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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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뛰어든 대기업, 소비자 권익 vs 중기 적합업종 욕심 [그래픽=조하은 기자] 정부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고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통한 대기업의 업종진출 제한이다. 그런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이 만료된 업종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대거 참여를 선언하면서 지금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바로 중고차 매매 시장이다.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판매시장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현대차 임원은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중고차매매업은 생계 적합업종 지정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국감에서 답변을 하면서 실제로 대기업의 참여가 공식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중고차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SK그룹은 SK엔카를 매각하기도 했다. SK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지금은 다시 중고차 매매시장에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GS그룹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시키면서 중고차 시장의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렉서스 인증중고차사업뿐만이 아니다. 시장에 알려진 바로는 중고차의 해외 수출 사업이 소리 소문 없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식적으로는 관련분야의 특장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중고차를 정비해서 해외로 수출을 한다는 게 기본적인 사업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해외로 품질을 보증해서 수출하겠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일정 부분 국내 중고차 시장을 잠식해서 들어갈 것은 확실해 보인다. 대기업들은 품질 문제로 인한 소비자 권익이라는 측면과 영세업체 위주의 현재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이를 통해 정부와 여론을 설득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관련업계에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으나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고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긴 상태다. 대기업들은 기존 업계 단체와 충분히 협의하면 영세한 중고차업계와의 상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으로 대기업 허용 여부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새로운 자동차시대가 열리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중고차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과연 도덕적인지 의심을 자아낸다.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분명 돈 되는 시장이라는 합리적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시스템을 더 믿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반가울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대기업에 이익이 된다고 반드시 국가경제 전체에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가 대기업이나 여론의 눈총만 피해서 꼼수를 부리면서 시간을 끌거나 편법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해당기업은 물론이고 국가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금융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낼지는 모르겠다”며 “단지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적합업종 지정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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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해임이유 불분명한 기업, 거래상대는 못 믿는다 [그래픽=조하은 기자]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비슷한 상황만 와도 긴장하고 겁먹는다는 이야기다. 옛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최근의 기업 상황을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기업과 국민들의 경제 형편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특히, 항공, 여행, 숙박업계는 쉽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가 대규모 해고사태를 막기 위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을 연장해주면서 지원해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항공사는 매각 가능한 재산을 정리하고 있고 직원들은 순환하면서 휴직하고 있다. 심지어는 좌석에 화물을 탑재하는 아이디어를 내고 운항하고 있지만 형편은 녹록지 않다. 항공사가 운영하던 공항버스회사도 매각했다는 후문이 있다. 실제로 서울시내와 인천공항을 오가던 공항버스는 한시적이라고 하지만 완전이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재무구조나 업종의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정량적 기업평가에 머물지 않고 경영자 평판까지 포함하는 정성적 기업평가도 중요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도 결국은 사람이 결정한다. 그래서 실질적 기업경영자가 누구이고 철학과 행동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본다. 이미 항공업계에서는 대형사는 물론이고 저비용항공사(LCC)도 시장에서 경영자의 이미지와 평판이 땅에 떨어져 실제로 기업이 피해를 보고 결국 직원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어떤 형태의 거래를 하더라도 처음거래를 하면 사전에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신용조사를 하고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대가 대기업이라도 거래조건 등에 문제가 있고, 현재의 경영자 스타일에 따라서는 조금씩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을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약간은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 기업정보조사 회사에 최근 대표가 해임된 한 공기업에 대한 기업평가 문의가 들어왔다. 이 회사는 잘 나가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신용도나 거래상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그럼에도 기업평가 문의가 들어왔다. 아마도 공기업의 거래관행이나 경영자의 경영철학, 정부의 입김에 대한 움직임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포인트였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 기업정보조사 전문기업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앞으로 공기업이라도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아무리 좋더라도 경영자나 기업의 문화도 ESG 차원에서 중요한 평가 포인트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 문화도 이제 변화해야만 하는 극한 기업생존의 시대가 열려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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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탁은 애교 수준?…기업 압력하는 세력들 [그래픽=조하은 기자] 많은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에서는 기업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면 그 이유를 여려가지 나열하고 있다. 우선 규제가 심하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개혁에 대해서 공약으로 약속을 하고 있지만 관료들의 높은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기업인들이 느끼는 규제의 벽은 아마도 만리장성보다 높고 길게 느껴질 것이라고도 한다. 규제뿐만이 아니라 노동의 유연성 문제, 세금제도, 각종 허가 등 이유를 설명하라고 하면 기업인들은 대부분 막히지 않고 줄줄이 이유를 설명한다. 최근 경제3법도 경영자총연합회(경총)을 비롯한 경영자단체들이 반대하거나 시기를 조정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국회와 여당은 눈 하나 깜작하지 않을 정도로 강경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야당 대표까지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이야기하고, 경제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야당의원은 일부 수정하거나 시기를 조정하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원칙적으로 찬성을 하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발전 속도나 규모를 생각하면 필요한 법이지만 기업인 입장에서는 속도를 조절해주길 원하고 있다. 기업인을 마치 범죄자나 공공의 적처럼 인식해주는 것에 기업인들은 서운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기업의 진짜 적은 압력이나 청탁이라고 한다. 근본적으로 근절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채용비리’나 ‘인사청탁’은 애교로도 봐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업의 근간을 뒤 흔들 수 있는 청탁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특히 법안 개정이나 제정 그리고 국정감사제도를 이용해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아직도 기업인을 공공연히 괴롭히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 되면 많은 보좌진이나 비서진들이 기업에서 새로운 둥지를 트는 것도 이런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들은 기업 대외·대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경력이나 연령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부・차장 정도 직급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채용되고 있다. 당연히 자신들이 근무하던 국회가 활동영역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정책이나 법안에 대해서 현장의 상황을 설명하고 각자 기업의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무리한 청탁이나 압력이 오고가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A의원실 보좌진이 B기업에 무리한 청탁 압력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C기업 요청으로 B기업과의 연결 관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특정한 조건을 제시하면 B기업에게 C기업과 제휴라도 맺으면 국감에서 기업 오너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철회한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안을 하면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여의도 주변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아직도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기업을 괴롭히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기업인들부터 ESG 경영에 근간을 둔 투명경영이 이뤄진다면 이러한 청탁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 한 기업인이 ‘일류 기업에 삼류 정치’라는 평가는 내린 적이 있다. 이 평가는 지금도 유효한 듯하다.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에서 기업하기 힘들다는 푸념은 언제쯤 사라지게 될까. [제공=중앙인터빌]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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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밋거리 ‘카더라 통신’, 시장・투자자엔 중요 포인트 [그래픽=조하은 기자] 현대인은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언론을 통한 정확한 뉴스도 있지만 ‘카더라 통신’이라고 지칭하는 루머나 소문도 수없이 접한다. 카더라 통신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제일 흥미를 느끼는 것은 연예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겠지만, 투자자들은 역시 기업 뒷이야기가 제일 궁금하다. 기업의 경영 의사결정에 어떤 이면의 배경이 있는지는 거래와 실적에 따라 주식의 매수나 매도하는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다. 최근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검찰이 일부 기업에 대해 수사를 착수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지난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과거와 달리 수사진행이나 압수수색 사유를 발표를 하지는 않았으나 비자금이 형성된 사실이 계좌추적을 통해서 확인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그간 SK그룹에서 보여주었던 사회공헌(CSR)이나 사회적 가치(CSV) 지향의 경영행보는 머쓱한 상황이 되고 있다. 물론 SK네트웍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이 사실상 독자경영을 한다고 해도 SK그룹 계열사임은 부인할 수 없다. 기업이 ESG(환경・사회적가치・지배구조) 경영에 기반을 둔 경영철학을 가지고 경영활동을 한다 해도 말과 행동이 다른 기업의 행보는 오히려 해당기업에는 독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몇 년 전 A그룹 회장은 아름다운 은퇴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청년으로서 새로운 창업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결국 ‘차명주식’ 은닉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거기에 계열기업 의약품이 허위자료 제출로 허가가 취소되고 역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 최근에 기업정보평판 전문시장에서 이 그룹 3세에 대한 평판조회가 이뤄졌다는 소문이 나왔다. 평판조회는 기업에 투자를 하거나 거래를 진행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이다. 기업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경영실권자 경영능력과 도덕성, 정치권 연관성, 소송 등 다양한 상황을 점검한다. 선진기업들은 기업 M&A를 하면서도 매도자가 매수자의 기업계속 경영의지나 평판을 확인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이 시점에서 바라볼 때 조만간 A그룹 차원에서 모종의 빅딜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또 최근 은퇴 후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B사 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루어 놓은 기업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새로운 ‘스타트업’을 하겠다는 공언이 어디까지 이루어질까하는 의문과 함께 이렇게 경영판단을 하는 이면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있는지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한창 일할 나이에 기업총수가 기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결정은 박수 받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다른 문제를 감추기 위한 포장이라던가, 자녀의 경영승계를 원활하게하기 위한 전략이라면 오히려 마이너스 평가가 높아질 것이다. 부디 발표한 그대로이기를 믿어본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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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향하는 서초동 칼끝, 언제 시작할까 [그래픽=조하은 기자] ESG 경영은 환경,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를 중요시하는 경영을 말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투자나 거래 등에 있어서 ESG 평가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의 거래에 있어서 ESG 평가는 매우 중요한 부문이라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경제3법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ESG 평가다. 최근 시장에서는 서초동의 칼끝이 기업을 향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구체적인 기업명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초동 정보에 정통한 전문가는 새로운 사건을 가지고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찰에 넘어와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기업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추석 이후 10월부터는 대상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리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하면서도 “최근에는 수사상황을 브리핑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진행이 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권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행정기관에서 문제가 돼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한다. 세무 관련이나 기업이 불공정한 거래 등에 불법적인 사실이 적발되거나 해당 사안이 행정처분을 넘어서 검찰에 고발돼야 할 사안 정도의 중대한 사안으로 정리될 수 있다. 검찰에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해당 기업들은 실제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한 기업정보 전문가는 “이제는 기업들이 정말 준법 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생존하기 어렵다”며 “특히 ESG 평가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받거나 준법성에 문제가 되면 해외 선진 기업들과 거래는 꿈도 꾸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검찰은 언제쯤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인지, 그 대상 기업은 어디인지 시장의 관심은 높아만 가고 있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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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앞세운 ‘사회적 가치’, 일반인은 얼마나 믿을까 [그래픽=조하은 기자] 요즘 사회적 가치를 내세운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라는 건 자신들이 하는 사업이 사회에 기여하고 그 기여로 인해 구성원들이 행복하고 편리한 생활과 삶을 사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기업들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CSV(기업과 사회의 공유가치 창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고 임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 책임・지배구조) 전담 조직을 만드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이런 사항들을 지표화해 임직원 고과평가를 하기도 한다. 관련된 재단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거나 기존의 사회적 경제 조직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제는 이익 실현이라는 경영학적 기업의 존재 이유를 넘어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중소기업에서 CSR경영을 도입해서 평가를 하고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을 돕고 독려하기 위해서 전용 사이트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모든 기업에 사회적 책임과 가치창출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나 기업들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다. 관련 기업들이 책임져야하는 범위가 커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공정위나 사법부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치라는 단어에 대해서 얼마나 정부와 기업을 신뢰할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아직도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말로만 하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재벌기업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특허 분쟁사건이다. 물론 분쟁사건이니 서로의 주장이 옳다고 하는 확실한 주장을 하고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배터리 분쟁에서 분명 현재까지 LG화학이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소송에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증거 인멸을 하려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임해 달라”고 주장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진실을 호도한다”며 맞서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쩌면 사활이 달린 문제니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어느 한쪽은 확실히 부도덕한 기업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토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중요시한다고 하는 두 재벌기업이 다투는 모습은 국민들에게는 그동안 자신들의 기업은 사회적 책임이나 가치를 경영기조로 한다고 홍보해온 내용이 가식이고 거짓이라는 생각뿐이 안 들어간다. 그런데 더 이상한 상황은 양쪽 총수들은 아예 나서지도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서 가치경영 이야기하는 것이 민망해서 일까. 기업조사 전문기업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두 기업이 대승적으로 잘 합의해야 한다”며 “국익을 위해서라도 협력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이 상태로 특허권 분쟁이 끝나버린다면 SK, LG 모두 가치경영을 중요시한다는 이야기를 앞으로는 하기 어려울 것이고 국민들도 믿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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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도 망치는 오너가 도덕성 [그래픽=조하은 기자] 아시아나항공 M&A가 결국 결렬됐다. 결렬 이유는 한가지다 아니다. 여러 가지 경영상 이유들이 있고, 시장의 환경도 도와주지 않았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의 결렬도 비슷하다.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보다 명약관화하지만 비슷한 부문도 많다. 공통적인 점은 항공산업 환경이 최악이고 미래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뿐 아니라 사주들의 행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나 이스타항공 등 항공 사주들의 행태는 사실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도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형제간의 분쟁도 있었고, 책임을 회피하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여주었다. 이스타항공은 노조원들은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비난할 정도의 상황이다. 사주인 현역 의원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보좌관 등이 경영에 참여한 상황을 보면 그리 미덥지 못하다. 결국 이 두 개의 항공관련 큰 M&A는 외부환경과 내부 경영진 문제도 결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최근 시중의 전문가들은 금년 10월부터 시작해서 1조원 금액 이상의 대규모 M&A가 10여건 이상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인한 경제 불황과 산업구조 재편성, 사모펀드 전략, 기업의 경영승계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M&A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 환경이겠지만, 매도자 즉 매각기업의 소유자 의지와 도덕성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제는 지배구조나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사회경제적 문화가 조성됐다고 봐도 될 듯하다. 기업평판정보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는 최근 고객사에서 A사에 대한 조사 의뢰를 받고 잠시 혼란을 겪었다. 대기업에서 분할 매각된 A사와의 거래 관계가 맺어졌는데 앞으로 지속적으로 거래를 이어갈지 의사결정 전에 시장의 의견을 의뢰한 아주 기초적인 조사였다. 그런데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발견했다. A사 인수 주체에 대한 도덕성에 대한 의심이었다. M&A 경력으로 보아서는 소위 말하는 ‘선수’급이었는데, 다수의 소송에 연루돼 있는 상황이고 최근 불거진 사모펀드와도 연관성이 있는 정황이 발견됐다. 결국 조사내용을 고객사에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통보했다.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로 봐도 무당하다. 시장에서도 이제는 기업에 투자와 거래를 시행하기 전에 기업과 경영자에 대한 평판과 도덕성에 대한 내용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여 진다. 그래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료=중앙인터빌]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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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법치, 기업들의 이유 있는 반발 [그래픽=조하은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항공 산업 부진과 인수・합병(M&A) 문제로 갈팡질팡하는 항공기업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산은의 제안에 고민스러운 모습니다. 그러나 HDC현산의 고민은 사실상 하루 만에 벗어나는 양상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을 통한 금호고속의 부당거래 내용을 발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납품계약을 이용해 금호고속에 무이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합작법인 모회사가 인수하도록 해 16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다. 관련 법인과 박삼구 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과 동시에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반발과는 별개로 공정위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M&A를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발표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다. HDC현산으로서는 산은의 제안을 피해 M&A 딜을 거절할 충분한 도덕적인 명분이 생겼다. 이스타항공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과 협상이 결렬된 후 사모펀드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발표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주주였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산이 공개되면서 노조를 비롯한 종업원들은 기업 회생을 위해서 주식을 포기한 것 외에는 사재출연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여당이 이상직 의원을 보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스타항공 M&A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한 이유 중 하나다. 대한항공 문제도 논란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대해서 서울시가 공원부지로 지정하려는 것은 일방적인 행정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구책 일환으로 주간사를 선정하고 매각하려는 상황에서 지나친 처사라고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관계자들도 “서울시가 무리하는 것이다.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오너가의 갑질도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던 대한항공은 결국 정치권의 무리한 욕심(?)으로 기업의 반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재확산되면서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전망을 -1.3%로 내놓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수도권 입원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 LG, SK그룹 등이 앞다퉈 자사 연수원을 생활치료시설로 제공하고 나섰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기업이 사회에 보여줘야 할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공헌, 가치경영이 어떻게 실천돼야 하는지 기업들이 솔선수범해 보여줌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ESG 경영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기업 승계와 관련된 이슈로 인해 여러 건의 소송 및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몇 건은 몇 년째 수사만 진행되고 있다. 결국 검찰과 정부가 만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도 하지 말라는 권고를 했다. 그것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검찰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ESG 경영 실천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나 법이 기업들의 합리적인 활동을 막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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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 M&A도 최고경영자 평판에 좌우된다 [그래픽=조하은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지금은 중국의 정치적 문제로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홍콩은 아시아 금융의 확실한 허브역할을 해왔다. 세계 각국 금융사나 글로벌 금융사들은 물론이고 언론들도 아시아본부를 거의 대부분 홍콩에 두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홍콩에는 기업 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 리서치회사들은 아시아 각국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한 신용도는 물론이고 평판을 조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홍콩의 리서치회사로부터 기업의 평판조사를 의뢰 받았다는 전문가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기업신용평가기관들이 있지만 기업에 대한 재무적, 비재무적 평가 이외에 내밀한 기업 사정까지 조사해서 보고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투자와 금융이 발달된 국가의 기업일수록 기업이나 경영자에 대한 신용과 평판조사를 중요시한다. 20여 년간 외국 리서치기업으로부터 조사 의뢰를 받아 간단한 평판 조사를 하는 국내 한 전문가는 경영자 평판 조회는 상당히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상대기업에 투자나 거래하기 전에 최종적으로 CEO나 이사회에서 담당부서와는 상관없이 은밀하게 평판 조사를 의뢰한다. 상황에 따라서 동일한 조사를 다른 기관에 복수로 의뢰해서 서로 크로스로 체크하고, 실제 담당부서에서 조사⋅보고한 내용과 확인을 한다. 3번의 조사 내용이 일치해야만 최종 승인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만일 한곳이라도 조사 내용이 부정적이라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조사 시 의뢰인 상대방이 누군지, 어떤 기업인지 모르고 조사하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다. 어떤 목적으로 하는지 누가 의뢰했는지 조차 물어보지 않고 조사의뢰 질문에 충실하게만 조사한다. 조사 내용은 기본적으로 CEO와 기업의 도덕성, 정치적 연관성, 소송관계, 노사관계, 세금체납, 언론의 반응, 동종업계의 평판 등이다. 여기에 의뢰인이 집중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내용도 추가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A기업 CEO에 대한 객관적인 평판조사 의뢰를 받고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굴지의 대기업 출신인 이 CEO는 전문경영인으로 경영하던 A사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이 CEO의 업무 능력, 인물평은 물론 종교와 음주량 등 개인적인 것까지 조사해 보고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도 외국 기업과 비슷하게 최종 의사결정 전에 상대기업, 특히 CEO나 주요 의사결정권자 성향이나 도덕성에 대해서 조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EO 평판이 이제 더 이상 특정 국가, 기업만의 일이 아닌 이유다. 명동시장에서 기업정보를 전문으로 하는 명동인터빌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평판조사 등은 상당히 고도의 전문성과 중립성이 필요하다. 보안은 기본이고 도덕성도 요구된다”며 “기업들도 이제는 ESG 경영이 중요한 시대에 관련부서를 만드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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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시장, 코로나・승계문제까지 엮여 커진다 [그래픽=조하은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재계 순위 5위 롯데그룹이 과감한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주총이나 인사시즌이 아닌 8월의 인사 단행에 경제계에서도 놀라는 눈치다. 화학과 유통부문 부진은 결국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이라는 황각규 부회장 퇴진과 지주회사 기능을 축소하는 깜짝 인사를 결심하게 됐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인한 경기부진과 경제활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도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클라우딩 등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한 혁신을 몸부림치고 있다. 사업을 재편성하기 위해서 과감한 인수・합병(M&A)은 물론이고 사회적 가치 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이미 삼성은 화학부문을 롯데에 매각했고, SK네트웍스는 주유소 300개를 현대오일뱅크에 넘겼다. 이미 미래를 향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도 자동차 배터리와 전장부문에서 삼성, LG와 협력하기로 하고 그룹의 총수가 서로 상호 방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산업과 신기술, 기후변화,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경제부문의 대변화를 감지한 기업들의 M&A는 이제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K네트웍스가 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에 넘기는 모습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장으로 인한 내연기관 차량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기업금융시장에서는 한 대그룹의 자회사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M&A에 익숙한 A그룹이 특정 계열부문을 매각할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A그룹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사업에도 뛰어 들었다가 미련 없이 포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절대조건인 영속성을 위해서는 모든 기업들이 미래 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경영권 상속이라는 난제를 가지고 있는 그룹이나 기업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ESG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경영권 상속 문제는 기업들의 인수합병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A그룹의 M&A설은 그룹의 미래사업 재편성은 물론 복잡한 경영권 상속문제와도 연관이 있어 보일 수 있다”며 “기업들의 M&A 시장 참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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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안전사고, CEO 일터라도 그냥 둘까 [그래픽=조하은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지난 4월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해 38명의 고귀한 인명이 희생됐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달에도 용인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 정부에 따르면 2008~2019년 건설현장 화재 사망사고는 109건에 182명이 사망했다. 건설현장 화재사고만 이 정도라면 일반 산재사고와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산재사고의 규모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사고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사고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열악한 작업환경이나 부주의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열악한 작업환경이나 부주의는 근본적으로 기업경영자에게 책임이 있다.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작업환경은 너무나 많다. 건설현장의 경우 공기단축, 비용 절감 등 경제적 이유로 안전을 무시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2019년 업무상 사망사고 통계의 절반은 건설업이다. 건물을 만들고 주택을 짓고 다리와 도로를 개통하는 이유는 인간을 위한 공사들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인명을 경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부주의도 경영자의 책임이 있는 부분이다. 경영자가 산업재해와 사고 예방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람을 중요시하는 경영마인드 부족도 큰 원인이다. 만일 경영자가 확실한 마인드로 경영을 했다고 하면 현장에서 형식적으로 안전교육하고 안전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관리책임자들이 오히려 책임감을 가지고 조치를 했을 것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인사고과에 우대하고 포상을 하고, 사고 발생 시 관리책임을 철저하게 묻는 신상필벌이 있다면 아마도 사고는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기업은 더욱더 경영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난주에도 A사 삼척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몇 달 전에 비슷한 사고가 나서 언론에 주목을 받았던 기업이다. 당시에도 사고처리가 문제로 지적됐지만 흐지부지됐다. 결국 같은 유형의 사고가 또 발생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경영자가 인명을 중시하는 경영관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근로자도 주의가 필요하지만 근로자들이 안전의식을 가지도록 끊임없이 교육을 반복하고 주지시켜야 하는 것이 경영자의 의무다.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ESG 경영 차원에서도 경영자의 자각이 요구되고 기업평가에서는 낙제점일 수밖에 없다”며 “ESG 평가에서도 이제는 기업에서 일어나는 산업재해에 대해서 엄격하게 반영돼야 한다. 사람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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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아시아나・대한항공은 어쩌다 논란의 M&A 대상이 됐을까 [그래픽=조하은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최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M&A 딜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원인으로 발표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적극 반박하면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M&A 전문가들은 소송을 벌인다고 해도 이스타항공이 취할 실익은 별로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제주항공이 계약금과 지원금을 상환하라는 소송을 할 것이라고 본다. 상장회사인 제주항공은 소송을 하지 않을 경우 주주들이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 자연적으로 소송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원인을 제공한 책임은 이스타항공이 더 크다는 자본시장전문가 의견도 있다. 이들은 이스타항공이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매월 지급하는 지급금이나 임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창업주와 대주주 일가의 불투명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창업주 자녀들이 자본금 3000만원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서 이스타항공 지분을 단숨에 사들인 부분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지원된 자금의 편법증여와 적법성에 대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또 담보로 제공한 지분이 사라진 것도 의혹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스타항공에서는 자신들도 사기를 당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지만 석연치 않다. 타이이스타젯의 지급보증 문제도 지적됐다. 이 부분은 해외와의 거래라서 더욱 더 투명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이스타항공이 완벽하게 책임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주항공은 항공사 경영과 경영상황에 따른 문제점보다는 불투명한 지분, 지급보증이 이번 M&A를 무산시킨 주요 원인이 된 것이다. ESG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지배구조와 투명성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명동기업어음시장에서는 비슷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근본 원인을 따져보면 오너가 형제간 균열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힘을 합쳐 자금력과 경영능력을 발휘했다면 아마 지금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배구조 문제가 없었다면 100년 기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대적 M&A에 시달리고 있는 한진그룹도 마찬가지다. 한진그룹의 적대적 M&A 전쟁을 시작한 KCGI 측의 첫 일성은 오너의 부도덕과 경영전문성 결여였다. 재판 중인 고(故) 조양호 회장 부인인 이명희 고문의 갑질과 폭행,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과 갑질,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갑질 등이 국민여론을 악화시켰다. 이틈을 노린 KCGI가 적대적 M&A를 시작했다. 양측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지금도 지분확보는 물론이고 상대의 도덕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지원을 받고 사회적인 지지를 받기 위해서 결국 도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ESG 평가가 이제는 경영일반이나 채권, 대출뿐만 아니라 M&A에까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련의 항공업계 M&A는 기업이 잠시라도 ESG 경영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중앙인터빌]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