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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같은 듯 다른 성장 방정식...핵심은 ‘자사주’ [이해진 네이버 GIO. 그래픽=김효곤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인터넷 산업의 대표 주자란 점에서 서로 비교대상이 되지만 성장 방식에선 서로 다른 노선을 걸어왔다. 네이버가 지분스왑을 통한 동맹전선 구축을 선호한다면 카카오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흘 확장하는 전략을 주로 구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활용된 재원은 공통적으로 자사주다.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자금유출을 최소화하고 재차 사세를 확장하는 선순환구조로 평가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가액은 약 6억달러(6600억원)으로 지분 100%를 확보한다. 네이버 M&A 사상 최대규모로, 네이버의 성장 방정식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웹소설과 웹툰 등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면 IP 관련 수입도 증가하게 된다. 앞서 네이버는 지분스왑을 통해 ‘스위트홈’으로 유명한 스튜디오드래곤과 동맹전선을 맺고 있다. 스위트홈은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 자회사다. 네이버는 스튜디오드래곤뿐만 아니라 CJ ENM, CJ대한통운과도 지분스왑을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도 협업하고 있다. 네이버가 CJ그룹과 연합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재원은 단연 자사주다. 각 주체별로 서로 지분을 맞교환해 실질 자금유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에서도 자사주를 재원 카드 중 하나로 꺼내들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그래픽=임이슬 기자] 네이버와 늘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카카오는 태생 자체가 M&A다. 포털 사업자인 다음과 합병해 출범한 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해 사세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업들을 인수해 성장시켜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는 등 ‘상장’은 카카오 기업가치 제고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 시장 평가액 대비 자회사 가치가 50%를 상회하고 있다. 카카오 또한 SK그룹과 지분스왑을 단행했지만 네이버와 CJ그룹에 비하면 그 규모는 크지 않다. 서로 극명한 성장 방식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는 자사주가 꼽힌다. 네이버의 현재 자사주 비중은 10%를 넘으며 5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자사주 2.8%(약 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가 큰 대기업들과 협업 등에서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위치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3억달러(3395억원) 규모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은 자기주식 71만1552주(카카오M 합병 당시 취득한 것으로 처분 의무가 있음)이며 교환가액은 47만7225원이다. 당시 주가를 고려하면 35%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발행금리는 0%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채권(메자닌) 시장에서 제로(0) 금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통상 블록딜을 통한 자사주 매각 등에 할인율이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오히려 자사주를 비싸게 판 격이다. 조달한 재원은 플랫폼과 콘텐츠 등 M&A에 쓰이게 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늘 비교 대상이지만 두 기업은 자금조달과 공급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며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분은 유사하지만 두 기업은 각자가 가진 장점을 기반으로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향후에도 자금활용과 M&A 등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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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백스 백신 기술이전 앞둔 SK바이오…백신 전초기지 기대감↑ [사진=아주경제DB]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위탁생산에 이어 노바백스의 기술이전 계약까지 앞두고 있어 전세계 코로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전초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이같은 백신 위탁생산에 힘입어 올해 예정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정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정부는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2000만명분 구매 계약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와 백신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뒤 정부가 SK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2000만명분 물량을 구매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CMO), 노바백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해당 백신 물량은 이미 생산 중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노바백스 기술이전 계약은 앞서 체결된 CDMO 계약과 별개다. 기술이전을 통해 생산되는 2000만명분은 노바백스 측으로 전달되지 않고 국내에서 바로 접종할 수 있을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바백스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냉장(2~8℃) 조건으로 보관과 유통이 용이하다. 또한 국내 생산에 따라 원액 생산과 보관이 가능해 유효기간도 1~3년으로, 약 6개월 수준인 타 백신에 비해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다.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면 올해 2분기쯤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바백스 물량까지 합쳐지면 정부가 도입하는 백신 물량은 약 7600만명분이 된다. 올해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을 시작으로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코백스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에 이어 노바백슨 2000만명분이 더해지면서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달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오는 3월께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3~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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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화두로 떠오른 ‘핀테크’…가파른 성장세에 흥행 전망 [사진=픽사베이 제공]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핀테크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어로 분류되는 카카오 계열 페이사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웹케시 계열사인 정보 중계 플랫폼 ‘쿠콘’, 스마트 금융 플랫폼을 표방하는 핑거 등 대거 상장 준비 중이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면서 핀테크 업종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IPO 시장에서 흥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 시장에서는 ‘대어’로 불리는 카카오페이는 삼성증권, JP모간을 공동 주간사로 선정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약 3400만명으로 국내 간편결제 플랫폼 중 가장 많으며, 지난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만 2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기업 가치를 약 9조7600억원 추산하고 있다. 이는 국내 3대 금융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의 시가총액(8조3600억원)보다 큰 규모다.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는 핑거는 이번달 말 상장 예정이다. 핑거는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내 최다 금융권 스마트 뱅킹 구축을 했으며, 금융정보를 개인이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마이데이터 사업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에 핑거가 공모하는 주식은 총 130만주, 희망공모가액은 1만3000~1만5000원이다. 웹케시 계열사인 쿠콘도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쿠콘은 올해 상장을 마무리하고 정보 비즈니스 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IPO 시장에서 성공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8년 웹케시 상장 이후로 핀테크기업은 지난해 상장하는 기업이 없었기에 흥행 여부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성이 높은 산업인만큼, IPO 시장에서의 흥행도 당연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서도 핀테크 기업의 상장 열기가 뜨겁다. 실제 선구매·후지불(BNPL) 서비스 핀테크 기업 어펌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날인 13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98%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 활동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디지털 전환’ 흐름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개인의 금융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마이데이터, 인터넷은행 등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사업이 확산됨에 따라 핀테크 기업의 IPO 역시 흥행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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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2000억 'G'(녹색) 채권 발행 추진...'C'(탄소) 줄인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가 대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한다. 지난해 선언한 ‘탄소 중립’에 박차를 가하는 격이다. 탄소배출 주범으로 주목되는 정유·화학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기업공개(IPO) 과정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자금줄을 담당하는 만큼 이번 ESG채권 발행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일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3년(600억원)·5년(700억원)·7년(300억원)·10년(4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으로 증액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각각 –0.3~+0.3%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담당한다. 이번에 발행되는 채권은 전부 녹색채권(Green Bond)이다. 녹색채권은 ESG채권(SRI채권) 중 하나다. 조달한 자금은 전량 탈황시설 설치, 이산화탄소 및 대기오염 물질 저감시설 설치, 에너지효율 증대 등을 위한 환경개선 설비투자에 쓰인다. 올해 들어 일반기업이 발행한 ESG채권은 장기물 중심이다. 금리 수준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향후를 대비해 발행기록을 확보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 혹은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오일뱅크가 ESG채권 시장에 첫 발을 들이는 동시에 발행 사채 전량을 녹색채권으로 구성했다는 점은 시장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친환경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부산물을 사용해 ‘탄소 중립’에 한걸음 더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석회석을 가공해 탄산칼슘을 만드는 것보다 원가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용화 시도는 업계 최초라는 점에서 ‘그린기업’으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 아람코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보유한 2대주주다.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도 이전부터 ‘탄소 경영 시스템’을 가동해왔다. 아람코 또한 탄소 저감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다. 통상 정유·화학 기업은 탄소배출 주범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현대오일뱅크의 탄소경영과 이번 ESG채권 발행 성공 여부는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프리IPO(사전 기업공개)로 일단락된 상장 절차를 재가동할지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8년 회계 감리 이슈로 철회됐지만 그룹 지배구조 개편(대우조선해양·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의 자금줄이자 안정적 체제를 위해 IPO는 필수다. 탄소 경영을 통해 ESG채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새로운 성장 모멘텀 부각에 따른 성공적인 상장이 기대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발행 채권 전부를 녹색채권으로 발행했다는 점은 그만큼 탄소 경영에 자신 있다는 뜻 아니겠냐”며 “이러한 기조가 지속되면 상장 재시도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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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승부수 띄우는 쿠팡, 출구 찾는 이베이 [사진=쿠팡 제공] 지난 2018년 100조원을 넘어선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160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도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온라인유통 매출액은 전체 유통업태 매출액 가운데 49.3%를 차지해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잠식하고 있다.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선두를 다투던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쿠팡과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가 13%씩 차지했다. 그러나 쿠팡이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거듭하는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며 G마켓·옥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 나스닥 상장 앞둔 쿠팡…로켓배송·배달앱·OTT·택배 등 '쿠팡 유니버스' 본격화 쿠팡은 지난해 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출범한 데 이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승인받는 등 새해 벽두부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9년 론칭한 배달앱 '쿠팡이츠'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대전·울산 등 일부 광역시에 머물렀던 서비스지역을 이달부터는 대구·광주시로 확대한다. 이르면 올 상반기 중 경상도·충청도·강원도·전라도·제주도 등 전국을 커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쿠팡이 진출하는 사업마다 차별화를 추구해 고객층의 충성도롤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켓배송으로 '신세계'를 경험하고 로켓와우에 가입한 유료회원은 5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주문 1배달' 전략을 내세운 쿠팡이츠는 서비스지역이 전국을 커버하지도 못한 상태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 10%에 달하며 배민, 요기요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출시한 쿠팡플레이도 와우멤버십과 연계한 무료 혜택을 기반으로 3주 만에 설치자수 80만명을 돌파했다. 쿠팡플레이(OTT)를 비롯해 쿠팡라이브(라이브커머스), 쿠친(택배서비스) 등 신규 사업들도 쿠팡의 멤버십 세계관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업체인 아마존이 미국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이후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출시해 아마존 생태계를 넓힌 행보와 닮았다. 특히 쿠팡이 자진 반납했던 택배 운송사업을 최근 다시 취득하면서 3자 물류사업(3PL)에 진출한 것에서도 아마존의 풀필먼트 사업이 오버랩된다. 쿠팡은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해 우선적으로 로켓배송 물량을 소화한 뒤 장기적으로는 다른 온라인쇼핑의 물량까지 소화하는 3자 물류사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주문 이후 선별, 포장, 배송 등 모든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리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포장·배송해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아마존도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을 통해 수익구조를 정착시킨 바 있다. 다만 쿠팡에게 있어 '옥에 티'는 적자 재무구조다. 지난해 매출액이 1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급격한 외형성장에도 불구,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쌓인 누적 적자는 3조7210에 달한다. 쿠팡의 '버팀목'이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도 투자손실액이 커 추가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쿠팡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조달을 추진하려는 배경이다. 쿠팡은 'IPO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쿠팡이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선 것 또한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초 "쿠팡의 나스닥 상장이 이르면 올해 2분기쯤 이뤄질 것"이라면서 "기업가치가 300억달러(약 32조원)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보수적 투자기조에 성장 정체된 이베이코리아…매각 착수 반면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선두경쟁을 펼치던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 매각작업에 돌입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등을 앞세워 한 때 시장점유율 70%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티몬 등 경쟁업체가 치고 올라서면서 2010년대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사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오히려 수익성에 집중하느라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한 것이 성장 측면에서는 독이 됐다. 쿠팡과 티몬 등이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등 적자 속에서도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사이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는 정체됐던 것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매출액은 2019년 기준 1조954억원을 기록해 2016년 8633억원, 2017년 9518억원, 2018년 9811억원 대비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15억원에 그쳐 2016년(669억원)이나 2017년(623억원)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이커머스업계가 급성장세에 들어선 것에 비해 이베이코리아는 상대적으로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수순에 이르렀지만 인수업체에 따라 G마켓과 옥션이 시너지를 창출하며 새롭게 도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대기업이 인수에 나설 경우 만들어질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자금력을 앞세운 사모펀드(PEF) 등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 간 연합 형태로 인수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쿠팡 등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 이베이코리아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피인수 후 사업적 시너지 혹은 재무적 투자에 따라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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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녹록치 않은 배터리 사업...더 절실해진 자본확충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LG화학을 대상으로 한 소송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재무안정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예고돼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SK루브리컨츠를 생각하면 SK IET 상장 성공이 더욱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3일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신용등급을 각각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SK종합화학 자체 실적 부진은 물론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등급 강등 영향도 작용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부진한 실적과 대규모 설비투자로 내년까지 재무 지표가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우려를 내비쳤다. 국내서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는 AA+를 부여하고 있지만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사실상 AA0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SK이노베이션 등급 부여 과정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이다. 즉 등급 하향은 EBITDA가 줄어드는 반면 순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 수요 위축, 원유 공급 과잉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 등으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매출액의 80%가 석유화학 부문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실적 회복이 기대되지만 자본적지출(CAPEX)과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부문 대규모 투자는 부담이다. 재무안정성과 성장을 모두 챙겨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배터리 부문은 시장 기대와 달리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투자 압박이 지속되면 차입금 확대에 따른 신용도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이는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다시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자본 확충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자회사인 SK IET 상장이 절실한 이유다. 과거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SK루브리컨츠도 아쉬움이 남는다. SK루브리컨츠는 일부 지분 매각으로 선회하고 관련 거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미 수차례 시장 매물로 거론되면서 투자 메리트는 이전 대비 낮아진 수준이다. SK IET 상장과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이 성공한다면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 약 5조원 가량의 자금(구주매출, 지분 매각 기준)이 유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투자은행(IB)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향후 연간 3조~4조원 이상을 지속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대상으로 한 특허 무효소송 8건을 모두 기각했다. 소송 전략이 차질을 빚으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 설비 투자 등 자금유출이 불가피하다”며 “SK IET,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을 통해 일부 자금 부담은 덜 수 있지만 재무안정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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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中 법인 소송 '파기환송'... 8000억 우발채무 부담 덜어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이 재무적투자자(FI)와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작업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미래에셋 프라이빗에쿼티(PE) 등 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지급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깬 것이다. 재판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기업공개(IPO)와 관련 협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동시에 재무적투자자 측에도 일부 책임이 있으며, 두산인프라코어가 원고의 자료제공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신의성실에 반해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IPO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매각 작업에 협조하지 않는 등 주주 간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15년 말 소송을 제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IPO 무산이 경기 악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이후 매각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반박해왔다. 법조계는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만큼 추후 열릴 파기환송심 재판도 두산 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패소했다면 두산인프라코어는 8000억원 규모의 우발 채무를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FI로부터 20%의 지분을 되사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최대 리스크로 꼽혔다. 하지만 재판 승소로 이점이 해결되면서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본계약과 이후 인수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달 31일까지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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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 비용 8000억·승소해도 위험 남아...DIC·현대기계 ‘각자도생’ 유력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후 현대건설기계에 합병되는 게 아니라 각자도생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의 상고심 결과가 이같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송의 승부와 상관없이 상당한 규모의 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법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이하 DICC)’의 주식 매매대금 지급 선고 공판을 연다. 두산인프라코어와 DICC의 재무적 투자자(FI)인 IMM·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 5년간 벌여온 법정 공방의 막이 내리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소송 결과에 따른 비용으로 인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협상의 걸림돌이 돼 왔다. 패소할 경우 막대한 우발채무가 발생하고, 승소해도 잠재적인 위험이 남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패소가 확정되면 두산 측은 DICC 지분 20%를 FI로부터 되사와야 한다. 2심 재판부가 인정한 주식매매대금은 약 7100억원인데, 선고 이후 지연 이자율 15%를 고려하면 8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승소하더라도 FI측 동반매도청구권(Drag Along)은 그대로 남는다. 두산그룹은 지난 2011년 DICC의 지분 20%를 매각할 당시 FI에 동반매도청구권을 약정했다. 3년 내 DICC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FI가 대주주의 지분과 자신들의 지분과 합쳐 제 3자에게 팔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다. 하지만 IPO는 이뤄지지 않았고, FI들의 요구에 따라 DICC 공개매각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소송 결과가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합병을 막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위험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병할 경우 현대건설기계도 위험을 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합병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측은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DICC 관련 소송 결과에 따른 현대중공업 컨소시업 측의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그 방법에 있어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적 위험을 안은 채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는 의미다. 사업영역은 겹치는데 주력 시장이 다르다는 점도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별 회사로 남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탠다. 현재 해외 시장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을, 현대건설기계는 인도·러시아 등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와 DIC는 사업 영역이 상당 부분 겹쳐 합병 대신 각자 경영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합병보다는 공급망과 판매망, 기술 공유 등과 같은 시너지를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14일 소송 결과보다 소송 결과가 31일 있을 본계약에 미칠 영향과 두산인프라코어의 향후 계획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 두산과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오는 31일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4개월 안에 거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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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성장 기대...투자부담 극복 관건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전기차 배터리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도 존재한다. 적자 전환 등 수익성 불안도 문제다.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리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채권투자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3일 3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를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1500억원)·5년물(900억원)·10년물(6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으로 증액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각각 개별민평금리 대비 –0.3%~+0.3%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으며 조달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에 쓰인다. 주관업무는 신한금융투자와 SK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AA+를 유지하고 있지만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하고 있어 등급 스플릿은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한기평이 제시한 등급하향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과 지난해 적자전환 등으로 사실상 AA0로 평가된다. 등급 하향과 실적 부진에도 우량채 면모는 충분히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공모채 시장을 노크한 SK텔레콤과 GSS는 시장 수요가 차고 넘쳤다. 풍부한 유동성과 연초 기관투자자들의 캐리(이자수익)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한 탓이다. 다만 얼마나 많은 수요가 몰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배터리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0(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무려 5배 넘게 상승했다. 반면, 성장 기대감보다는 수익안정성에 집중하는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주가 상승은 큰 의미가 없다. 배터리 부문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대규모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차입 등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는 부담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17년 1조3000억원에서 2019년 말 7조1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100% 완전자회사인 SK IET(디스플레이, 배터리 부품) 상장을 준비 중이다. 기업공개(IPO)에 성공한다면 재무부담을 축소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주력 사업인 정유, 화학, 전기차 배터리 부문 설비투자를 통한 외형 유지와 성장을 위해서도 필수다. 과거 SK루브리컨츠가 세 번 상장 시도 끝에 무산됐다는 점에서 SK IET의 성공적인 상장은 더욱 절실해진다. SK루브리컨츠 상장이 무산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가격이 꼽힌다. SK그룹이 다소 공격적 밸류를 적용하면서 시장 공감대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IB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 상장 당시 자동차 산업은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던 시기였다”며 “전기차도 윤활유가 필요하지만 내연기관과는 일부 다른 측면이 있고 해당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지분 매각으로 선회했으나 이미 시장에서 여러 번 거론된 매물인 탓에 이전 대비 매력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서 중요한 것은 금리 수준이다. 채권투자자들은 배터리 부문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과 SK IET 상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재무안정성 등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속 상승하는 주가와 달리 채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좀 더 냉정한 잣대를 들이민다는 뜻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배터리 업계는 투자를 위한 자금수요를 늘리고 있다”며 “성장을 통한 외형과 수익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글로벌 5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조달비용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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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올 때 노 젓는다’...LG에너지솔루션, 연내 상장 가능성 커져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빠르면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는 지금, 상장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가까운 시일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주요 증권사에 보낼 계획이다. 제안서를 통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면 올해 안에 상장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1분기 지정 감사를 받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요청하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경우 상반기 중에 승인받을 수 있다.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연내 상장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애초 내년으로 예상한 상장 시기를 앞당긴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2차전지 수요의 급증이다. KB증권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130GWh에서 2025년 626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37%씩 성장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약 2배 늘어난 129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업체들의 약진도 상장을 앞당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CATL이다. 배터리 시장 전문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은 24.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차이는 불과 1.6%다. 같은 해 10월까지만 해도 LG가 1위였지만 중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로 CATL이 역전했다. CATL 외에도 국내에는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해외 기업으로는 파나소닉이 TOP5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직 1·2위와의 점유율 차이는 큰 편이지만 이들 기업 모두 큰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부문 진출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기업들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돌입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인수한 맥스웰테크놀로지의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한 배터리를 시범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협력사인 파나소닉과도 이미 조인트벤처(JV)를 세웠다. BMW도 독일 뮌헨에 ‘배터리 센터’를 열고, 오는 2022년 가동울 목표로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 ‘귀쉬안’의 지분 일부를 매입했고, BMW와 함께 출자한 스웨덴 스타트업 ‘노스볼트’를 통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프랑스 자동차 대기업 PSA도 석유업체 ‘토탈’의 자회사이자 배터리 제조업체 ‘사프트’와 합작사를 설립해 프랑스와 독일에 각각 24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와 경쟁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수이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금을 마련을 위해 상장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LG에너지솔루션 출범 발표 당시 LG화학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자금을 적기에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공개를 통해 모집 가능한 자금도 약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해외 배터리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120GWh였던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3년까지 260GWh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증시가 좋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도 상장 계획을 앞당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며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하반기 IPO 대어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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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티몬, 연내 상장 추진…'눈덩이 적자 어떻게?' [사진=쿠팡]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티몬이 연내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코로나 국면 속에서 이커머스 업계가 '파죽지세' 성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상장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들 업체들이 수 년간 지속된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해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발목을 잡을 우려도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도 7일(현지시간) 쿠팡 IPO가 올해 2분기 진행될 수 있으며 300억달러(약 32조67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팡이 최근 쿠팡이츠(배달앱), 쿠팡플레이(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펼치는 배경 중 하나도 IPO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티몬도 올해 하반기 중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미래에셋대우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준비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상장을 성공리에 마친 전인천 전 최고재무책임자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들 업체들에게 올해는 상장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시기로 꼽힌다. 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세도 가속화된 데다가 추가적인 자금 수혈도 시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 7조1530억원을 기록한 쿠팡은 40%대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액이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추가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성은 상장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다. 매년 적자 행진을 거듭한 쿠팡의 누적 적자규모는 2019년까지 3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적자도 6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어 그 동안 쌓인 적자만 4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나스닥은 성장 가능성이나 혁신성을 입증할 수만 있으면 비교적 쉽게 상장할 수 있지만, 사무실 공유 스타트업인 위워크(Wework)의 경우 3조원 이상의 적자가 문제되면서 IPO가 무산되기도 했다. 티몬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티몬이 지난 2017년 상장에 실패한 까닭도 대규모 적자가 발목을 잡으면서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티몬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 지난해 월 단위 첫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40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으로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팔라졌고, 적자 폭도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경쟁력을 재평가 받는 이 시기가 IPO를 추진하기에 적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과 티몬 모두 흑자 전환까지는 최소한 1~3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불확실한 수익성에 대해 투자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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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박 행진 속 상장철회도 증가…양극화 현상 뚜렷 [사진=픽사베이 제공] 2021년 대형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상장철회를 결심하는 기업도 늘고 있어 IPO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 도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사업이 부진하거나 실적이 악화되는 기업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어가 아닌 기업들은 경영상황이 어려워지거나 막상 상장에 성공해도 수익률이 저조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 달 만에 5개 기업 상장 철회…코로나19 쇼크에 포기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등 조 단위의 대어급 공모가 대기하고 있다. 특히 공모주 청약 물량 배정 방식이 바뀌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더욱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부터는 개인투자자가 배정받는 공모주 물량이 최대 30%로 늘어나고, 개인 청약자 물량 가운데 50%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배정되면서 소액 청약자에게도 물량 배정이 늘어나게 된다.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투자자도 손쉽게 IPO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IPO시장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달동안 캠시스, 패스트파이브, 에이피알, 제이에스글로벌, 애니원 등 5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캠시스는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회사로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6월 특수목적회사(SPC)인 캠시스글로벌의 상장을 추진해왔다. 올해 상장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해외법인의 현지 실사가 어려워지자 상장을 보류했다. 국내 공유오피스 기업인 패스트파이브도 지난달 16일 상장을 철회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건물 공실률이 높아지고,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결정이다. 특히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았다. 이 회사는 임대한 건물 자산이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이 2000%에 육박했다. 화장품 유통기업인 JS글로벌도 지난달 18일 코스닥본부에 신청했던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JS글로벌의 상장철회는 사업구조상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것이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140여개 브랜드와 약 3000여개 SKU(운영상품수)를 중국과 아시아 권역에 유통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수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의 절반 수준(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대어나 바이오주에만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대어로 분류됐던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모두 100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90대 1 수준에 불과했다. 대어급 IPO가 아닌 일반 IPO에는 10분의 1 수준의 투자자들이 몰린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공모주에 투자하면 무조건 돈을 버는 '묻지마' 장세가 지속됐지만 하반기부터는 기업의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무조건적인 투자가 아니라 기업의 잠재 가치를 확인하는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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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IPO, 세일즈포인트는 '중고차' [사진=롯데렌탈]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면서 세일즈 포인트에 관심이 쏠린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렌탈 부문보다는 중고차 부문과 카셰어링을 담당하고 있는 그린카 성장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IPO를 재추진중이다. 지난해 10월 상장 작업을 연기한지 3개월만이다. 빠르면 이달 내 주간사를 선정하고 하반기 내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 주력 사업인 자동차렌탈은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메리트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22.4%로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인수하면서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산업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다수의 업체들이 난입해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실제로 차량렌탈 부문 매출액 비중은 지난 2018년 69.3%, 2019년 67.9%, 지난해 3분기에는 64.6%로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중고차 부문은 매출 비중이 점차 확대(2018년 23.2%, 2019년 22%, 2020년 3분기 25.8%)되면서 전체 수익성을 보완하는 모습이다. 통상 차량렌탈 업체들은 고객과 계약기간이 끝나면 해당 차량을 중고차 매매업체 등에 판매한다. 최근 중고차업계 화두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다. 허위·미끼 매물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늘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주를 이룬다. ‘현명한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대기업 인증 등을 통해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아직 국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허용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에 진출한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인증 사업을 시작하면서 역차별 논란이 거론된다. 관련법이 개정된다면 롯데렌탈은 차량렌탈 1위 기업으로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그린카 수혜로도 이어지게 된다. 그린카는 롯데렌탈 종속회사로 카셰어링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경쟁업체인 쏘카가 중고차 판매 사업을 시작한 만큼 그린카 입장에서도 중고차 시장 진출은 롯데렌탈 IPO를 위한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차량렌탈과 카셰어링은 사업상 유사하면서도 각각 B2B와 B2C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B2C 성격이 강해 규모 측면(차량 보유 대수)에서 보면 그린카보다는 롯데렌탈의 투자매력이 더욱 높아진다. 중고차 시장은 단순 판매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비와 진단을 거쳐 캐피탈 등 금융부문으로 이어지는 등 산업 파급력이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롯데캐피탈을 일본 롯데에 매각한 것에 대해 렌탈업은 물론 중고차 시장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허용된 후 롯데렌탈이 상장을 추진한다면 기업가치 제고 측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회사인 호텔롯데 지원여력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무작정 시기를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린카 성장성이 주목되지만 기업 전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세일즈 포인트로는 아직 역부족”이라며 “롯데렌탈의 차량렌탈 부문 시장점유율과 수익안정성, 중고차 시장 성장(B2B)에 대한 기대감 등이 주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B2C) 시기가 불투명하지만 기대감만으로도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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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달라요"…법정금리 연 20%로 인하‧개인투자자 IPO 배정 확대 [사진=픽사베이] 2021년 새해부터는 법정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지게 된다. 초과금리 이용자들의 금리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투자자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공개(IPO)시 일반 청약자 물량이 5%포인트 확대된다.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새해부터는 △코로나19 위기극복 △금융시스템 개편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 편의성 향상 등 5개 분야에서 모두 29가지 제도가 변화된다. 우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힘겨워하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려고 식당‧카페‧PC방 등 집합제한업종의 임차 소송공인은 2021년 1월18일부터 소상공인 특별 대출(최대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집합금지업종은 연 1.9%의 금리로, 집합제한업종은 보증을 활용해 2~4% 수준의 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기존 금융지원 프로그램 이용과 중복 신청도 가능하다. 대출 첫해에는 보증료(0.9%)를 면제하고, 다음 해부터 5년 차까지는 0.6%의 낮은 보증료율 적용이 적용된다. 또 2021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도 현행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되고 사금융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도 연 6% 이내로 제한된다. 따라서 제도권 신용대출이 막혀 불법 사금융에서 30~40%대 고금리로 대출을 받았더라도 6%를 넘는 이자는 원천 무효가 된다. 이와 함께 2021년부터는 개인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된다. 그동안에는 청약증거금을 많이 낸 청약자에게 더 많은 공모주가 배정되는 '비례배정 방식'이라 투자금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IPO 시장에서 사실상 소외됐다. 앞으로는 일반 청약자 배정물량 중 절반 이상은 ‘균등방식’을 도입해 배정하게 된다. 배정물량은 주관사가 청약경쟁률, 예상 공모가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배정 방식을 마련한다.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도 현행 25%에서 내년부터 최대 30%로 확대된다.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 중 최대 5%는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된다. 보험 분야에서는 자동차보험처럼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만큼 보험료를 내는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된다.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실손보험 대비 최대 70%까지 보험료가 저렴해진다. 다만, 도수치료 등 비급여 치료를 많이 받은 가입자는 최대 4배까지 할증된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므로 가입 유불리를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만일 금융소비자가 실수로 돈을 잘못 송금한 경우 보다 쉽고 저렴하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도 2021년 7월 도입된다. 기존에는 수취인이 착오송금액을 반환하지 않으면 송금인이 직접 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들어 돌려받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는 예금보험공사가 수취인에게 착오송금 반환을 안내하고, 필요시 법원의 지급명령 등을 통해 회수한 뒤 관련 비용을 차감해 송금인에게 돌려준다. 정부는 약 두 달 안에 대부분의 착오송금이 회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 플랫폼 활용’ 제도를 통해 은행 앱을 통한 다양한 신규 사업을 지원한다. 은행 앱을 통한 음식 주문과 결제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중으로 저축은행·증권사·카드사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며, 조회 수수료가 종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선해 ISA 제도를 영구화하고 소득 요건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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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장외시장 눈독 들이는 증권사…“틈새시장 공략 시동” [신한금융투자가 제공하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위)와 삼성증권과 두나무가 함께 제공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 사진=홈페이지 캡처] 최근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면서 대형증권사들도 장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와 더불어 기업공개(IPO) 활성화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투자자들을 확보해 수입을 늘리겠다는 움직임이다. 거래 플랫폼을 개설하고 장외 주식에 대한 종목 정보와 분석 리포트를 제공해 새로운 이용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장외시장 시가총액 규모 15조9000억원대···“투자자 모시기 총력”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거래시장(K-OTC)에 등록된 136개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올해 초 14조3031억원이었지만 10월에는 15조9661억원으로 약 1조6630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해 동안 시가총액이 2579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매우 높다. 장외주식시장의 활성화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에 유입된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상장 주식으로까지 확대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업공개(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장내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 미리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도 장외시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IPO 대어’로 불리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장외시장 주당 평균 거래가격이 2만원선이었지만 상장 직전인 8월에는 주당 평균 거래 가격이 7만원대까지 상승했다. 내년에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 소식이 예고되고 있어 비상장 주식의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관련 분야에 소홀했던 대형 증권사들도 발을 들이고 있다. 기존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종목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며 투자자 유치에 애쓰는 모습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운용사인 피에스엑스(PSX)와 제휴를 맺고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정식 서비스 시작했다. 서울거래소는 주요 비상장 기업들의 종목 정보와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장외 주식을 엔젤투자자, 엑셀러레이터, 스톡옵션 보유자들로부터 소싱하고 주식과 현금 교환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한다. 또 비상장 주식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은 서울거래소에 회원가입을 하고 모바일로 신한금융투자의 계좌를 개설해 매매할 수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의사결정을 통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별도의 매매주문을 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주문을 제출한다. 앞서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 제휴하고 지난해 11월부터 비상장 거래 중개 서비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비스 제공 중에 있다. 증권플러스는 시간 제약 없는 거래 협의 기능을 지원한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일대일 협의 가능 시간이 ‘공휴일 포함 매일 24시간’으로 제공돼 투자자가 편한 시간에 언제든 매물을 확인하고 협의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절차도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하는 등 투자자 편의를 위한 절차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다. KB증권도 비상장주식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현재 중개 플랫폼 시스템 개발 중에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장외시장은 거래량이 적어 대형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최근 IPO열기 등으로 장외시장에 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데, 비상장 주식 시장의 확대가 지속되면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자 유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