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년 만에 위상 엇갈린 카카오-OCI…"동적역량 중요해진 시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0-05-09 12:34:00

OCI, 지난해 재계 순위 카카오에 한단계 앞서

카카오 9계단 상승…OCI, 상호출자제한집단 빠져

"사업환경 급변…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경쟁력 좌우"

[왼쪽부터 카카오, OCI 사옥.(사진=아주경제DB)]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순위에서 가장 희비가 엇갈린 곳은 어디일까.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 카카오와 OCI다. OCI는 지난해 31위로 32위 카카오에 한 계단 앞서 있었지만 1년 만에 23위(카카오)와 35위(OCI)로 위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고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역량에 따라 향후 기업 경쟁력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 카카오, 공격적인 사업 확장 속 '최대실적' 행진

카카오는 3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위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무려 9계단 상승하며 2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원을 넘기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한 것이다.

카카오의 성장동력은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인 사업확장이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주주로 있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지분을 취득,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한 데 이어 스마트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투자하면서 신규 계열사도 크게 늘렸다. 올해 카카오 계열사는 26개 늘어난 97개로, 1년 사이 대기업집단 중 계열사가 가장 많이 늘었다.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조898억원, 영업이익 2066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처음으로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183%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매출액 8684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분기 최고 실적을 새롭게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서비스 증대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광고사업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한 카카오톡 광고 '톡보드'는 3000곳이 넘는 광고주를 확보하면서 하루 평균 5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OCI, 중국發 치킨게임에 '넉다운'…사업철수에 희망퇴직까지

작년까지만 해도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카카오보다 우위에 있던 OCI는 올해 35위로 내려앉았다. 자산총액도 9조9000억원으로 줄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OCI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공시·신고 의무 및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만 받게 된다.

OCI는 주력으로 삼았던 태양광 소재사업이 '치킨게임'에 접어들면서 경영악화에 빠졌다.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저가제품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특히 태양광 산업의 핵심원료로 꼽히는 폴리실리콘은 kg당 지난해 평균 8.2달러로 떨어졌다.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kg당 14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실리콘시장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 업체였던 OCI는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무려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1424억원으로 집계된다. 결국 OCI는 올해 2월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철수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주력으로 삼았던 폴리실리콘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OCI의 전반적인 사업경쟁력은 현저히 약화됐다는 평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코로나19 국면에 접어들면서 석유 및 카본소재 부문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분기 연결기준 적자는 929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전체 적자액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이번 분기에 기록한 것이다. OCI는 지난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으며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 "불확실한 경영환경 지속…'동적 역량' 따라 기업경쟁력 달라진다"

카카오와 OCI의 기업 위상 변화는 단기간에 급변할 수 있는 현 시대의 단면을 드러낸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유가 급등락 및 코로나19 사태에서 겪었듯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이같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극복하는 역량이 향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부각된 '언텍트' 기술도 사실 4차산업혁명 과정에서 활발해진 '비대면 서비스'가 부각된 것"이라면서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 속에서 빠르게 적응한 기업에게는 기회가 그렇지 못한 기업에게는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력사업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과거와 같은 성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며 "사업환경 변화에 맞춰 기업 역량을 재구성하는 '동적 역량'에 따라 기업 경쟁력도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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