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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이유 있는 ‘레버리지 경영’...에너지산업 대전환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 에너지·화학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부채 부담이 증가하면서 신용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룹 내 분위기와 시장 반응은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산업이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SK그룹의 공격적 대응이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서 모집금액(3000억원) 대비 7배(2조1700억원)가 넘는 수요를 확인했다. 신용등급 강등과 적자에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유가 하락 등으로 부진했던 정유·석유화학 부문 회복과 배터리 부문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 반응만으로 안심하긴 이르다. 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재무부담도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 2018년 87%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49%로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또한 22.4%에서 39.9%로 증가했다. 약화된 현금흐름과 향후 배터리 및 소재 부문 중심 신규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하면 단기 내 재무부담을 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룹 내 친환경 에너지, 발전 등을 담당하며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고 있는 SK E&S도 투자부담이 상당하다. 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있지만 이익창출력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부여받고 있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그룹 지주사인 SK(주)가 각각 직접 지배하고 있는 핵심 자회사다. 두 기업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ESG경영’ 구호 아래 변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흔들리는 신용도 또한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차입 등을 우려한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산업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에너지산업 인수합병(M&A) 거래액은 1485억달러로 직전분기 대비 10배 늘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대기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주체들의 다양화가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 산유 국영기업들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대형 유틸리티 기업(각국 전력공사 등)과 빅테크 기업(구글, 애플 등)들이 가세하면서 변화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M&A보다 PPA(전력구매계약)를 통해 힘을 싣고 있다. 모두가 주목하는 에너지원은 신재생에너지다. 에너지 트렌드인 전기화, 디지털화, 탈탄소화, 분산화 등에 전부 부합하기 때문이다. 삼정KPMG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면서도 “태양광, 풍력, 바이오, 폐기물,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있어 선택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전기화’ 핵심인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 SK E&S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에 각각 집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인 ‘효율성’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배터리와 ESS다. SK그룹 에너지·발전 계열사들이 재무부담 가중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즉 어떤 신재생에너지를 선택하더라도 에너지저장 역량을 극대화해 나가는 셈이다. IB관계자는 “과거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많았다”며 “현재는 ‘신의 한수’로 표현되는 등 정반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SK그룹은 자체적으로 IB인력들을 영입해 M&A와 투자를 위한 사전 검증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재무부담 확대, 신용도 불안 등이 거론되지만 그룹 내에서는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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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이 ESG경영도 앞선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1년 새해를 맞아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신년사에서 강조한 메시지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ESG 경영의 중요성을 피력해왔다.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에서도 구체적인 성장을 나타내야 한다는 인식이다. 최 회장이 제시한 방향에 발맞춰 SK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해 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ESG 경영에 돌입했다. SK그룹을 필두로 국내 기업들도 점차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재무적 기반과 함께 'ESG'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식품기업 풀무원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ESG 모범생' 중 하나다. 풀무원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지배구조·ESG 우수기업'에서 ESG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9년에는 다우존스가 평가하는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도 116개 글로벌 식품기업 중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풀무원은 사업적 특성을 반영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효율적인 사회공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다. 풀무원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립을 돕는 '강화우리마을 콩나물 사업', 낙과를 이용해 농촌 경제를 지원하는 '아임프룻'(I'm fruit) 음료 개발 등 본업인 식품사업과 연계해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 사회공헌 활동은 경제적 가치창출로도 이어져 다시 본업 투자와 공익사업의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한다. '백산수'를 통해 생수사업에 진출한 농심은 지난 2018년부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아 협업해 전국 10여개 센터와 환아 가정에게 매달 백산수를 지원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해진 환아들은 마시는 물도 예민하게 따져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백혈병 아동을 도우면서 동시에 '백산수'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농심은 백산수 지원대상을 기존 200가구에서 지난해 300가구로 늘렸다. 농심은 종료시점을 정해두지 않고 환아들이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백산수 지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생수지원을 넘어 환아 개개인의 나이와 성별, 개인적 취향을 고려해 장남감·도서·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으로 지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장학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도 많다. '부의 대물림' 속에서 소외된 이들을 지원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KT&G는 상상장학사업을 통해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각 학업단계에서 학습능력은 우수하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회배려계층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SPC그룹은 직·가맹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선발해 등록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약업체 종근당의 장학재단인 종근당고촌재단은 등록금이 비싼 의학·약학, 로스쿨 재학생을 대상으로 최대 7학기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카이스트(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김 명예회장은 “과학 영재가 집결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갖춘 KAIST가 한국 AI를 발전시키는 ‘플래그십(기함)’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근본적인 목표인 경제적 이윤추구도 결국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토대 위에서 꽃필 수 있다"면서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지속가능한 공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이를 본업과 연결짓는 전략적인 접근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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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거부에 정부 규제까지...ESG경영, 이젠 ‘선택’ 아닌 ‘필수’ [표=김성훈기자]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다.” ESG 경영을 주장하는 학계나 정계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국내 5대 기업 그룹 총수 중 한 명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년사다. SK그룹뿐만 아니라 주요 그룹 총수와 기업 대표들은 신년사에서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우리 기업에도 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의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주요 임원 회의에서 “CEO들이 고객·임직원·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세울 때 강력한 실행력이 발휘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메시지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기업의 목표로 제시했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와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역설했다. 카카오는 최근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 ESG 경영 현황과 성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한화는 인수합병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ESG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14일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손잡고 미국에 태양광 사업 관련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태양광·수소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달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고, 그 첫 행보로 미국의 수소·항공 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이처럼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등 ‘ESG 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ESG 경영이 기업의 실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업계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유럽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 정책에 따라, 현대·기아차도 내년에는 유럽에서 벌금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은 2030년부터 가솔린·디젤차의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프랑스도 2040년까지 가솔린차의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일본도 2030년까지, 중국은 2035년까지 가솔린 신차 판매 비중을 5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 나라도 전기차 충전기 의무 구축 비율을 높이고, 친환경차 보급 의무제를 예고하는 등 친환경 미래차 보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생산하지 않는 완성차 기업은 먹고살 수 없게 된 것이다.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Social)과 지배구조 문제(Governance)에 소홀한 기업들도 법의 제재를 받고,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 일본 공적연금 등 투자기관들은 ‘여성 인덱스’를 만들어 투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여성 인덱스란 기업의 여성 비율·여성 신규 채용 비율·여성 임원 비율 등을 말한다. 여성을 채용이나 승진에서 차별하는 기업들은 투자를 받지 못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여성 임원 할당제를 도입했고,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재직 연한을 6년 이내로 제한하도록 상법이 개정됐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과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ESG’라는 용어가 기업의 평판 관리 수단이던 시기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기업들은 이제 생존과 성장을 위해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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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수소사업’ 업고 공모 시장 복귀 가능성 ‘솔솔’ [사진=SK E&S] SK그룹 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SK E&S가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부정적’ 아웃룩이 붙어 있지만 그룹의 ESG 경영 행보를 감안하면 시장을 정면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SK E&S 신용등급은 AA+다. 등급전망은 지난해 말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전력수요 감소, 유가하락 등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확대와 대규모 배당 등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호주 가스전 투자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단기 내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SK E&S는 그룹 지주사인 SK(주)와 공동으로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신주 인수(총 1조6000억원, 지분율 10%) 계약 체결 후 불과 닷새 만에 주가가 취득가액 대비 2배 이상 치솟았다고 밝혔다. 지분가치 상승분만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긍정적 소식이지만 신평사들의 반응은 차갑다. 지분인수를 위한 자금소요(8000억원) 등이 예상되는 탓이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빛을 발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정적’ 등급전망과 현금흐름 상황 등을 고려하면 SK E&S가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SK E&S는 지난해 1월 공모 시장에서 3800억원 자금을 조달한 이후 사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SK E&S가 그룹 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자금유출은 불가피하지만 수소생태계 사업 확장을 적극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역발상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 E&S가 공모 시장에 재차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토 단계라 할 수 있지만 SK그룹이 ESG경영을 적극 강조하고 있어 그 보폭을 맞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룹 내에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파워플러그 투자 성과를 적극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이례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SK E&S는 오는 2월 말 1000억원의 기업어음(CP, 3개월물) 만기가 돌아온다. 8월에는 1400억원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차환 일정이 타이트하진 않지만 차입 만기 구조를 늘리고 ESG 채권 레코드 확보 차원에서 공모 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그룹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신용등급 불일치, 적자 기조에도 공모 시장에 과감히 도전했다. 비록 ESG 채권은 발행하지 않았지만 3000억원 발행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들인 최인근 씨는 지난해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SK E&S는 그룹 미래 먹거리 확보와 동시에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 투자업계 중론이다.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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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美플러그파워 투자, 신평사 의견은 ‘부정적’ SK E&S의 첫 민간 LNG 수송선[사진=SK E&S] SK그룹 에너지 부문의 핵심 계열사 SK E&S가 미국 수소 업체 플러그파워에 투자하며 수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새해 처음으로 밝힌 투자 계획이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안정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이스신평)는 SK E&S의 미국 수소 관련 기업 ‘플러그파워’ 지분 인수에 대해 “재무 부담이 증가해 신용도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주)SK와 SK E&S는 지난 7일 각각 8000억원씩 총 약 1조6000억원을 플러그파워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주)SK와 SK E&S는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수소 시장 공략을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나이스신평은 “과중한 투자로 SK E&S의 재무적 부담이 상승해 2020년 말 기준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는 등급 하향 고려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나이스신평이 언급한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는 순차입금의존도와 총차입금/EBITDA 등이다. 실제로 SK E&S의 순차입의금의존도는 2019년 말 기준 23.8%에서 지난해 9월 29.8%로 증가했다. 총차입금/EBITDA 역시 같은 기간 4.3배에서 8.8배로 급증했다. SK E&S의 재무 상황에 우려를 나타낸 신용평가사는 한신평뿐만이 아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SK E&S의 기업신용등급을 종전의 ‘Baa2/부정적’에서 ‘Baa3/안정적’으로 낮췄다. 마이크 강(Mic Kang) 무디스 연구원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사유로 SK E&S의 플러그 파워 지분 인수를 꼽았다. 강 연구원은 “SK E&S의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는 동사의 공격적 재무정책을 보여준다”며 “이처럼 공격적인 재무정책으로 재무지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K E&S가 차입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1년에서 1년 반 내에 회사의 차입금 대비 운영자금(FFO) 비율이 10~14%로 하락할 것이며, 이는 회사의 종전 신용도인 ‘Baa2’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플러그파워 투자 발표 후 “이번 파트너십으로 수소 분야에서의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SK E&S와 플러그파워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선을 그었다. 신석호 선임 연구원은 “앞으로 SK그룹과의 공동 사업 진행을 통해 사업기반 확장이 가능할 수 있으나, 선제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사업 초기에는 사업적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SK E&S는 “미래 친환경 중심으로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의 급격히 바뀌는 시점인 만큼 해당 분야 투자를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실적 개선과 신규 사업 성과를 통해 재무 개선과 신용등급 회복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 투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선택이지만, 신평사들이 입을 모아 우려하는 재무 위험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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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수십억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소환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SK네트웍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자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2018년 SK네트웍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이후 장기간 계좌추적 등을 통해 SK네트웍스 자금 일부가 최 회장 측에 흘러간 단서를 잡았다는 것이 검찰 측의 설명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해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고, SKC와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임직원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파악한 최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회사 지분을 사위 등에게 헐값 매각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SKC 회장으로 있던 2015년 자신이 지분 100%를 갖고 있던 통신장비 회사 ANTS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자 지분을 사위 등에게 모두 넘겼다. 이때 당시 연 매출 900억원이 넘는 회사를 20억원에 팔아 헐값 매각 의혹을 받은 바 있다.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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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의 2021 첫 일성 '변화에 대응'·'ESG'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국내 그룹 총수들이 2021년을 맞아 ‘변화에 대한 대응’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기술적·산업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친환경을 비롯한 ESG 경영 기조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LG·현대차 등 그룹 총수 등은 잇따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임직원들에게 올해 다짐을 전했다. 신축년 재계 신년사 키워드는 크게 ‘변화에 대한 대응’과 ‘ESG’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위기 극복·새 시대 준비 위한 변화 필요 신년사를 통해 변화를 강조한 대표적 인물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첫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함에 따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다양한 변화 중에서도 ‘고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 또한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 고객 감동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위기와 변화에 대한 대처’를 신년사의 요지로 삼았다. 신 회장은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껏 간과했던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자"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 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년사를 따로 내놓지 않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해 첫 경영 행보로 평택사업장 파운드리 설비 반입식에 참석해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며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학계·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회적 책임 다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 ESG 경영을 강조한 신년사의 대표주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태원 회장은 "SK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 잘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허락한 기회와 응원 덕분"이라며 "기업이 받은 혜택과 격려에 보답하는 일에는 서툴고 부족했고 이런 반성으로부터 기업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특히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린다. 기업도 더는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우리의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이 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지속가능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게 가장 한화다운 길”이라며 "ESG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분야 리더로서 환경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기업을 지탱하는 것은 고객의 믿음과 사랑”이라며 “이를 얻기 위해서 효성은 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또 “환경보호와 정도경영·투명경영을 선도하고,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받는 효성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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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에너지 중심 SK E&S, 대규모 배당ㆍ투자로 재무구조 '적신호' SK E&S의 첫 민간 LNG 수송선 [사진=SK E&S] SK그룹 에너지사업 중심으로 부상한 SK E&S 재무구조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그룹 인사에서 유정주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SK E&S의 그룹 내 위상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순이익을 뛰어넘는 고배당과 계속된 투자 부담으로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신용평가사들은 SK E&S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 E&S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대규모 투자와 배당으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 등급 전망 변경의 주요 원인이다. 한신평 측은 “파주 및 위례발전소 건설을 비롯한 신규 발전소 건설, 해외 자원개발사업 투자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금 지출이 지속되었고 외부차입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SK E&S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138.6%에서 올해 9월 기준 159%로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같은 기간 40.2%에서 44.2%로 늘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조정순차입금을 나눈 비율도 지난해 3.1배에서 올해 6.2배로 급증했다. 또 SK E&S는 2018년부터 대규모 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6715억원, 2019년 7300억원을 배당했다. 순이익 규모를 넘어서는 배당총액으로 배당성향은 각각 162.8%, 118.8%를 기록했다. 이러한 고배당으로 일부 자산매각에도 불구하고 재무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SK E&S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90%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등급 전망 하향의 요인으로 꼽힌다. SK E&S는 LNG 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외형을 확대했고 사업경쟁력도 강화했다. 하지만 사업이 늘면서 천연가스·국제유가 등 원자재 관련 문제로 실적 변동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가 하락·전력수요 감소 여파로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SK E&S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누적 기준 2019년 3분기 4608억원에서 2020년 3분기 118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번 한신평의 등급 전망 조정 전에도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9월 이미 SK E&S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해 6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이래 조정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 E&S는 친환경 기조를 강력하게 밀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기업이지만 재무 관리 실패로 한순간에 기업이 무너지는 사례도 있어 재무 위험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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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ITC 예비패소에도 美 배터리 공장에 1조 투자 강행 이유는 인터배터리2020 행사장 내 SK이노베이션 전시관 [사진=김성훈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제2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1조1000억원 규모 투자를 확정했다. 예비판결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 손을 들어주면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투자를 철회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대마불사’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발행 예정인 그린본드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규모는 1조928억원이며, 내년 1월 발행 예정이다. 그린본드란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SKBA는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자금을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건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7월 착공한 SK이노베이션 미국 제2공장은 11.7GWh 규모로 2023년 본격 가동 예정이다. 건설비용은 총 15억달러로 우리돈 약 1조653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총 3조원가량을 미국 제1·2공장에 투입했고, 장기적으로 총 6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LG화학의 예비승소로 현재 ITC 소송에서 불리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마불사 전략’이라고 보고있다. 대규모 자금 투입과 일자리 마련 계획 등을 통해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수출 금지·공장 가동 금지 등의 조치는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측도 이번 투자 확정 배경에 대해 “미국 국익을 고려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일자리 6000여개를 만들 최대 50억달러 프로젝트"라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2023년 제1·2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21.5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전기차 약 43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대마불사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버디 카터 미국 조지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샌포드 비숍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의원·척 플라이쉬먼 테네시주 공화당 하원의원 등 3명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전기차 배터리 소송 합의를 촉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들 의원은 서한을 통해 "SK가 불리한 판결을 받을 경우 전기차를 사용할 미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미국 근로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양사 분쟁에 대해 해결책을 찾길 정중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공급받는 폴크스바겐과 포드도 지난 5월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SK이노베이션을 옹호하는 입장문을 ITC에 전달하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로비와 투자로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수출 금지 명령을 내리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며 “ITC 판결 연기로 아직 ‘합의’라는 선택지도 남은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20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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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FI 활용한 M&A전략, 하이닉스에 반영 안된 이유는 [사진=아주경제DB] SK그룹은 기업 인수합병(M&A) 등 각종 굵직한 거래에 전략적·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시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높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10조원을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성장과 위험관리 중 한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부인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29일 물적분할을 통해 SK텔레콤 자회사가 된다. 미국 우버테크놀로지는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57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합자회사를 만들어 1억달러(1150억원) 투입해 택시호출 사업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추가 투자유치에도 공을 들이며 성장을 위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SK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 혹은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여 M&A을 추진하거나 사세를 확장하는 것은 최근 몇 년 간 두드러졌다. 지난 2018년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투자플랫폼인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 베트남 빈그룹 지주사 지분 6.1%(1조1800억원)를 매입했다. 베트남에서 신규사업 확대와 전략적 M&A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SK그룹은 IMM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았다. 최근 SK인포섹과 합병을 발표한 ADT캡스는 2018년 SK텔레콤 손자자회사로 편입됐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LSH 지분 55%를 확보하고 나머지 45%는 맥쿼리 등 사모펀드(PEF) 등이 가져갔다. 같은 해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인적분할)한 11번가는 당시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최근에는 아마존도 3000억원 투자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새마을금고(50%+1주)와 함께 자금을 투입했다. SK그룹이 굵직한 거래에서 FI를 끌어들이는 이유로는 위험관리가 꼽힌다. 성장을 위한 선택이지만 사업 불확실성을 간과할 수 없는 탓이다. 다수의 딜(deal)을 진행하는 만큼 많은 자금도 필요로 한다. 국내 여타 그룹도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M&A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SK그룹은 그 중에서도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는 표면적으로 공표된 것일 뿐”이라며 “이전부터 금융시장 생리를 잘 알고 있어 FI를 끌어들이는데 탁월한 면모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M&A는 이해관계자 간 성장과 위험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과정에서 성사되는 데 SK그룹은 그 접점을 정확히 공략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잘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SK텔레콤 자회사들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당 자회사들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충분한 이익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SK텔레콤이 추가 자금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 설득을 위한 능력과 자신감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SK그룹 행보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단독 인수는 이례적이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하면 감내하기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 유출은 부담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로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 편입 시 100%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던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인수에 나선 것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혹시 모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변경된다. 이후 SK텔레콤 투자회사가 그룹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면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가 된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게 되면 오히려 공정거래법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그룹이 지향하는 종합 ICT기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어 단독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점도 있다”며 “SK그룹은 성장과 위험관리라는 중 후자에 더욱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룹 계열사 별 자금 유출입 동향을 통해 SK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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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끌고 스톡옵션 대박도 기대 [사진=SK텔레콤 제공] SK그룹에서 다수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두 기업에 정통한 인물이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SK그룹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SK텔레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내년부터 전량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룹 체질 개선을 주도하는 동시에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은 지난 3일 그룹 인사를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 기업을 한 인물이 수장을 맡아 이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 추진에도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사장이라는 타이틀에 앞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린 이유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박 부회장 취임 후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SKT 중간지주 설립 탄력받을 듯 박 부회장은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중간지주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월 CES에서 “(중잔지주사 설립을) 올해 안에 꼭 하려고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3월 "올해 안에 100%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SK와 SK텔레콤 합병을 두고 박 부회장이 양측 주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SK텔레콤은 통신업 특성상 기업가치 상승이 쉽지 않다. 성장성보다는 안정성 이미지가 강하고 막대한 설비투자와 배당 등으로 자금유출 규모가 큰 탓이다. 신성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 가치가 좀처럼 부각되기 어려운 구조다. SK텔레콤이 사명 변경을 고려한 이유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SK텔레콤 자회사 중 하나다. SK텔레콤에 가치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으면서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SK㈜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이번 인사에서 박 부회장이 SK하이닉스까지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것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설립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최종 단계는 SK와 SK텔레콤 투자회사(중간지주) 합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배구조가 완성되면 SK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신사업들을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바뀐다. 통신, 정유, 화학 등 전통산업 이미지가 강한 SK그룹 체질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자료=전자공시, 기업지배구조연구원] ◆6만6504주 스톡옵션 보유···행사 시점 주목 박 부회장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가능성도 주목된다. 지난 2017년 3월 SK텔레콤은 박 부회장에게 총 6만6504주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기간은 ‘2019년 3월 25일~2022년 3월 24일’(기간1), ‘2020년 3월 25일~2023년 3월 24일’(기간2), ‘2021년 3월 25일~2024년 3월 24일’(기간3)이며 각각 2만2168주 행사가 가능하다. 행사가격은 ‘기간1’에 기준 행사가격, ‘기간2’는 기준 행사가격의 8% 할증, ‘기간3’은 ‘기간2’에 적용된 행사가격에 8%가 할증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박 부회장이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수익도 높아지게 되는 구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박 부회장은 보유한 스톡옵션 전량을 내년부터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인사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에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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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자회사 쪼개고 합치고…하이닉스에 초점 맞춰진 중간지주 [SK텔레콤 본사. 사진=SK텔레콤] SK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암시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동시에 ESG 경영 등 사회적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그 속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지주사의 무덤’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중간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는 SK텔레콤 앞에 놓인 과제는 그 무게가 상당하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선봉에 있는 박정호 부회장의 역할은 더 막중해졌다. 박 부회장이 이 난제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편집자] 기업가치 제고 ‘홀릭’에 빠진 SK텔레콤이 중간지주 전환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가치 제고’와 ‘지주사’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만년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지주사 숙명’이 억누르는 탓이다. SK텔레콤이 향후 이 불문율을 깨지 못하면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3일 SK그룹은 정기 인사를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SK텔레콤 자회사 기업공개(IPO)로부터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고 중간지주 체제로 전환한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는 수년 전부터 거론됐다. 지난해 초 박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100% 달성한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섰다. 당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회사 상장 추진 등에 대한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SK와 SK텔레콤 합병을 두고 박 부회장이 양측 주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성장을 위한 움직임이 강해지는 가운데 양사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통한 박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 것이다. 박 부회장은 취임 이전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주주들 신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ADT캡스-인포섹 합병·티맵모빌리티 분할···자회사 IPO 위한 정지작업 중 현재 SK텔레콤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여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을 발표했다. 상장 전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등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ADT캡스 인수는 물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도 박 부회장 작품이다. SK텔레콤이 시대에 맞춰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오는 29일에는 티맵모빌리티가 공식 출범한다. 박 부회장이 추진 중인 탈(脫)통신 사업 중에서도 가장 주력하던 분야다. 티맵모빌리티 분사 역시 모빌리티 사업 강화와 함께 자회사 IPO와도 연결되는 부문이다.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을 통해 끌어 모은 자금은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확보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 지배구조.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행법 기준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을 일정 수준(상장사 20%, 비상장사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상장사 30%, 비상장사 50%)이 통과되면 그 기준이 높아진다. 설령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도 승승장구하는 SK하이닉스 가치가 매력적인 탓에 지분율을 높일 유인이 생긴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인 SK 손자회사인 탓에 인수합병(M&A) 시 제약이 따른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 상장 가치를 2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 10%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8조원(12월 3일 종가 기준)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상당히 부담이 되는 규모지만 SK텔레콤의 연간 4조원이 넘는 영업활동현금흐름과 2조원가량의 현금성자산, 자회사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구주 매출 기준) 등을 고려하면 재무구조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21년을 시작으로 SK텔레콤 자회사들이 줄줄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IPO를 통해 끌어 모은 자금을 SK하이닉스 추가 지분 확보에 쓰는 등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는 단계는 2022년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T 중간지주, 저평가 지주사 숙명 피할까 현 상황만으로 보면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과 ‘기업가치 제고’는 순탄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두 단어는 지극히 상반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그룹 지주사 대부분은 장부에 기재된 자산가치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는다.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하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은 만년 저평가인 ‘지주사 숙명’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가는 격이다. 지주사가 저평가 받는 것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지목된다.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이 낮아 배당수익이 적다는 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업지주사가 순수지주사 대비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었던 SK C&C가 SK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로 돼 있었다. 양사 합병을 통해 SK가 출범하면서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도 사업지주사인 SK C&C 덕분이었다. 2000년대 들어 지주사 체제는 지분과 재무 레버리지를 일으키기에 좋은 지배구조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현금흐름 창출력 한계라는 근본적 문제가 불거지고 그룹 총수의 지도력 부재라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결국 지주사 체제는 총수의 지배력 확보와 재벌들의 승계 수단에 불과하다는 과격한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 전환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탈바꿈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SK텔레콤 역시 지주사 숙명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SK텔레콤은 기업분할을 통해 중간지주로 전환하면 이후 SK텔레콤 투자회사와 SK가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사를 지배하고 해당 지주사는 수많은 자회사를 직접 거느리는 형태로 변한다. 현재 SK는 사업형 지주사이며 SK텔레콤 투자회사는 순수지주사가 될 전망이다. 합병 시 시장가치를 고려하면 SK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만큼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완성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국내 지주사들은 저평가 문제로 투자 메리트가 낮은 편”이라며 “그룹 총수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보다 지분율 등 지배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와 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SK바이오팜 상장이 SK 시장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던 만큼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과 지주전환 등을 통해 어떻게 ‘지주사 숙명’을 극복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라고 지목했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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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인포섹 합병, IPO 걸림돌 제거...기업가치 제고는 “글쎄” SK텔레콤, SK인포섹, ADT캡스는 2019 세계보안엑스포에서 공동 전시부스를 마련했다.[사진=SK텔레콤] ADT캡스와 SK인포섹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물리와 정보보안을 아우르는 융합보안 1위 기업으로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ADT캡스와 SK인포섹은 각각 B2B, B2C라는 전혀 다른 영업 방식을 갖고 있어 합병 후 시너지에 대한 의문이 따른다. 그룹 내 여타 계열사 대비 두드러지지 않았던 SK인포섹이 ADT캡스 외형 확대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계열사인 SK인포섹과 ADT캡스를 합병한다.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을 합쳐 국내 최고 융합보안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SK인포섹과 ADT캡스는 각각 SK텔레콤의 자회사, 손자회사다. 정확히는 SK인포섹과 ADT캡스 모회사인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LSH)가 합치는 구조다. LSH는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맥쿼리는 지난 2018년 ADT캡스 인수를 위해 55대 45 지분으로 LSH를 공동 설립했다. ADT캡스 상장 시나리오는 꾸준히 제기됐지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증손회사라는 점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ADT캡스 상장은 관련법 문제로 어렵고, 상장을 안하면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의 엑시트(EXIT)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직면에 놓일 수밖에 없다. 결국 SK인포섹과 ADT캡스(LSH) 합병(합병법인 지분 SK텔레콤 62.6%, 맥쿼리 37.4%)은 이러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함과 동시에 강력한 IPO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합병 법인 출범 후 3년 내 기업가치(EV) 5조원 규모 국내 1위 보안전문기업으로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EV란 시가총액과 순부채 합으로 산출한다. 지난해 말 기준 ADT캡스와 SK인포섹 총자산을 단순 합산해도 86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최근 투자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차입금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순자본에 대한 시장 평가를 충분히 인정받아야 하는 탓에 레버리지 경영을 통한 외형확대 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기업가치 제고 여부는 부채 증가 규모를 뛰어넘는 수익성에 달렸다. 상장이 본격화되면 FI인 맥쿼리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사진=SK텔레콤] 다만 양사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캣앤마켓에 따르면 융합보안시장은 지난 2017년 39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 34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융합보안산업 성장에 대한 이견은 없다. 다만 SK인포섹은 SK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국내 정보보안 시장에서 경쟁사 시장점유율을 뺏는다는 것도 쉽지 않다. 사실상 SK인포섹이 그룹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 SK인포섹은 합병 후 SK텔레콤은 물론 ADT캡스 고객 기반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ADT캡스는 B2C(기업 대 개인 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SK인포섹 대비 사업 역량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보안부문에서 무인주차, 홈보안, 퍼스널 케어 등 신규 사업 등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SK인포섹은 합병에 따른 일부 수혜를 볼 수 있지만 ADT캡스 상장과 FI의 자금회수를 위한 단순 몸집 키우기에 치중해 추진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은 SK텔레콤이 이전부터 거론했던 얘기”라며 “SK인포섹은 SK텔레콤 등 든든한 계열사 지원에 힘입어 성장했다면 ADT캡스는 인수 이전부터 물리보안 부문 업계 2위를 차지하는 등 독립 성향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기업의 영업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 이를 어떻게 조화해 시장점유율을 높일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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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박정호, 부회장 승진...SK그룹 ICT 강화 힘 싣는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사진=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통신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 역량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SK그룹은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그룹 통신과 반도체 수장을 겸하게 되면서 ICT 역량 제고를 위해 더 큰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SK그룹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했다. 또 고객과 투자자 등 시장 이해관계자들에게 비전과 성장전략을 제시해 신뢰를 쌓는 파이낸셜스토리에 집중해왔다. 특히 SK텔레콤은 탈(脫)통신을 천명하고 ICT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만큼 이번 인사와 함께 큰 변화가 기대된다. [유정준 SK E&S 사장. 사진=SK E&S]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에너지 관련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SK그룹 에너지 부문을 이끌 전망이다.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은 SK E&S 사장으로 임명됐다. 추 사장은 소재, 에너지 부문에서 그룹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아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수년간 기업 경영환경 변화에 맟줘 SK그룹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등 든든한 밑거름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이 추구하는 파이낸셜스토리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이와 함게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에너지·화학위원회 대신 환경사업위원회를 출범해 ESG 경영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을, 박정호 부회장은 ICT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SK그룹은 이날 신규 선임 103명,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 등 총 107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대비 신규 선임 규모는 축소됐으나 신성장 동력 부문에는 능력있는 인재를 과감히 배치했다. 여성 임원은 총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 배치해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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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적기인데"…최신원 오너리스크에 SK매직 IPO 무산 위기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SK네트웍스 제공] SK바이오팜을 이어 '기업공개(IPO) 대어'가 될 것으로 주목받던 SK매직의 상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년 전부터 내실을 다지며 주간사 선정까지 완료했지만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오너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최 회장 비자금에 발목 집힌 'IPO 기대주' 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K매직은 올 상반기에 매출 5016억원, 영업이익 4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와 165.1%가 늘었다. SK매직의 렌탈 사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렌탈매출은 3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렌탈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36.1%에서 2019년에는 66.4%까지 상승했다. SK매직은 지속적인 매출 호조로 SK그룹 내에서도 '상장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2018년에는 IPO 대표주간사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JP모간을 선정했고 최근에는 IPO를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조율 중이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의 상장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SK매직은 자연스레 우선순위(청구 계획)를 내주게 됐다. 최근에는 SK IET가 차기 IPO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SK매직의 상장이 또 뒤로 밀릴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 IET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크게 각광받는 분야인 2차 전지 관련 회사다. 게다가 SK IET의 모회사가 그룹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인 SK매직은 업종 매력도와 그룹 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불거지면서 IPO 향방은 안갯속에서 헤매는 형국이다. 검찰은 최신원 회장이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지난달 6일 SK네트웍스와 SKC 본사, SK텔레시스 본사, 최 회장의 주거지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2018년 SK네트웍스에서 200억원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면서 불거졌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FIU 자료분석, 계좌추적 등 내사를 해오다 최근 검찰 반부패수사1부로 재배당됐다. 오너리스크가 기업가치 평가에 중요한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상장이 또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리스크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IPO가 오너리스크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SK매직의 실적이 견조하고 렌탈사업의 잠재력이 커 오너리스크를 해결한다면 상장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창사 이래 매출액이 가장 높은 현시점에서 IPO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의 올해 매출액이 1조670억원으로 추산된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1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IPO를 진행에 최적의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