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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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KCGI 덕분에 아시아나 반환금 소송 힘 얻나 [사진=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과 관련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인수 무산 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가 충분히 정당하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항공사 출범이 HDC현산 인수가 무산된 이후 진행됐기 때문에 소송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어 HDC현산의 계약금 반환 소송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의 소장을 송달 받고 이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 조만간 경쟁입찰을 거쳐 소송대리인을 선임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지난달 HDC현산이 에스크로 계좌에 계약금 명목으로 입금한 2500억원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HDC의 계약금 반환 소송의 쟁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등은 HDC현산이 인수무산 명분을 만들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해왔다. 양측 소송전은 예고된 일이었다. 그러나 어느 쪽이 승소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피인수 되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상황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단순히 생각하면 HDC현산에 불리한 상황이다. 급속도로 전개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HDC현산이 요구한 재실사 명분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는 탓이다. 인수가 무산되기 직전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만나 양측이 1조5000억원씩 총 3조원을 투자하는 ‘고통분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이 HDC현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법원은 한진칼 신주 발행에 대해 국내 항공업이 ‘긴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결정했다. 대한항공보다는 아시아나항공이 위태롭다는 점도 간접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된 직후인 지난 9월 “2022년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파산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말을 바꿨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은 만큼 단기간에 재무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현 상황에 처하게 된 가장 근본적 원인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부채경영 탓이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측이 가파른 부채 증가를 간과했다면 HDC현산이 줄곧 주장했던 재실사 요구가 오히려 설득력이 높아질 수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HDC현산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수 무산 후 진행된 사안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HDC현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은 HDC현산과 금호그룹 간 소송에서 결정적 역할보다는 참고사항 정도가 될 것”이라며 “HDC현산이 재실사 요구를 한 시점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족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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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양호 회장의 死石이 살아 돌아왔다, 아들에게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1949.3.8~2019.4.8)의 말로(末路)는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 조중훈 창업주(1920.3.30~2002.11.17)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터를 닦고 아시아나항공 출범에 따른 항공업 경쟁 체제(1988년)를 이겨냈다. 아들 조 회장도 외환위기(1997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 10년 주기로 찾아온 굵직한 위기를 극복했다. 수송(輸送) 총수 아버지를 따라 세계를 누비며 견문을 넓힌 장남 조 회장은 항상 자신이 넘쳤다. 우리나라도 고도성장을 이어가며 먹고사는 게 훨씬 좋아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고 항공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닦은 터에 2대 일우(一宇) 조양호가 우뚝 섰다. 그랬던 그가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예상하지 못했다. 바다 건너 타향에서 국내 재벌 총수의 부고(訃告)가 날아들 줄은. ◆원만치 않았던 友愛, 결국 터졌다 2008년 한진해운 사태가 조양호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3남 조수호 회장(1954.6.21~2006.11.26)의 한진해운은 안타깝게도 그의 단명(短命)으로 휘청거렸다. 조양호 회장 입장에선 수송보국의 한 축인 한진해운이 제수(弟嫂)에게 넘어간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을 터다. 제수 최은영 전 유수홀딩스 회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의 딸. 당시엔 한진해운을 롯데가 가지려 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떠돌았다. 호시탐탐 한진해운 경영권 획득을 모색한 조 회장은 찔끔찔끔 자금을 지원하면서 숨통을 조였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골은 예상보다 훨씬 깊었다. 한진해운 앞엔 끝없는 나락뿐. 그러다 2014년에야 제수로부터 한진해운을 넘겨받았다. 조 회장은 백방으로 뛰었으나 허사였다. 조 회장이 큰 애착을 보인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도 국정농단 사건(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엮이며 반강제 사퇴(2016년 5월 3일)로 막을 내렸다. 그해 8월 31일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끝내 한진해운을 살려내지 못하며 수송보국의 한 축이 한진그룹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조용히 출국했던 조 회장은 2019년 4월 눈을 감은 채 고국 땅을 밟았다. 당시 조 회장이 왜 그렇게 한진해운에 집착했는지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세간에선 동생 몫의 회사를 무리하게 빼앗아 화근을 키웠다는 평가부터, 형제들에게 흩어진 수송보국을 다시 꿈꿨다는 얘기 등이 술자리 안줏거리처럼 전해질 뿐이다. 어쨌든 형제 간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은 어느 정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그렇다면 동생 몫을 탐하다 추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해석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김석동 의장과 함께 급변한 산업정책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장남 조원태의 그룹 지배는 예상보다 빨라졌다. 부인과 자녀들의 이런저런 구설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 코로나19를 맞았다. 항공업엔 치명타다. 전 세계인의 발이 묶이니 사람을 실어나를 비행기도 필요 없어졌다. 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임시방편으로 하루하루를 메워나가며 때를 기다렸으나,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꽁꽁 얼려버렸다. 딸(조원태 회장의 누나) 조현아씨의 한진그룹 경영권 투쟁도 조양호 회장의 빈자리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때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룹의 정점 한진칼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공무원 시절부터 '대책반장'이란 별칭을 썼던 그다. '퇴역 공무원의 노후 일자리'라는 혹평도 있었다. 이 관측이 뒤집히는 데는 반년 남짓에 불과했다. 1997년 엎어진 기아그룹의 구조조정을 위해 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등판했던 것처럼, 대한민국 대책반장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였던 HDC현산이 인수를 꺼리기 시작한 건 4월쯤부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HDC현산이 밀당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HDC현산은 그때부터 한 번도 인수와 관련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다. 6월부터는 인수 포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산업은행이 플랜B를 언급한 것도 이때쯤이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사실상 공적자금(8000억원) 투입을 전제로 두 항공사의 합병 또는 위탁경영을 심각하게 검토한 것은 2개월 정도. 이 과정에 청와대가 직접 항공산업 합리화 방향을 교통정리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혈세 논란이 불가피한 공적자금 투입형 구조조정을 주채권은행이 혼자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청와대에 구미 당기는 명분 그리고 설계 이렇게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 밑그림은 산업 구조조정의 달인인 김석동 의장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언제나 그렇듯 고용 유지와 최소 자금의 투입이라는 구조조정 원칙은 청와대를 설득하는 밑거름이 됐다. 산업 구조조정, 빅딜, 공적자금, 이런 단어들은 김석동 의장에겐 이미 친숙한 단어다. 무엇보다 전 세계가 일자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양적 완화에도 전통적인 의미의 일자리는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 구조조정 인수·합병에서 일자리를 일정 기간이나마 유지하는 유일한 방안이 정부의 참여와 개입이다. 돈을 보탠 측의 입장이다. 여론이 삐딱하더라도 청와대가 흔들리지 않을 명분도 필요했다. 과거 한진해운을 파산시킨 것도 정부와 산업은행이었던 부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엮였던 조양호 회장의 처지는, 과거 정권의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하고 복원하는 정책으로 부활시키는 데 충분했다. 때마침 불어준 글로벌 물동량의 증가도 호재가 됐다. 지난 9월 이후 미주 노선의 해운 운임은 크게 올랐다. 컨테이너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 4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129.26으로 매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후 국적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했지만, 여전히 한진해운 때보다는 힘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렇게 현 정부는 우리의 수송망을 망가뜨린 전 정부의 잘못과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한다는 명분을 챙겼다. '부실+부실' 회사 합병이더라도, 회사를 없애 노동자가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정권이 아니라, 세금을 쓰더라도 노동자를 지키는 정권이라는 덤도 얻었다. ◆두 개의 하늘 문 맞이한 조원태 회장이 문을 닫지 않으려면··· 이렇게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집어삼켰다. 누나 조현아와 강성부 펀드(KCGI)의 집요한 공격도 되받아쳤다. 주(主)와 부(副)를 엄밀히 구분하긴 어렵지만, KCGI의 한진칼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겨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주도권도 잡았다. 꽤 의미 있는 성과다.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발표된 후 그룹 내에선 "불자(佛子)인 조양호 회장의 음덕(蔭德)인 것 같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됐다고 한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임직원들에겐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창업자로부터 시작한 수송보국의 꿈과 거침없던 질주에도, 늘 음지로 지목된 제수(최은영 전 유수홀딩스 회장)와의 한진해운 분쟁에서 시작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로 이어진 악연(惡緣), 부인과 자녀들의 인성 논란으로 점철된 말년의 조양호 회장 모습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조양호 회장의 손에서 죽었던 한진해운(死石)이 다른 모습으로 살아 돌아왔다고 촌평한다. 아버지가 바다(한진해운)를 탐한 죄를 하늘에서 씻어내니 아들 조원태 회장에게 하늘 문(아시아나항공)이 하나 더 열렸다는 꿈 같은 현실의 해설을 내놓기도 한다. 내년 4월 조양호 회장의 2주기 때쯤엔 '조원태 vs 조현아·강성부'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쯤 아들 조원태 회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절체절명의 기회를 살려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도 구체 계획을 내놔야 할 것 같다.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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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두산인프라코어 실사 자료·기간 부족했다” [사진=GS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서 GS건설이 불참한 이유로 ‘실사 자료’와 ‘기간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최근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초대형 인수‧합병(M&A)의 투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GS건설 측은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과 관련해 “본입찰 이전에 요구한 만큼 충분한 실사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DICC 소송 관련 구체적 해결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GS건설의 불참으로 전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이 최종 참여하는 2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애초 업계에서는 GS건설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가능성을 낮게 예상했다. 그 동안 다양한 ‘빅딜’에 참여하려 시도했지만 실제로 성사된 사례가 적다는 게 이유다. 특히 우량기업을 위주로 매물을 점검하는 GS건설의 성향에 비춰볼 때, 두산인프라코어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M&A 참여가 지금까지의 사례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며 GS건설의 완주를 예상했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GS건설의 계열분리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두산그룹 입장에선 기술유출 우려와 DICC 관련 판결을 앞두고 있어 일부 중요 자료는 제공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FI는 SI(전략적투자자) 대비 특정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만큼 더 광범위한 자료를 요구하는 문제도 있다. GS건설은 SI지만 기계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는 점, DICC 소송 우려 등을 고려하면 FI와 같은 수준의 자료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후자는 모든 원매자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두산그룹 측은 “걱정할 것 없다”며 안심시켰지만 뚜렷한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관련업계에서는 실사 자료와 시간 제공을 제한하는 듯한 산은의 M&A 진행 방식이 결국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GS건설 역시 올해 10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만큼, 원만한 지원이 있었다면 충분한 실사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동일한 이유로 기존 숏리스트에 포함된 FI들도 불만을 표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IB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두산인프라코어 모두 실사 문제가 거론됐다”며 “과거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였던 만큼 해당 이슈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매각은 이런 문제가 빈번하지 않다”며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특수성 탓에 실사 자료 제공 범위를 놓고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사 불충분 문제가 지속 거론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따른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종산업 간 결합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도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실사 기간이 다소 길었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IB관계자는 “실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며 “코로나19 변수 등을 고려해도 거래가 상당히 지체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HDC현산이 실사 부족에 대한 정당성을 어떻게 입증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202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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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신경 곤두선 HDC현산 [사진=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면서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약금 반환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HDC현산은 정보제공 불충분을 이유로 재실사를 요구하며 거래를 지연시킨 반면 한진그룹은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는 탓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의 소장을 송달 받았으며 이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에스크로 계좌에 계약금 명목으로 입금한 2177억원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질권(담보) 설정을 해지해 달라는 것이다. HDC현산이 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계약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한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며 재실사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측은 HDC현산이 인수 무산 명분을 만들기 위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부터 계약금을 둘러싼 양측의 소송전이 예고된 가운데 어느 쪽이 승소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한화그룹이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는 사례는 있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노조에 막혀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못했다는 명분이 있었다. 반면 HDC현산은 한 차례 실사를 마쳤다는 점에서 한화그룹 사례처럼 계약금 일부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마지막 대면 협상에서도 진전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양측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1조5000억원씩 총 3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정 회장은 재실사를 고수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이 회동을 가진 시기는 지난 8월 말이다. 이 때를 전후로 산은은 인수 무산에 대비하기 위한 플랜B를 가동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발표까지는 오래 걸렸어도 2달여 만에 성사된 것이다. 연내 거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산은과 한진그룹 계획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 셈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 산은은 동종업계인 만큼 실사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계약금 반환 소송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HDC현산이 간과하긴 어려운 사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재실사 명분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종업계와 이종업계 인수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HDC현산 입장에선 보다 정밀한 실사가 필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HDC현산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산은도 거래 조건을 변경해 제시하는 등 명분을 쌓아뒀다”고 말했다. 그는 “HDC현산도 소송을 준비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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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간산업기금 투입 임박…차입금 잔액 1000억 자료사진.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항공 인수가 불발된 시점에서 아시아나가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차입금도 거의 소진돼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조만간 투입될 전망이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부터 아시아나에 총 3조3000억원을 지원했고, 11일 현재 남은 잔액은 1000억원이다. 그간 구조조정 운영자금 2조4000억원, 영구채 인수 8000억원이 쓰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는 지난해 차입금을 모두 쓴 데 이어 올해 역시 한도대출 형태로 계속 끌어다 사용해왔다. 이처럼 채권단의 자금을 빌린 것이 바닥을 보임에 따라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액 사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금측은 앞서 지난달 11일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되자 아시아나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원 방식은 운영자금 대출 1조9200억원(80%), 영구채 인수 4800억원(20%)이다. 이와 관련, 기금 지원 조건에는 아시아나의 계열사 지원 금지내용이 포함되는데, 최근 아시아나가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두고 기금 투입 전 자회사를 지원하려는 셈범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 주식 1010만1010주를 300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자회사 분리 매각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손자회사인 금호리조트 매각 작업은 이미 착수한 상태로 자문 용역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채권단은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면서 시장 여건을 살피며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며 아시아나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가 늦어지면 공적 자금도 예상을 뛰어넘는 막대한 규모가 투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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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롯데-포스코 맞붙은 대연8구역, 또 불거진 도정법 위반 논란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대연8구역 조감도.[사진=HDC현산·롯데건설 제공] 하반기 전국 최대 정비 사업장으로 손꼽히는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 획득을 위한 수주전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 제안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어 자칫 사업 유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입찰 마감 결과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이 참여하며 양측 경쟁으로 압축됐다. 대연8구역 재개발은 부산 대연동 1173번지 일원에 아파트 3530세대를 공급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사비만 8000억원 규모로 올해 하반기 전국을 통틀어 최대어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다음달 18일 예정돼 있다.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양사 합동 시공을 통한 빠른 공사진행을 내걸었으며, 포스코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책임소재를 불명확하게 하는 대신 단독시공을 바탕으로 시공품질 일원화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조합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발표한 대연8구역 조감도.[사진=포스코건설 제공] 이 밖에 양측이 조합 측에 제시한 조건은 대동소이하다. 우선 일반분양가 대비 절반 수준의 조합원 분양가 보장을 약속했다. 이 밖에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지원 △조합 사업비 무이자 지원 △사업촉진비 마련 △조합원 분담금 납부 유예 △미분양 시 100% 대물 변제 등을 제안했다. 이에 더해 포스코건설은 민원처리비 명목으로 가구당 3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양 사가 내건 조건은 서울시내 알짜 입지에나 제안될 정도의 파격적인 수준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조합 측에 제시한 조건 모두 과거 서울 시내에서 사업유찰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지난해 한남3구역 재개발 최초 입찰에서 참여 건설사들은 LTV 100% 지원, 사업비 무이자 지원 등 대연8구역과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조건들은 결국 정부의 특별점검 결과 사업 유찰로 이어졌다. 지난 2018년 서울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입찰 당시에도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이사비를 무상으로 지원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지급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수주전에 임하는 이유는 하반기 최대 정비사업장 확보를 통한 대형 일감 확보와 상징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국의 지방 수주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한 점도 건설사들이 이 같은 조건을 내걸 수 있는 환경이란 지적도 있다. 또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포스코건설이 민원처리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금액의 관련법 위반 여부다. 도정법 정비사업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시공사는 조합 측에 이사비나 과도한 공사비 지원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3월 범천1-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 당시 현대건설이 민원처리비를 제안해 시공권을 가져간 선례도 있어 유권해석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민원처리비는 조합에 무상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민원처리가 필요한 경우 사용하는 예비비 명복이라고 할 수 있다”며 “향후 반환을 조건으로 제공되는 금액이며 조합 측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면 쓰지 않아도 되기에 도정법상 문제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연8구역 조합 측은 민원처리비가 관련 법령 위반 의혹을 부산 남구청에 질의해 심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조합 측은 포스코건설 입찰제안서에도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입찰자격 박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합은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입찰제안서와 실제 제출한 설계도면의 차이가 크고, 1900평에 달하는 면적 오류 등을 문제삼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자격을 박탈당할 경우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남게 돼 사업은 자동적으로 유찰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 측이 내건 무이자 제공 조건이 모두 과거 시공사 선정 무효로 이어진 항목들이기 때문에 특별점검이 이뤄질 경우 사업이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며 “수주전이 과열될 경우 과거 한남3구역, 반포주공 사례와 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형평성 측면에서도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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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일방적 인수계약해지 통보 유감"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꾸준히 요구했던 재실사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면서 향후 계약 해제 및 반환과 관련된 법적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HDC현산은 15일 공식입장문을 내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수를 위한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해 왔으나 인수 계약의 근간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준 재무제표와 2019년 결산 재무제표 사이에는 본 계약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며 "재실사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수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되면서 재실사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거래를 종결한다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기에 재실사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산업은행과의 논의와 관련해서도 "산업은행은 협의에서 기존 인수조건의 조정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논의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당사도 인수조건에 관해 요구한 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 등을 들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주장과 달리 본건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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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계약금 소송전 본격화…HDC현산에 유리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공식적으로 결렬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납부한 계약금 2500억원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바이러 스감염증-19 여파로 인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급증, 금호그룹 계열사 간 부정지원 등이 향후 소송전 진행 시 HDC현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14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거래무산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법리적인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호산업 측이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HDC현산이 최종시한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아 M&A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며 과실이 HDC현산 측에 있음을 강조한 데 대한 반박인 것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도 "채권단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인수금액 조정 등 분담안을 제시하며 노력했지만, HDC현산은 재실사만 고수하는 등 인수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이처럼 상이한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납부한 2500억원의 계약금 때문이다. HDC현산은 이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소송이 진행될 경우 HDC현산에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당시와 같이 일부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 당시 한화그룹은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지급했으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매각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한화는 당시 확인 실사와 계약 체결 전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계약 무산 과실이 당시 대우조선 대주주였던 산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 9년여 간의 법정공방 끝에 1260억원과 지연이자 등을 포함해 약 40%를 돌려받았다. 이번 거래무산 역시 코로나19라는 커다란 변수로 인한 항공업황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인정받을 경우 HDC현산의 승산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을 맺은 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사실상 멈춰서면서 부채가 인수대금을 웃돌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지난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기내식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위원회로부터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도 HDC현산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점들로 미뤄봤을 때 소송전이 HDC현산에 유리하게 흘러가면 산은과 금호산업은 계약금 반환액을 최소화하는 등 실리를 챙기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의 회계상 문제로 인해 인수에 대한 부담이 있던 HDC현산은 이번 인수무산으로 오히려 기업 재평가를 받는 계기가 됐다”며 “계약이행금 반환소송이 진행될 경우 HDC현산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부분이 많아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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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銀, 76억 '셀프대출' 털리고 뒤늦게 외양간 고치기 서울 중구 소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기업] 이번 주는 국책은행 소식들이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IBK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가족명의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이른바 '셀프대출' 사실이 드러난 한편, KDB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나선 '아시아나항공 매각건'이 사실상 결렬돼 이목을 끌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 화성의 B지점에서 근무하면서 본인의 가족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모두 29건, 75억7000만원 상당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이중 법인기업 5개에 26건·73억3000만원을, 개인사업자 3건에 2억4000만원 대출을 내줬다. A차장이 실행한 대출의 담보물은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이 대부분이었다. 은행측은 이처럼 수년에 걸쳐 아무런 의심 없이 대출이 실행될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최근에서야 은행 검사국의 모니터링 과정 중 A차장의 의심사례가 접수돼 한달 가량 조사를 벌여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와 관련한 윤 의원실에 요청에 따라 이같은 결과를 제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기업은행은 A차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공지했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직원의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비단 기업은행 뿐만 아니라 대다수 은행들이 취급하는 부동산담보대출이 신용대출보다 승인 절차가 수월해 언제든 동일한 범죄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은 성격이 거의 다르다"며 "어느 지점장도 부동산담보를 놓고 일일이 차주 본인 여부 등을 따져보지 않는다. 그건 실무진이 해야 할 업무"라고 말했다. A차장 역시 신용대출에 비해 절차와 통제범위가 까다롭지 않은 부동산담보대출의 특성을 악용, 지점장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통상 신용대출은 개인고객과 법인기업고객 등 대규모의 금액을 취급하는 차주를 대상으로 이뤄지므로 영업점(지점)의 중간 관리자급인 팀장이나 그 윗선인 지점장이 직접 고객을 만나 대출금액 등을 조율하는 절차를 거친다. 반면 부동산담보대출은 담보물인 아파트, 주택 등 부동산 시세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다. 대출금 산정을 위한 내부규정만 따른다면 지점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도 최종 실행까지 큰 무리가 없다는 게 현직 지점장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지점장은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보통 아파트 가격과 함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부채상환율(DTI) 등 내부규정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직원들이 품의를 올리면 팀장이나 지점장은 승인만 해주는 게 관례"라고 밝혔다. 이번 주는 산은이 아시아나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측으로부터 공동투자에 대한 답변을 받는 기한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사실상의 매각 무산, 협상 결렬이었다. HDC현산이 재실사 요구를 재차 요구하는 이메일을 채권단에 전달하면서 1년여에 걸친 아시아나 매각건은 수포로 돌아가는 양상을 보였다. 산은측은 "지금으로선 별도의 공식 입장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HDC현산이 채권단에 보낸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과 HDC현산의 대척점이자 최대 쟁점 역시 재실사의 실행 여부였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일 임기를 마치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무산된 아시아나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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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충분히 피곤하다"…'아시아나 매각 결렬' 연임 변수 서울 여의도 소재 KDB산업은행 전경. [사진=산업은행 제공] 임기만료를 일주일 남겨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연임 제안을 수락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말 최대 이슈로 부상한 '아시아나항공 매각건'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그간 쌓아 온 화려한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과 함께 그의 거취를 예상할 수 있는 최근 발언도 다시금 입방에 오르며 연임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책은행 수장의 선임 절차상, 우선적으로 연임 제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 회장 본인은 4일 현재까지 의사 결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매각건이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최종 거절로 무산되면서 이 회장 연임을 장담한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은 "결코 확신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 세 번째 담판에 나서며 '1조5000억원 공동투자'라는 회심의 카드를 제시했는데도 인수의사가 없는 현산측의 입장이 재차 확인되자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는 이 회장 입장에선 맥이 빠진 상태다. 아시아나건이 무산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취임 후 금호타이어를 비롯 성동조선해양, 한국GM, STX조선해양, 동부제철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구조조정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역대급 회장'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업권 최대의 인수합병(M&A)으로 지목되며 이 회장 경력에 화룡점정으로 평가받을 아시아나건이 결국 결렬됐고, 단단했던 그의 연임 연결고리도 다소 느슨해진 상황에 놓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건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최종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업계 특성으로 미뤄볼 때 연임 직행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KDB생명 매각건 등 이 회장이 매듭을 져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는 점을 들어 마땅한 적임자가 없는 실정에서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만약 이 회장이 연임 제안을 받아들여 재임에 성공한다면 2000년대 들어 최초로 연임하는 산은 회장에 등극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최근들어 공식석상에서 밝힌 언급들이 또 다시 거론되며 연임 제안을 숙고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주어진 일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충분히 피곤하다"며 업무에 치인 피로를 호소한 적이 있다. 여기에다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그의 말은 연임의 뜻을 접고 향후 행보에 대해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보여줄만큼 모두 쏟아부은 격이라 '충분히 피곤하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저같은 일 욕심을 내는 건 귀감이 될 만한데 (연임 여부는) 본인만 알고 있을테니 확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이곳 노조는 "이 회장은 오로지 재벌만을 위한, 재벌을 중심에 둔 특혜 매각으로 조선산업의 근간마저 뒤흔들고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재벌에게 선심 쓰는 이동걸, 무능함의 끝을 보여주는 산업은행장의 연임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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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무산에도 신용도 덕에 웃는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지만 인수 주체였던 HDC현대산업개발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HDC현산은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12주 재실사를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이 3번째 회동을 한지 1주일 만에 보낸 답변이다. 산은은 인수 가격을 최대 1조원 삭감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HDC현산은 여전히 정보 불충분을 근거로 새 제안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무산이 공식화되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HDC현산(A+)에 부여된 ‘부정적’ 등급 전망을 철회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그간 HDC현산 신용도를 불안하게 만든 요인이다. 본업인 건설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HDC현산은 우수한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 운전자본부담도 덜면서 수익성 제고도 기대된다. 다만 정부 부동산 규제로 주택경기 하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용도 하락 요인이 제거된다는 것은 유사시 유동성 확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인수 무산이 공식화되면 검토 후 부정적 전망을 철회할 수 있다”며 “본업에 대한 평가만으로 등급전망이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지만 이는 등급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HDC현산은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 결과는 110억원 주문에 그치는 참패를 기록했다. 이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부정적’ 전망이 철회돼도 시장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재무적 문제가 아닌 신뢰도 측면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직후 신용등급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자금’이었으며 코로나19 사태는 전혀 관련이 없었던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HDC현산이 ‘정보 불충분’을 강조하며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이 투자업계 주된 의견”이라며 “왜 인수를 강행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HDC현산은 계약금(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만큼 공방도 치열할 전망이다.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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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채권단에 재실사 재차 요구…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결렬 서울 여의도 소재 KDB산업은행 전경. [사진=산업은행 제공] KDB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아시아나 인수 공동투자를 제안한 가운데, HDC현산이 12주간의 재실사를 재차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산은 측은 "확인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합병(M&A) 무산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이메일로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내용을 산은 등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계약 결렬에 대한 인수인(HDC현대산업개발)과 매도인(금호산업)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채권단을 대표한 산은측은 "지금으로선 별도의 공식 입장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산은의 신중한 모습과 달리 관련 업계에선 이번 인수건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꺼져가던 M&A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나서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의 담판을 시도했음에도 HDC현산측이 ‘재실사’ 요구를 꺾지 않아 양측 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채권단은 HDC현산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동투자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를 자본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지난달 26일에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이 인수 조건을 조율하는 자리를 가졌고, 이후 정 회장은 일주일가량 고심을 거듭했다. HDC현산이 채권단에 보낸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과 HDC현산의 대척점이자 최대 쟁점 역시 재실사의 실행 여부였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산이 이메일로 최종 답을 보냈다고 들었다"며 "그쪽의 (인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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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법치, 기업들의 이유 있는 반발 [그래픽=조하은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항공 산업 부진과 인수・합병(M&A) 문제로 갈팡질팡하는 항공기업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산은의 제안에 고민스러운 모습니다. 그러나 HDC현산의 고민은 사실상 하루 만에 벗어나는 양상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을 통한 금호고속의 부당거래 내용을 발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납품계약을 이용해 금호고속에 무이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합작법인 모회사가 인수하도록 해 16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다. 관련 법인과 박삼구 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과 동시에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반발과는 별개로 공정위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M&A를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발표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다. HDC현산으로서는 산은의 제안을 피해 M&A 딜을 거절할 충분한 도덕적인 명분이 생겼다. 이스타항공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과 협상이 결렬된 후 사모펀드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발표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주주였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산이 공개되면서 노조를 비롯한 종업원들은 기업 회생을 위해서 주식을 포기한 것 외에는 사재출연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여당이 이상직 의원을 보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스타항공 M&A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한 이유 중 하나다. 대한항공 문제도 논란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대해서 서울시가 공원부지로 지정하려는 것은 일방적인 행정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구책 일환으로 주간사를 선정하고 매각하려는 상황에서 지나친 처사라고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관계자들도 “서울시가 무리하는 것이다.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오너가의 갑질도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던 대한항공은 결국 정치권의 무리한 욕심(?)으로 기업의 반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재확산되면서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전망을 -1.3%로 내놓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수도권 입원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 LG, SK그룹 등이 앞다퉈 자사 연수원을 생활치료시설로 제공하고 나섰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기업이 사회에 보여줘야 할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공헌, 가치경영이 어떻게 실천돼야 하는지 기업들이 솔선수범해 보여줌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ESG 경영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기업 승계와 관련된 이슈로 인해 여러 건의 소송 및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몇 건은 몇 년째 수사만 진행되고 있다. 결국 검찰과 정부가 만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도 하지 말라는 권고를 했다. 그것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검찰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ESG 경영 실천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나 법이 기업들의 합리적인 활동을 막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공=중앙인터빌]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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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산은 ‘파격조건’ 받아도 신용도 불안 지속 [사진=아시아나 제공] HDC현산이 산업은행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파격조건’을 받아들여도 신용도 유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경감된 인수부담을 전부 상쇄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탓이다. 신용도에 예민한 건설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HDC그룹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28일 신용평가업계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과 매각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이 변동되는 탓이다. 공통된 의견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철회해야 그나마 현 등급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은은 HDC현산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각각 1조5000억원씩 총 3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가로 7000억원 규모 영구채도 인수할 계획이다. HDC현산이 해당 안을 수용한다면 기존 2조5000억원 투입에서 최대 1조7000억원(가격조정 1조원+영구채 7000억원)가량 인수부담이 경감되는 격이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로는 인수 후 등급하향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지난해 말 신평사들이 HDC현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대규모 현금유출에 대한 우려”라며 “당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 전이었기 때문에 기존 아시아나항공 현금흐름창출력도 훼손되기 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이 낮아지고 부채 등이 증가하면서 작년 평가 당시보다 경영정상화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수를 위한 자금부담을 덜어도 등급유지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신평사 입장에선 인수자금 규모와 현금유출 후 재무완충력 등을 중시한다. 그러나 HDC현산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향후 아시아나항공으로 빠져나갈 자금이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동안 HDC현산 크레딧 라인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신평사들이 제시한 등급 하향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 등급전망은 ‘긍정적’에서 ‘불확실검토’로 변경됐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과정에서 신평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피인수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해도 신용등급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른 신평사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되는 자금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여파가 크다는 것이 문제”라며 “당장 인수부담이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현금흐름이 담보되지 않으면 결과는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계속 자금을 투입하고 결국 본체도 망가지는 것”이라며 “건설업은 외부조달이 선택이 아닌 필수 업종 중 하나인 만큼 HDC현산 고심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산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회동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인수무산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 향후 계약금(2500억원) 소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HDC그룹 측 승산은 확신하기 어렵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한화그룹이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은 사례는 있다. 당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막혀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못했다는 명분이 있었다. 반면 HDC현산은 한 차례 실사를 마쳐 한화그룹 사례와 비교가 어렵다. 정보 불확실성 해소를 강조한 재실사 요구가 ‘인수무산 명분 확보’로 지목되는 이유다. 향후 소송에서 2500억원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HDC현산이 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시도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며 “이 자체로 HDC그룹에 대한 신용전망은 물론 투자자 신뢰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을 끌어서 HDC현산에 득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며 “하루라도 빨리 관련 논쟁을 끝내고 경영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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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속초서 '속초 2차 IPARK' 분양 중 '속초2차 IPARK' 투시도.[사진=HDC현산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이 강원도 속초시에 '속초 2차 IPARK'를 분양 중이다. 속초2차 IPARK는 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전용면적 79~156㎡, 총 578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이하의 중소형 세대로 전체의 약 98%를 구성했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79㎡ 191세대, 84㎡ 378세대, 113㎡ 3세대, 123㎡ 2세대, 125㎡ 2세대, 156㎡ 2세대 등이다. 입주예정일은 2022년 5월이다. 속초 2차 IPARK가 들어서는 조양동은 속초시 내에서도 중심에 있는 데다 다양한 인프라를 갖춰 지역민들에게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최근 동서고속화철도 속초역세권(KTX) 개발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개통 시 속초에서 서울 용산까지 1시간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속초고속터미널도 차량 5분 거리에 있으며 단지 옆으로 청대로, 온천로, 조양로 등의 도로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어 속초 시내는 물론 양양, 강릉 등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이 쉽다. 인접한 동해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이어지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다. 단지는 청대산 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청초천과 청초호수공원, 엑스포잔디광장 등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일부 가구에서는 설악산 및 청초호·동해 조망도 가능하다. 이마트, 하나로마트, 메가박스 등의 쇼핑·문화시설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인근으로 청대초등학교, 설악고등학교, 속초 시립도서관, 학원가 등 다양한 교육 인프라도 자리하고 있다. 속초 2차 IPARK는 다양한 특화설계를 도입해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단지는 남향 위주로 설계해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시켰고, 일조권을 고려한 동 배치로 개방감이 우수하다. 전용면적 79㎡는 3bay 구조로 통풍과 개방성이 우수하며 주방 바로 옆 침실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 주방 공간을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전용면적 84㎡A타입은 4bay 판상형 구조에 드레스룸과 팬트리 등 수납공간을 강화했고 알파룸이 제공된다. 전용면적 84㎡B형은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구성해 가족들이 모일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전용면적 113㎡ 이상은 펜트하우스로 개인 정원, 카페테리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스가 제공된다. 전용면적 113㎡와 전용면적 125㎡는 한 집에서 두 가구가 살 수 있는 세대분리형(세대통합형 선택 가능)으로 설계됐다. 전용면적 123㎡는 드레스룸 및 부부욕실 구성으로 마스터존을 강화했고, 전용면적 156㎡는 5bay 판상형 구조에 대형 드레스룸과 광폭 파우더룸을 설치하고, 현관 수납기능도 강화했다. 단지 곳곳에는 중앙잔디광장을 비롯한 그라스정원, 야생화정원 등의 조경공간이 꾸며지며 숲속놀이터, 언덕놀이터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중앙광장과 연계된 공간에는 피트니스, 실내골프연습장, 작은 도서관, 어린이집, 경로당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된다. 세대 내 설치되는 월패드를 통해 조명, 가스, 도어록, 난방, 세대 환기 등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으며 엘리베이터 호출, 날씨 정보 및 에너지 사용량 조회까지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시스템도 주어진다. 세대 내 환기 시스템과 함께 미세먼지 정보 파악 및 실내 공기 관리를 할 수 있는 HDC스마트공기질 관리시스템(발코니 확장형 옵션 선택 시)이 설치될 예정이다. 단지 내 놀이터에도 미세먼지 농도 표시 일체형 보안등이 적용된다. 스마트폰 원패스 시스템을 비롯해 원격검침 시스템, 무인택배 시스템 등이 제공되며, 입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방문 차량 등록 및 차량통제시스템과 주차장 비상벨 시스템, 고화질 CCTV, Push-Pull 디지털도어록 등도 적용될 예정이다.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