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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100선 돌파 신기록…루비니 교수 “비트코인 거품 1월15일 터진다” [사진=아주경제DB] 코스피가 종가기준 3000선을 넘은지 단 하루만에 3100선마저 돌파하면서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과열 구간이라는 ‘신중론’과 성장산업 위주로 주도주가 재편된 것에 따른 상승이라는 ‘낙관론’이 부딪히고 있다. 시장이 과열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비트코인 거품이 1월15일 터질 것이라 발언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 3100포인트 돌파···신중론 vs 낙관론 의견 팽팽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50포인트(3.97%) 상승한 3152.1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들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장중 9만원선까지 올랐으며, 현대차는 애플카 협력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상승마감했다. 삼성전자(7.12%), SK하이닉스(2.60%), LG화학(3.85%), 삼성전자우(4.71%), 현대차(19.42%), NAVER(7.77%), 삼성SDI(5.87%), 셀트리온(2.66%), 카카오(7.83%) 모두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7포인트(0.11%) 하락한 987.79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은 2864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6억원, 2224억원을 순매도했다. 연일 계속되는 코스피 상승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열구간 진입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식시장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지표상으로 과열됐다고 설명한다. 특히 주가가 너무 빨리 많이 오른데 비해 경기 회복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실물경제와의 괴리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낙관론을 펴는 측은 한국 증시의 주도주가 성장산업 위주로 재편됐기에 과거 가치평가 잣대로 시장을 판단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 과거에는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이 포스코, 한국전력 등 전통산업이었지만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네이버, 카카오 등 IT와 바이오주로 바뀌었다. 이들의 성장에 따라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월 15일 거품 터진다는데···구체적 이벤트는 설명 無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급등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다음주에 비트코인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7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1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버블이 터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5일에 어떤 일이 예정돼 있는 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이 출시됐던 초기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비트코인 가격이 4배 넘게 뛰었던 2018년엔 “망할 코인(shitcoin) 거품은 반드시 터진다”고 수 차례 언급했다. 루비니 교수는 비관적 경제 전망으로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예측해 주목받았다. 한편, 비트코인은 8일 오후 5시 기준 444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돼 종가나 상·하한선 등이 없다.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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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신용등급’ SK텔레콤 공모채, 금리밴드 하단 뚫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초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SK텔레콤이 공모채 발행을 추진한다. ‘오버부킹’ 단골손님인 만큼 총수요보다 희망금리밴드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얼마의 주문이 들어올지 관심이 쏠린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7일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3년(600억원)·5년(800억원)·10년(300억원)·20년(300억원)으로 구성했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4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0.2~+0.2%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SK텔레콤은 AAA급 신용등급을 보유한 초우량채다. 통신업 특성상 우수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수요는 늘 차고 넘쳤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 속에서도 사실상 무풍지대에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발행한 20년물 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0.2%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올해는 이보다도 낮은 수준의 주문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으로 무선부문 수익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사업 자체를 뒤흔들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유선부문은 티브로드 합병 효과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SK텔레콤의 부문별 매출비중을 보면 무선 66%, 유선 18%, 보안 7%, 커머스 4% 등이다. SK텔레콤은 ‘탈(脫)통신’을 선언하고 종합ICT 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했다. 자회사인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으로 융합보안 기업으로 도약, 11번가는 아마존과 협업으로 외형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통신 부문 성장에 대한 투자는 필수다. SK텔레콤이 가진 막강한 고객 인프라와 ICT 역량, 풍부한 현금흐름은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비통신 부문이 빠르게 성장할수록 지배구조 개편 속도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도 존재한다. ‘자사주 마법’ 활용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 명분으로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어 온전한 ‘가치 제고’로 볼 수 없다. 자사주는 지주사 전환 시 의결권이 부활되면서 투자회사의 사업회사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국회에서는 자사주 마법을 막는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의무지분율 20%→30%)로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10%가량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다만 개정안은 2022년 1월 이후 신규 지주사만 해당된다.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은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큰 관심거리는 아니다. 지주사 전환 후 발행 채권도 사업회사에 귀속된다. 다만 연대보증을 담당하는 지주사 역량에 따라 금리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통신업 현금흐름이 워낙 안정적인 탓에 지배구조 개편 등은 수요예측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비통신 부문 강화와 지주전환 후 그룹 전반 지원 능력이 향상되면 조달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늘 수요가 많았던 만큼 오버부킹이나 증액발행규모 보다 희망금리밴드 하단 대비 낮은 수준에서 얼마나 주문이 들어올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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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배반적인 법안…자・손회사 지분 늘리라면서 사익편취・3%룰로 규제 [출처=픽사베이] 지난해 말 경제3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관성 없는 정책 탓에 계열사 지분을 늘리는 것도, 줄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경제 근간이 흔들리지면서 정상적인 기업 간 거래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의무 지분율은 기존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각각 오르게 된다. 개정안이 적용되는 시기는 2022년 1월 이후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어 시행 시기 이전 체제 변경을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SK하이닉스 지분을 10%가량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8조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상당한 부담이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기존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확대됐다. SK㈜와 ㈜한화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으나 이번 개정안 통과로 포함됐다. 사익편취 규제 강화로 국내 그룹들은 내부거래를 줄이거나 총수일가가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통상 책임경영 명목으로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리는 기대요인은 사라질 전망이다. ‘3%룰’ 적용은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대치된다.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을 늘려도 의결권이 제한되는 탓이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확대할수록 투기자본은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공격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공정거래법 및 상법 개정안]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 통과는 국내 주요 그룹들에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간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출자요건은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국내 그룹사들이 지주체제로 전환했고 계열 지배력은 약해졌다. 지주체제 전환의 불완전성(경제력 집중 억제 제도 부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책에 순응한 결과가 오히려 고립된 위치로 자신들을 몰아붙이는 형국이 돼 버린 탓이다. 국내 그룹 계열사들은 자회사 등에 대한 지분을 늘려도, 줄여도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지주사는 ‘만년 저평가’ 탓에 투기자본의 주력 타겟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들은 지주사 전환 최대 목적으로 ‘적대적 M&A’ 방어에 중점을 뒀으나 각종 법안 개정으로 그 힘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3법(공정거래법, 상법, 금융그룹감독법)이 시장 경제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상적인 기업 간 거래마저도 막을 수 있다. 일관성 없는 정책에 국내 재계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정치와 경제 이슈를 구분하고 2022년 이후에도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경제3법 통과를 두고 기업을 옥죄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발언 또한 그 연장성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경제3법 등 기업을 제약하는 법안이 무더기로 입법됐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을 제한하고 경제활력도 저하되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비용이 늘어나는 정책은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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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치킨게임’ 약화...슈퍼사이클 호황 기대 [사진=삼성전자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덮친 2020년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운 동시에 산업 재편을 촉구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산업은 더욱 도태된 반면 오히려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산업도 존재했다. 끊임없는 혁신과 그에 따른 결과는 각각 대가를 치른 셈이다. 2021년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국내 산업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점검해본다 <편집자> ‘치킨게임’ 대명사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은 이전 대비 그 경쟁강도는 약화된 모습이다. 국내 대표 산업이라는 점에서 내년에도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화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치열한 수(數) 싸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올 초만 해도 암울했던 반도체 산업 전망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인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벨류 체인 붕괴를 우려한 수요자들이 주문량을 늘린 것인다. 2019년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확인, 화웨이 제재(2020년 8월 17일) 이후 중국 경쟁사(샤오미, 오포, 비포 등)의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주문 확대 전망이 반도체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메모리반도체 부문 중에서도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공고한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간 지속된 ‘치킨게임’의 결과물이다. 반면 낸드플래시 부문은 6개사가 경쟁하고 있어 가격 측면 D램 대비 비우호적 사업 환경이 예상된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낸드 설비투자 확대를 2022년까지 공격적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D램과 낸드의 다소 상반된 행보에 2021년 메모리반도체 전반 수익성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D램 중심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전이 예상된다. 특히 D램 부문은 공급 우위 사이클이 일단락된데 이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속속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어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2021년 반도체 기업의 낸드부문 투자가 집중돼 있어 수익성은 2022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는 투자 규모가 크고 연구개발비용도 높아 현 상황에서 가격 경쟁은 출혈이 불가피하다. 다만 업계 전반 통합 등 재편이 이뤄지고 있어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낸드 시장은 규모 확대 여력이 D램 대비 충분하다”며 “산업 통합이 필요한 성장 사이클 국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 전망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 충분한 수익성 확보가 예상된다. 낸드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수급상 D램 가격이 2018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는 수요 대비 공급이 지극히 낮은 수준에 있었던 탓이다. 고부가가치 무게추가 낸드에 이어 비메모리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 전반 ‘공격’과 ‘방어’ 모든 측면에서 피곤해질 수 있다. 국내 신평사들이 내년 반도체 산업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크레딧 전망에 별다른 조정을 하지 않는 이유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부문 치킨게임은 과거 대비 완화됐지만 이러한 상황이 단가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다”며 “업계 전반 슈퍼사이클에 진입해도 시장점유율 고수 등을 위한 설비투자 등이 지속되는 탓에 자금유출에 따른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금 통제, 활용 등 그 효율성을 얼마나 높게 유지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시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한국신용평가]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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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주사 장려 방식에 '신규 고용'보다 자회사 지분 확보에 돈 쏟을 판 [사진=아주경제DB]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지난 2018년 11월 발의됐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한 번도 상임위원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 그러다 이달 3일 하루 논의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1980년 법 제정 후 40년 만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모든 반대와 읍소를 무색하게 한 졸속 입법이었다. 논란이 됐던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유지됐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독소 개정안은 그대로 담겼다. 담합(매출액 10%→20%), 시장지배력 남용해외(3%→6%), 불공정거래행위(2%→4%) 등에 대한 과징금이 각각 두 배로 늘었다. 대기업집단 공익법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기업결합(M&A) 시에도 인수금액이 큰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합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현행 인수대상 회사 매출액이나 자산총액 300억원 이하면 면제). 공정위는 후속 시행령 등을 통해 관련 기준을 세울 방침이다. 하지만 기업간 M&A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표=김성훈기자] ◆개정안이 오히려 지주회사 체체 가로막아 이 외에도 기업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많은 규정이 생겼다. 그 중 재계에서 가장 문제를 삼는 것은 지주회사에 대하 자·손회사에 대한 의무 보유 지분율 확대다. 현행 기준으로 지주회사는 자회사나 손자회사의 지분을 상장사의 경우 20%, 비상장사의 경우 40%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자·손자회사의 지분을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50%까지 늘려야 한다. 정부 스스로 그간 장려해 온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이다. 정부는 “기존에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높지 않아 대기업이 적은 자본으로 과도하게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며 이번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지주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 강화로 인해 지주사 체제 전환 시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늘고, 이로 인해 신규 투자와 일자리 창출 능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4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16개 비지주회사 기업집단이 개정 요건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지분 확보에 약 30조9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약 24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가능한 비용이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다. 현재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SK텔레콤이 개정된 공정거래법을 따르려면 SK하이닉스의 지분 보유율을 30%까지 높여야 한다. SK텔레콤은 현재 SK하이닉스 지분 20.01%를 보유한 상태다. 10일 기준 약 84조8000원에 달는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약 8조48000억원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 SK텔레콤이 이를 미리 상정하고 자금을 확보해두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개정안이 시행되는 2022년 1월 전까지 8조48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만 한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법적 문제나 세금 정산 등의 작업을 1년 안에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정책에 따라 사업 전략을 마련해 실천한 기업집단이 많다"며 "편법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변질된 기업집단과 동일하게 보고 강화된 틀 안에서 규제를 하는 것은 신뢰 측면에서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지분율 지키려다 신용도 하락에 재무안정성 문제 발생도 지주사 지분율 확대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는 비용 관련 문제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3월 롯데지주 비상장 자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같은 롯데지주 자회사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했다. 지주회사가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 40%를 확보해야 한다는 현행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롯데지주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흡수합병 이후 롯데로지스틱스 회사채가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관하면서 A+였던 신용도가 A로 떨어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수익성 약화와 투자 부담이 원인이었다.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자회사 분할합병 과정에서 비용은 물론 신용도 문제와 재무안정성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 롯데지주 설립 때에도 분할합병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약화 문제가 발생했었다”며 “현행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도 많은 기업이 손해를 감수했는데, 코로나19로 경영에 골머리를 앓는 이 시기에 공정거래법까지 신경쓰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0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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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끌고 스톡옵션 대박도 기대 [사진=SK텔레콤 제공] SK그룹에서 다수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두 기업에 정통한 인물이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SK그룹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SK텔레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내년부터 전량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룹 체질 개선을 주도하는 동시에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은 지난 3일 그룹 인사를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 기업을 한 인물이 수장을 맡아 이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 추진에도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사장이라는 타이틀에 앞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린 이유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박 부회장 취임 후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SKT 중간지주 설립 탄력받을 듯 박 부회장은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중간지주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월 CES에서 “(중잔지주사 설립을) 올해 안에 꼭 하려고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3월 "올해 안에 100%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SK와 SK텔레콤 합병을 두고 박 부회장이 양측 주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SK텔레콤은 통신업 특성상 기업가치 상승이 쉽지 않다. 성장성보다는 안정성 이미지가 강하고 막대한 설비투자와 배당 등으로 자금유출 규모가 큰 탓이다. 신성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 가치가 좀처럼 부각되기 어려운 구조다. SK텔레콤이 사명 변경을 고려한 이유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SK텔레콤 자회사 중 하나다. SK텔레콤에 가치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으면서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SK㈜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이번 인사에서 박 부회장이 SK하이닉스까지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것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설립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최종 단계는 SK와 SK텔레콤 투자회사(중간지주) 합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배구조가 완성되면 SK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신사업들을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바뀐다. 통신, 정유, 화학 등 전통산업 이미지가 강한 SK그룹 체질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자료=전자공시, 기업지배구조연구원] ◆6만6504주 스톡옵션 보유···행사 시점 주목 박 부회장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가능성도 주목된다. 지난 2017년 3월 SK텔레콤은 박 부회장에게 총 6만6504주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기간은 ‘2019년 3월 25일~2022년 3월 24일’(기간1), ‘2020년 3월 25일~2023년 3월 24일’(기간2), ‘2021년 3월 25일~2024년 3월 24일’(기간3)이며 각각 2만2168주 행사가 가능하다. 행사가격은 ‘기간1’에 기준 행사가격, ‘기간2’는 기준 행사가격의 8% 할증, ‘기간3’은 ‘기간2’에 적용된 행사가격에 8%가 할증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박 부회장이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수익도 높아지게 되는 구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박 부회장은 보유한 스톡옵션 전량을 내년부터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인사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에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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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자회사 쪼개고 합치고…하이닉스에 초점 맞춰진 중간지주 [SK텔레콤 본사. 사진=SK텔레콤] SK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암시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동시에 ESG 경영 등 사회적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그 속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지주사의 무덤’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중간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는 SK텔레콤 앞에 놓인 과제는 그 무게가 상당하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선봉에 있는 박정호 부회장의 역할은 더 막중해졌다. 박 부회장이 이 난제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편집자] 기업가치 제고 ‘홀릭’에 빠진 SK텔레콤이 중간지주 전환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가치 제고’와 ‘지주사’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만년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지주사 숙명’이 억누르는 탓이다. SK텔레콤이 향후 이 불문율을 깨지 못하면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3일 SK그룹은 정기 인사를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SK텔레콤 자회사 기업공개(IPO)로부터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고 중간지주 체제로 전환한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는 수년 전부터 거론됐다. 지난해 초 박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100% 달성한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섰다. 당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회사 상장 추진 등에 대한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SK와 SK텔레콤 합병을 두고 박 부회장이 양측 주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성장을 위한 움직임이 강해지는 가운데 양사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통한 박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 것이다. 박 부회장은 취임 이전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주주들 신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ADT캡스-인포섹 합병·티맵모빌리티 분할···자회사 IPO 위한 정지작업 중 현재 SK텔레콤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여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을 발표했다. 상장 전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등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ADT캡스 인수는 물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도 박 부회장 작품이다. SK텔레콤이 시대에 맞춰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오는 29일에는 티맵모빌리티가 공식 출범한다. 박 부회장이 추진 중인 탈(脫)통신 사업 중에서도 가장 주력하던 분야다. 티맵모빌리티 분사 역시 모빌리티 사업 강화와 함께 자회사 IPO와도 연결되는 부문이다.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을 통해 끌어 모은 자금은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확보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 지배구조.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행법 기준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을 일정 수준(상장사 20%, 비상장사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상장사 30%, 비상장사 50%)이 통과되면 그 기준이 높아진다. 설령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도 승승장구하는 SK하이닉스 가치가 매력적인 탓에 지분율을 높일 유인이 생긴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인 SK 손자회사인 탓에 인수합병(M&A) 시 제약이 따른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 상장 가치를 2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 10%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8조원(12월 3일 종가 기준)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상당히 부담이 되는 규모지만 SK텔레콤의 연간 4조원이 넘는 영업활동현금흐름과 2조원가량의 현금성자산, 자회사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구주 매출 기준) 등을 고려하면 재무구조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21년을 시작으로 SK텔레콤 자회사들이 줄줄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IPO를 통해 끌어 모은 자금을 SK하이닉스 추가 지분 확보에 쓰는 등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는 단계는 2022년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T 중간지주, 저평가 지주사 숙명 피할까 현 상황만으로 보면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과 ‘기업가치 제고’는 순탄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두 단어는 지극히 상반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그룹 지주사 대부분은 장부에 기재된 자산가치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는다.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하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은 만년 저평가인 ‘지주사 숙명’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가는 격이다. 지주사가 저평가 받는 것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지목된다.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이 낮아 배당수익이 적다는 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업지주사가 순수지주사 대비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었던 SK C&C가 SK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로 돼 있었다. 양사 합병을 통해 SK가 출범하면서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도 사업지주사인 SK C&C 덕분이었다. 2000년대 들어 지주사 체제는 지분과 재무 레버리지를 일으키기에 좋은 지배구조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현금흐름 창출력 한계라는 근본적 문제가 불거지고 그룹 총수의 지도력 부재라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결국 지주사 체제는 총수의 지배력 확보와 재벌들의 승계 수단에 불과하다는 과격한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 전환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탈바꿈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SK텔레콤 역시 지주사 숙명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SK텔레콤은 기업분할을 통해 중간지주로 전환하면 이후 SK텔레콤 투자회사와 SK가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사를 지배하고 해당 지주사는 수많은 자회사를 직접 거느리는 형태로 변한다. 현재 SK는 사업형 지주사이며 SK텔레콤 투자회사는 순수지주사가 될 전망이다. 합병 시 시장가치를 고려하면 SK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만큼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완성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국내 지주사들은 저평가 문제로 투자 메리트가 낮은 편”이라며 “그룹 총수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보다 지분율 등 지배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와 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SK바이오팜 상장이 SK 시장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던 만큼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과 지주전환 등을 통해 어떻게 ‘지주사 숙명’을 극복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라고 지목했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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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박정호, 부회장 승진...SK그룹 ICT 강화 힘 싣는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사진=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통신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 역량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SK그룹은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그룹 통신과 반도체 수장을 겸하게 되면서 ICT 역량 제고를 위해 더 큰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SK그룹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했다. 또 고객과 투자자 등 시장 이해관계자들에게 비전과 성장전략을 제시해 신뢰를 쌓는 파이낸셜스토리에 집중해왔다. 특히 SK텔레콤은 탈(脫)통신을 천명하고 ICT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만큼 이번 인사와 함께 큰 변화가 기대된다. [유정준 SK E&S 사장. 사진=SK E&S]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에너지 관련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SK그룹 에너지 부문을 이끌 전망이다.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은 SK E&S 사장으로 임명됐다. 추 사장은 소재, 에너지 부문에서 그룹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아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수년간 기업 경영환경 변화에 맟줘 SK그룹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등 든든한 밑거름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이 추구하는 파이낸셜스토리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이와 함게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에너지·화학위원회 대신 환경사업위원회를 출범해 ESG 경영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을, 박정호 부회장은 ICT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SK그룹은 이날 신규 선임 103명,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 등 총 107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대비 신규 선임 규모는 축소됐으나 신성장 동력 부문에는 능력있는 인재를 과감히 배치했다. 여성 임원은 총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 배치해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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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수익성에 대한 엇갈린 의견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블로그]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에 나선 가운데 국내외 신용평가사가 수익성에 대한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일 SK하이닉스(AA0)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로 자금조달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해외생산법인 투자자금 조달 등으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도 낮아지면서 이미 국내 3대 신평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한 상황이다. 나신평은 SK하이닉스가 D램 부문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재무부담 완화를 예상했으나 이번 인수 결정으로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판단했다. 당장 키옥시아 지분매각을 통한 재원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등급 전망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부문에서는 낸드플래시 시장 내 여전히 치열한 증설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과점화에 따른 경쟁 감소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합병(M&A) 이후 구조조정 등을 통한 과점화가 진전되기 전까지 공급우위 구조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글로벌신용평가사 스탠다드&푸어스(S&P)는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을 내놨다. 이번 거래로 SK하이닉스가 향후 낸드 시장에서 시장 지위가 강화된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국내외 신평사가 SK하이닉스에 부여하는 신용등급과 등급 트리거 기준이 다른 만큼 신용도 방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발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과점 효과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역시 차입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구체적 자금조달 방안이 나오지 않아 해당 계획 발표 시 이를 점검하고 등급 전망 등을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신평과 한기평 모두 수익성 측면에서는 나신평과 유사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자체 조달’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자금조달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이어 등급 강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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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투자’ SK하이닉스, ABS 발행 카드 만지작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에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SK하이닉스의 향후 자금조달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자체조달을 강조한 만큼 차입과 동시에 자산유동화 방안 중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ABS 발행은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등급 하락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합병(M&A)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텔은 데이터센터 eSSD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모바일 중심인 SK하이닉스와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낸드 부문에서 적자(영업이익률 –15%, 인텔은 20%)를 보고 있는 만큼 이번 거래로 향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낸드 부문에서 모바일 단품 위주인 반면 인텔은 SSD 위주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 양사의 수익성 격차는 큰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1년 말까지 70억달러를 지급하고 2025년 잔금(20억달러)을 치를 계획이다. 다만 10조원(90억달러)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비용발생에 따른 재무부담이 예상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5조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1266억원이며 올해는 전년 대비 업황이 소폭 개선되면서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소요되는 운전·투자자금 등을 감안(약 10조원)하면 현금성자산 활용 비중은 최대 50%를 넘어서기 어렵다. 결국 원활한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은 ‘AA0, 안정적’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제시한 하향검토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어 자금조달 과정에서 차입 비중이 높아지면 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 혹은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석희 대표는 “인수 자금 절반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할 현금흐름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차입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며 “필요시 자산유동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옥시아 투자금 회수는 검토할 수 있으나 가능성이 적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몇 년간 설비투자 감소와 배당 축소 등을 통해 재무악화를 최소화했다. 올해 역시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M&A에 가용할 수 있는 재원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이 자산유동화를 언급한 만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접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매출채권이나 유형자산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매출채권은 5조6000억원, 유형자산은 4조500억원이다. 자산유동화는 기업 상환력보다는 유동화 대상 자산 현금흐름에 의존한다. 만기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 기업 상황에 맞게 자금 상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기업 신용도와 절연이다. 통상 유동화증권 신용등급이 기업 신용등급 대비 높아 조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즉, ABS 발행으로 기업 신용등급 하락 영향을 제한할 수 있으면서도 자금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자산유동화 시 무조건 기업신용등급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유동화 대상 규모가 기업 총자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핵심 사업 여부가 중요하다. 특히 후자의 경우 비핵심사업을 적정가치 이상으로 유동화하면 오히려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조달 방안을 내놓는 시기에 맞춰 신용등급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지만 단순 차입 비중이 높다면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유동화를 통해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면서도 비핵심사업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등급 트리거 발생에 따른 ABS 조기상환 위험도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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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인텔 인수자금 보유 현금+자산유동화로 마련”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가 인텔 낸드 사업 인수에 따른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4일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인수로 3년 내 낸드 자생력을 확보하고, 5년 내 매출을 3배 이상 키울 것”이라며 “디램과 낸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로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해 메모리를 넘어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인수합병(M&A)인 만큼 자금 조달 우려가 크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 대금은 10조3104억원에 달한다. 1차 거래 종료시점(클로징)인 2021년 말에 8조원을 내고 중국 다롄 공장과 SSD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 낸드 IP(지적재산권)와 연구개발(R&D) 인력 등은 2025년에 흡수한다. 이 때문에 인수 발표 당시 SK하이닉스가 자금 마련을 위해 키옥시아 주식을 활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2위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4조원 가까이 투자해왔다. 자금 마련을 위해 디램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인수 자금 절반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할 현금 흐름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차입을 중심으로 필요시 자산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키옥시아 투자금 조기 회수는 검토할 수는 있으나 가능성은 적다”고 단언했다. 이어 “디램은 아시다시피 꾸준히 높은 캐시 창출력 보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대응하면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액이 급격히 줄지 않을 것이고, 기존과 같이 보수적인 운용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 앞서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 의의와 향후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2030년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은 현재의 5.7배인 51억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그에 따라 속도와 전력 효율이 높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비중이 40% 중반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번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성장 핵심 동력이 될 SSD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보하고, 단기간 개선이 힘들었던 규모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8조1288억원에 영업이익 1조2997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6%, 33% 줄어든 수치다. 회사는 3분기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데이터센터향 서버 디램과 SSD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시장의 가격 흐름이 하락 추세로 전환된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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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하락 SK하이닉스, 디램-낸드 균형으로 만회 목표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 이천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디램과 낸드 사업 균형으로 줄어든 실적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8조1288억원에 영업이익 1조2997억원(영업이익률 16%), 순이익 1조779억원(순이익률 13%)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3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데이터센터용 서버 디램과 SSD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모리 시장 가격 흐름이 하락 추세로 전환돼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각각 6%, 33%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디램은 서버 고객 수요 부진에도 모바일과 그래픽 신규 수요, 일부 컨슈머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했다. 그 결과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4% 늘었지만 서버디램 등 가격 약세 흐름으로 평균판매가격은 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제품과 신규 게임콘솔 SSD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9% 증가했다. 그러나 서버향 제품 가격 약세로 평균 판매가격은 10%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PC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디램은 10나노급 2세대(1Y) LPDDR5 판매를 늘리면서 모바일 수요 대응에 집중한다.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HBM 제품 판매도 극대화하는 등 품질 경쟁력 기반으로 서버 디램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방침이다. 낸드플래시도 안정적인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그와 동시에 3분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28단 기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날 실적 발표에선 이석희 CEO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와 ESG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계획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석희 CEO는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 디램과 낸드플래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출 계획”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가 고객과 협력사를 포함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뿐 아니라 주주, 지역사회, 구성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기후변화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최근 RE100에 가입, 2050년까지 소비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DD 대비 일반 SSD는 50%, 저전력 SSD는 94% 가량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에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HDD 스토리지가 모두 저전력 SSD로대체되면 41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절감돼 약 4조2000억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된다”며 “향후 SSD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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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8개사 국내 최초 RE100 가입...최태원 회장 ESG 경영 속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SK하이닉스 등 SK그룹 8개사가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국내 최초로 가입한다. 이번 가입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더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SK에 따르면 그룹 8개사가 오는 2일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등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시작했으며, 현재 구글과 애플, GM, 이케아 등 전세계 260여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본부인 더 클라이밋 그룹이 신청서를 검토한 후 가입을 확정하며,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게 된다. 8개사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늘려갈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및 한국전력 등과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를 공급받는 '제삼자 전력구매계약(PPA)', 한국전력에 프리미엄 요금을 납부하고 전력을 구매하는 '녹색요금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지분 투자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의 관계사들은 발전이나 정유·석유화학·가스 등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자체적으로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RE100과 같은 수준의 목표로 실행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이번 RE100 가입으로 최태원 회장이 지속해서 강조해 온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실천 기업'에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사업 혁신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한발 앞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2018년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열린 CEO세미나에서도 모든 관계사가 각자의 사업에 맞게 꾸준히 친환경 노력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20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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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얽히고설킨 영욕의 산업, 반도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사진=삼성 제공] 대한민국의 대표 상품이 반도체를 세계 1위 위상에 올려놓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영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상을 치른 다음날 바로 출근했다.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이전보다 흐릿할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이 늘면서 위기 아닌 날이 더는 없을 것이다. 특히 할아버지가 결단하고 아버지가 성장시킨 반도체를 키워나가야 할 짐은 막중하기만 하다. 하지만 한국의 자랑이자 숙제인 반도체 산업도 한치 앞을 장담 못할 난관 속에 시작됐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해 초격차 일군 삼성전자 1983년 2월 7일 동경.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창문 너머 흩날리는 진눈깨비를 보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매년 일본에서 새해를 맞던 그가 끼니도 거른 채 잠들지 못한 이유는 삼성그룹의 미래를 건 도박 때문이었다. 날이 밝자 그는 수화기를 들고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에게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반도체, 해야겠습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 사실을 공포해주세요.” 훗날 ‘2·8 동경 구상’으로 불린 순간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사진=삼성전자 제공] 한달 뒤 삼성그룹이 ‘우리는 왜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선언문을 내고 64K 디램 기술 개발 착수도 발표했다. 돌아온 건 냉소와 우려였다. 반도체 사업 조건은 인구 1억명, 국민총생산(GNP) 1만달러, 국내 소비 50% 이상이어야 가능하다는 상식 때문이었다. 당시 한국은 이 조건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했다. 앞서 이건희 당시 동양방송 이사가 1974년 12월 파산 직전인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지만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었다. 기술 부족과 자체 설계 부재, 일본의 견제와 자본잠식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미운 오리 새끼였다. 이에 일본 최고 기업도 힘들어하는 반도체를 어떻게 따라잡느냐는 의문과 3년 안에 망할 것이라는 냉소가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이건희 당시 부회장과 1년 전 미국 IBM과 GE, HP 등을 둘러보며 “늦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던 이병철 회장의 결심은 확고했다. “반도체 사업은 나의 마지막 사업이자 삼성의 대들보가 될 사업입니다.” 삼성전자 2020년 3분기 실적. 반도체가 전분기에 이어 18조원대 매출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자료=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선언 반 년 뒤 세계는 경악했다. 삼성전자가 그해 11월 64K 디램 자체 개발에 성공해서다. 같은 기술 개발에 일본은 꼬박 6년이 걸렸다. 이후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는 디램 세계 1위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선대 회장 타계로 자리를 이어받은 지 5년만이었다. 이듬해 삼성은 메모리 전체 1위에 올랐고, 1994년에는 세계 최초 256메가 디램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은 그해 9월 일간지에 구한말 태극기를 걸고 “한민족 세계 재패, 월드 베스트 정신으로 해냈습니다”를 선언했다. 디램 기술에서 한일 관계가 구한말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암시였다. 이후 삼성은 1995년 S램, 2000년대 플래시 메모리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기 시작했다. 삼성을 반도체 강자로 만든 건 이 회장의 직감과 추진력이었다. 그는 한국반도체 인수 당시 “1973년 오일 쇼크에 충격을 받은 후, 한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하이테크산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한국반도체 파산 위기를 알았을 때는 “무엇보다 ‘반도체’라는 이름에 끌렸다”고 했다. 오감으로 유망 사업을 간파했다는 뜻이다. 젓가락질처럼 미세하고 신발 벗고 들어서는 청결함이 한국인과 반도체산업을 어울리게 한다는 이론도 덧붙였다. 이병철 회장이 낳고 이건희 회장이 기른 미운 오리는 어느새 백조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세계 디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8%에 달한다. 또 다른 조사기관 옴디아는 삼성전자가 2분기 기업형SSD(eSSD) 점유율 34%로 2위 인텔(30%)를 한참 앞지른 것으로 집계했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 이천 공장. [사진=SK하이닉스] ◆LG가 낳고 SK가 키운 하이닉스 최근 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주목받은 SK하이닉스 전신은 LG반도체다. 한국 전자산업의 효시로 불리는 LG는 1999년 정부 주도 대기업 사업조정(빅딜)의 희생양이었다. 앞서 LG는 1979년 대한반도체를 인수하고 이듬해 미국 AT&T 합작으로 금성반도체를 설립하며 ‘미래 산업의 쌀’ 농사에 돌입했다. 비메모리 분야에 강했지만 메모리 비중도 늘렸다. 1994년 생산 품목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LG가 90%, 삼성이 87%였다. 다만 삼성이 선택한 DDR램이 LG전자의 램버스 디램을 제치고 업계 표준 자리를 꿰찼다. 따라서 정부의 빅딜이 없었도 LG가 사업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반대로 비메모리 기술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빅딜 당시의 아쉬움은 구본무 당시 회장의 행보로 엿볼 수 있다. 그는 1999년 4월 LG반도체 지분 전부를 현대전자에 넘긴 뒤 14년간 전국경제인연합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전경련은 LG반도체 빅딜 실무를 주관하고 평가기관 선정도 주도했다. 본사가 있는 여의도 LG트윈타워와 전경련은 걸어서 20분 거리다. 1999년 김대중 정부에 의해 현대로 넘어간 LG반도체는 2011년 하이닉스가 돼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LG에겐 여력이 없었다. 2010년 스마트폰 쇼크 때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한 상황이었다.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투자와 심한 메모리 가격 변동도 걸림돌이었다. 주력으로 자리잡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가 함께 하락세를 타면 그룹 전체에 미칠 영향이 컸다. [자료=삼성증권] 오갈 곳 없던 하이닉스를 품에 안은 사람은 ‘행복 경영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그는 2012년 2월 하이닉스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 나타나 “하이닉스가 행복할 때까지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와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이후 세 번째 SK그룹 도약의 발판으로 거듭났다. 반면 LG는 반도체로 한 해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당분간 이어가게 됐다. 그 몫은 SK가 가져갔고, 낸드 시장 2위에 오르게 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33.8%), 2위 키옥시아(17.6%), 3위 웨스턴디지털(13.9%)이다. 그 밑으로 SK하이닉스(12.2%)와 마이크론(11.2%), 인텔(10.6%)이 시장을 나누고 있다. 두 회사 낸드 점유율을 합치면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가 된다. 얽히고설킨 영욕의 반도체 산업은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게 됐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산업의 가치를 명확히 정리한 어느 경영인의 말이 아쉬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앞으로 전자제품은 반도체 덩어리가 될 테지만 위험부담이나 투자 규모, 기술 장벽 때문에 세계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는 몇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를 파는 기업은 돈을 벌 수 있고,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TV나 VCR 등 최종 제품만 만들어 파는 기업은 돈을 벌 수 없습니다.” 1992년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저서 ‘오직 이 길밖에 없다’에 남긴 말이다. 20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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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SK하이닉스, 속도 부추기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블로그]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몸집이 커질수록 SK텔레콤이 추가 지분 인수를 위한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함과 동시에 인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 전환도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한 ‘2020 CEO’에서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매년 가을에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시대 변화에 따른 경영 화두를 던지며 그룹 발전을 위한 주문을 해왔다. 이번 발언은 그간 사회적 기업을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내막을 보면 기업가치 제고 연장선에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결정한 직후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10조원을 투입한다. 해당 자산은 2021년과 2025년에 두 차례에 걸쳐 마무리 된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단기 재무부담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성장성과 사업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반도체다. 과거에는 D램과 같은 단품 형태로 팔렸지만 대용량 저장장치 확대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SSD는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비메모리반도체), 펌웨어 등이 합쳐진 형태다. 즉 낸드플래시는 컨트롤러와 함께 복합 형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SK하이닉스가 메모리와 비메모리반도체 전반 기술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사업이다. SK하이닉스 성장은 그룹 경쟁력에도 일조한다. 그러나 현재 SK그룹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사세 확장이 쉽지 않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탓에 인수합병(M&A) 시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는 탓이다. [자료=공정정래위원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그룹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이어져왔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SK텔레콤을 인적분할 해 투자부문을 중간지주사로 두는 것이다. 현재는 그룹 지주사인 SK㈜가 SK텔레콤을 지배하고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산하에 두고 있다. 개편안이 추진되면 ‘SK㈜-SK텔레콤 지주회사-SK하이닉스’ 형태로 바뀌게 된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M&A 추진 시 지분투자 등도 시도할 수 있어 자금부담을 덜게 된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SK하이닉스 활용 폭도 넓어지는 셈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은 20%다. 추가로 10%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6조원(최근 시가총액 기준) 자금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텔레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지분 매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통신업을 기반으로 매년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또 원스토어를 선두로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웨이브 등 핵심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큰 걸림돌은 아니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확장하면서 기업가치가 빠른 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자회사 IPO만으로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10% 확보를 위한 자금이 6조원에서 더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사세 확장을 결정한 이상 SK텔레콤도 빠르게 움직여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올해 초 SK하이닉스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SK텔레콤이 지분 인수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줄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기존 SK텔레콤이 보유한 자사주는 761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9.42%다. 추가로 2.5%를 사들여 총 12%로 늘어나게 된다. SK텔레콤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소각 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에 우려를 표명했다. 자사주 매입 신탁 계약은 2021년 8월 27일까지로 여유가 있지만 실제 체결은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 인적분할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두는 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최종적으로는 SK㈜와 SK텔레콤 지주사를 합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 자사주는 SK가 SK텔레콤 지주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일명 ‘자사주 마법’이다. 실제로 과거 SK C&C와 SK 합병 전에도 SK는 자사주를 사들였고 합병 후 소각을 통해 최 회장 지분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커지고 그만큼 기업가치 제고도 어려워진다”며 “실탄이 필요한 SK텔레콤이 자회사 상장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SK하이닉스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가 시작되는 내년 말 전에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핸 대부분의 작업을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2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