK하이닉스’ 형태로 바뀌게 된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M&A 추진 시 지분투자 등도 시도할 수 있어 자금부담을 덜게 된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SK하이닉스 활용 폭도 넓어지는 셈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은 20%다. 추가로 10%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6조원(최근 시가총액 기준) 자금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텔레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지분 매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통신업을 기반으로 매년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또 원스토어를 선두로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웨이브 등 핵심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큰 걸림돌은 아니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확장하면서 기업가치가 빠른 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자회사 IPO만으로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10% 확보를 위한 자금이 6조원에서 더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사세 확장을 결정한 이상 SK텔레콤도 빠르게 움직여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올해 초 SK하이닉스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SK텔레콤이 지분 인수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줄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기존 SK텔레콤이 보유한 자사주는 761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9.42%다. 추가로 2.5%를 사들여 총 12%로 늘어나게 된다. SK텔레콤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소각 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에 우려를 표명했다. 자사주 매입 신탁 계약은 2021년 8월 27일까지로 여유가 있지만 실제 체결은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 인적분할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두는 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최종적으로는 SK㈜와 SK텔레콤 지주사를 합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 자사주는 SK가 SK텔레콤 지주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일명 ‘자사주 마법’이다. 실제로 과거 SK C&C와 SK 합병 전에도 SK는 자사주를 사들였고 합병 후 소각을 통해 최 회장 지분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커지고 그만큼 기업가치 제고도 어려워진다”며 “실탄이 필요한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SK하이닉스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가 시작되는 내년 말 전에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핸 대부분의 작업을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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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키옥시아 활용 방안 촉각 [키옥시아 홈페이지 캡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자 업계 2위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반도체)에 이목이 쏠린다. 키옥시아는 과거 SK하이닉스가 인수를 시도했지만 좌절되면서 지분투자를 통한 ‘동맹’ 관계에 머물러 있다. 두 기업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전체를 10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까지 중국 대련 생산시설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사업부문을, 2025년 3월 15일까지 낸드 IP,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운영인력 등을 양수한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로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과 함께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낸드플래시 부문은 10%대에 불과하다. 이번 인수로 시장점유율을 20%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열위한 시장 지위가 개선될 전망이다. 수익성으로 보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만큼 수익 변동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결국 SK하이닉스가 우선적으로 노릴 수 있는 부분은 시장 지위 상승에 따른 협상력 제고 등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시장 지위 개선에 따른 수익력 확보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반면 막대한 투자로 인한 차입 확대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후 연구개발(R&D)과 자본적지출(CAPEX) 등으로 인한 추가 자금 유출도 불가피하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키옥시아에 투자한 자금(4조원)을 회수하는 방안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키옥시아 상장이 연기됨에 따라 해당 자금이 즉각 활용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투자가 수익보다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조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번 거래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시장을 지배하기 어려운 탓이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은 기업용 SSD에 특화돼 있다. 서버용 CPU 부문에서 강력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는 인텔에는 사업구조상 유리할 수 있지만 모바일 낸드플래시에 강점을 갖고 있는 SK하이닉스는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기준 단순 시장점유율이 SK하이닉스에 고스란히 옮겨올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인수를 결단한 배경에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과거 키옥시아 인수를 검토한 이유는 컨트롤러 기술력 확보다.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펌웨어와 함께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SK하이닉스는 지분투자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번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목적 핵심도 컨트롤러 기술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후 기술 역량을 확보하면 가장 위협을 받는 존재는 키옥시아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지분가치가 하락할 우려도 있지만 역으로는 키옥시아를 SK그룹 산하에 두는 비용이 적어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D램 시장처럼 향후 낸드플래시 시장 또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과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이번 거래는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한 그림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차입부담과 수익성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선 경쟁사 대비 뒤쳐진 기술력과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키옥시아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려는 계획이 사실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거래로 낸드플래시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키옥시아와 협업 또는 경쟁 심화 등 모호한 관계도 차츰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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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강조한 재계 큰 별 이건희, 글로벌 1등 삼성 일궜다 [삼성 제공] 평생 쇄신과 혁신을 강조하며 한국 경제와 재계에 큰 획을 그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지난 2014년 5월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지 6년 5개월 만이다. 고인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경남 의령 친가에서 자라다 1947년 서울로 올라왔고, 1953년 고 이병철 회장의 명으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자퇴하고 부친의 모교인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에 재입학했고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66년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와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1987년 이병철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 후 2대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길러온 혜안으로 반도체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지금의 글로벌 삼성을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1등 기업 삼성’의 주역 고인은 취임 후 1988년 3월 ‘제2창업 선언’을 통해 “오는 90년대까지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반도체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내며 초일류기업 삼성의 초석을 놓았다. 반도체는 고인의 대표적인 성과다. 이병철 창업주가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를 결정하면서 반도체사업에 진출하도록 설득한 것도 이건희 전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이후 반도체 연구개발단지를 세우는 등 삼성그룹 반도체 사업 기반 확립을 진두 지휘했다. 1990년대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에도 투자를 줄이지 않고 공격적으로 반도체 분야를 키웠다. 이후 세계 최고 성능의 고용량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낸드플래시 사업에 진출한 것도 이 전 회장 리더십의 산물이었다. 반도체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수출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성한 산업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협력업체만도 140여곳이며, 2·3차 협력사까지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는 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절대 1류는 안돼요. 농담이 아니라,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이 유명한 말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에서 고인이 삼성그룹 임원들을 모아 놓고 한 선언이다. 이 전 회장은 이어진 발언을 통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말했다. “앞으로 세상에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질 것입니다. 개성화로 갈 것입니다. 자기 개성의 상품화, 디자인화, 인간공학을 개발해서 성능이고 품질이고는 이제 생산기술이 다 비슷해질 것입니다. 앞으로는 개성을 어떻게 하느냐,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경영, 디자인경영에 집중하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품질경영을 강조한 이 전 회장의 사례로 ‘애니콜 화형식’이있다. 1995년 애니콜 휴대폰에서 불량률이 10%를 넘자 이 전 회장은 애니콜 제품을 임직원 앞에서 전량 불태웠다. 이후 2009년 지펠 냉장고 폭발사고가 났을 때에도 이 전 회장은 크게 화를 내며 냉장고 21만대를 모두 리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있던 이 전 회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일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의 이처럼 강경한 경영 태도 덕에 1987년 1조원이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12년 390조원대로 40배 성장했고, 총자산은 500조원에 달했다. 2006년에는 세계 TV시장에서 굴지의 선두였던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을 따라잡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현재 삼성이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는 품목만 20여개에 달한다. [삼성 제공] ◆"천재 한 사람이 10만명 먹여 살린다" 이 전 회장이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람’이다. 고인의 인재경영에 대한 생각은 다음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차세대 수익 사업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해결책은 알고 있다. 바로 5년, 10년 뒤 미래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능력의 핵심 인재를 뽑으면 된다.” 이 전 회장의 자신의 이러한 신념대로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299명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조직쇄신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더해 모든 임직원이 7시에 출근해 4시에 최근하는 7-4제 도입도 시도하기도 했다. 고인은 인재경영의 일환으로서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중요시했다. “삼성의 협력업체도 바로 삼성 가족입니다. 그들에게 인격적인 대우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어 회사와 협력업체가 하나의 공동체이며, 한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줌으로써 참된 공존공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 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저는 믿습니다.”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끊임없는 혁신과 쇄신으로 삼성그룹과 한국 경제를 세계적인 지위에 올렸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그의 성과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0년 안에 삼성이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진다"며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의약품 등 신사업 분야도 이 전 회장의 대규모 적자를 감수한 공격적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위대하신 창업주를 여읜 슬픔을 딛고 일어나 삼성의 새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창업주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다"라는 본인의 다짐을 지켜낸 이건희 회장. 이제 이 말은 삼성의 새역사를 써내려가야 하는 이재용 부회장 가슴에 담아야 하는 말이 됐다. 202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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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승인에 렘데시비르주 '폭등'…인텔 낸드 품은 SK하이닉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 약물 '렘데시비르'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하면서 동일한 성분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한 소식도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SK하이닉스가 세계 낸드 시장 5위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약회사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가 FDA의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관련 소식은 주식시장이 마감된 뒤에 발표돼 길리어드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2.28달러(3.76%) 급등한 62.95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렘데시비르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렘데시비르의 원료인 '뉴클레시오드'를 생산하는 파미셀의 경우 전날보다 2600원(16.15%) 오른 1만8700원에 마감했다. 렘데시비르 원료의약품(API) 상용화 기술을 가진 맥스로텍도 상한가(30%)에 도달해 3510원까지 올랐다. 앞서 FDA는 올해 5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만 사용을 허용한다는 전제가 붙었다.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이달 1일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 기간 이 약물을 투약한 사실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하지만 FDA의 승인 결정에 앞서 WHO(세계보건기구)는 이달 초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는 다국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어, 앞으로 렘데시비르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분을 인수한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사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인수하는 비용은 무려 10조310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혀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하면 낸드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달하게 돼 기존 2위였던 키옥시아(19%)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글로벌 2위로 도약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빅히트 주가 변동도 한주가 증권가를 달군 뉴스 중 하나다.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빅히트엔터텐인먼트는 상장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시총) 6조원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23일 전일(18만원)대비 7500원(-4.17%) 떨어진 17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인 지난 15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하고 이후 상한가)을 기록한 후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최고가 35만1000원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48.8%)난 상태다. 주가 하락으로 자연스럽게 시총도 같이 추락하고 있다. 상장 직후 시총 12조원을 기록해 27위까지 올라갔던 빅히트는 현재 반토막난 6조1262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43위까지 내려갔다. 투자업계에서는 빅히트 주가 하락 원인으로 ‘기타법인’의 매도세를 꼽았다. 빅히트의 4대 주주 메인스톤 유한회사는 15일부터 20일까지 빅히트 주식 120만769주를 장내 매도했다. 빅히트 주요 주주 명단에는 오르지 않았던 메인스톤의 특수관계인인 이스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도 같은 기간 38만1112주를 처분했다. 이번 매도로 메인스톤과 이스톤은 각각 현금 3644억원, 885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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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가격, 자본규모만 보면 비싸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가격에 대해 시장에서 과연 적정한가 여부를 놓고 분석이 한창이다. SK그룹의 재무 상황 여부를 떠나 10조원이 넘는 금액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SK하이닉스는 20일 SSD를 포함한 인텔 낸드 사업 일체를 10조3104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말까지 8조원을 먼저 내고 2025년 나머지를 지불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다소 비싸다”는 평가와 함께 “미래 생존을 위한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옥시아 투자와 단순 비교 시 고가 SK하이닉스가 인수하는 사업 부문과 기존에 투자해온 회사의 시장 점유율과 실적 등을 단순 비교할 때 10조원은 비싸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6억달러(약 6790억원)다. 자산 7조8400억원에 부채는 4조7900억원이다. 반면 SK하이닉스가 4조원을 투자한 키옥시아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10억엔(약 8716억800만원)이다. 올해 3월 자산은 2조7184억엔(약 29조2516억1500만원), 부채는 2조191억엔(21조7267억2746만원)이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구주매출(기존 주주 보유 지분 공개 판매) 모집 당시 기업가치가 15조6000억~19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키옥시아 상장은 연기된 상태다. 낸드 시장 점유율도 키옥시아가 훨씬 높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33.8%), 2위 키옥시아(17.6%), 3위 웨스턴디지털(13.9%)이다. 그 밑으로 SK하이닉스(12.2%)와 마이크론(11.2%), 인텔(10.6%)이 시장을 나누고 있다. 이 같이 단순 자본규모와 매출액을 비교하면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비싸게 인수했다는 분석이다. [자료=삼성증권] ◆생존·역량 강화 비용···‘미래를 샀다’ 하지만 미래 매출 구조와 시장 점유율 등을 보면 전략적으로 필요한 결정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인텔 낸드 인수로SK하이닉스 점유율이 20%대로 뛰면서 순식간에 키옥시아를 제치고 2위에 오르게 됐다. 공시 기준 디램(28.9%) 대비 3분의 1 수준이던 시장 점유율도 균형을 찾게 됐다. 모바일에 쏠린 낸드 매출 비중도 SSD로 넓어진다. SK하이닉스는 인텔보다 낸드 생산능력(CAPA)이 2배 이상 많다고 평가된다. 그럼에도 매출이 비슷한 이유는 제품 구성 차이다. SK하이닉스의 3D 낸드 매출 60%는 모바일에서 나온다. 반면 인텔은 SSD가 대부분이다. SK하이닉스가 주로 모바일 단품 위주 저부가 산업인 반면 인텔은 고가인 기업형 SSD(eSSD) 위주다. 점유율 차이도 크다. 세계 시장에서 인텔의 SSD 점유율은 27%다. 반면 SK하이닉스는 7%에 불과하다(삼성전자 44%).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손익도 SK하이닉스가 15% 영업적자인 반면 인텔은 21% 흑자로 양호하다”며 “그만큼 인텔의 낸드 컨트롤러 기술과 eSSD 사업을 인수하면 SK하이닉스는 낸드 반도체에서 5~6등에서 2등으로, eSSD에서는 5등에서 1등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텔이 노트북과 클라우드 회사 등 중국 내 SSD 거래선이 탄탄해 중국 내 설비 투자 수혜가 전망된다. 시장에선 이번 계약에서 제외된 옵테인 생산 협력과 CPU, 메모리 협력 구도도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옵테인은 디램의 장점인 빠른 응답 속도와 SDD 특성인 데이터 보존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메모리다. 202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