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알짜자산’ 두산솔루스, 매각 장기전 불가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5-19 04:27:00

(주)두산 등 주요주주 주담대 고려...코로나19로 원매자도 부담

채권단, ‘이례적’ 구조조정 압박 완화...헐값 매각 차단 의지

[두산솔루스 홈페이지 캡쳐]

두산그룹 자구안 일환인 두산솔루스 매각이 장기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원매자들이 현금성자산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탓이다.

‘저가 매수’가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쉽지 않다. ㈜두산과 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은 주식담보대출로 이뤄져있다. 싼 값에 내놓으면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적어 자구안 계획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채권단도 두산그룹에 이례적으로 구조조정 압박을 완화하고 나서면서 기업가치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구조조정 현황’(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20곳 대상)에 따르면 기업들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자금조달 등 유동성 확보가 22.5%로 가장 높았다.

현재는 8.8%만이 인력 감축을 진행·계획 중이나 현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32.5%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는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현금성자산이 부족하고 자금조달 여력도 제한적인 기업은 우선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다. 대표적인 곳이 두산그룹이다.

두산그룹은 자산매각, 제반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한다는 자구안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했다.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두산솔루스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지분 51%(6000억원)에 대해 물밑 협상을 진행했으나 ‘낮은 가격’이라 판단하고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다만 경쟁입찰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산솔루스 매각이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주식담보대출과 질권설정이다. 두산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은 총 61.3%(3960만주)다. 이중 53.7%(2125만주) 지분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이뤄져있다. 최근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선순위 질권설정한 규모는 일부에 불과하다. 두산그룹과 총수일가 입장에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아야 자구안 계획 달성이 수월해지는 셈이다.

[두산솔루스 주요주주 및 주식계약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인수자 입장에선 공격적으로 배팅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특히 기업가치를 높이는 핵심 사업인 전지박 부문은 설비투자가 필수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1만t 생산설비를 위한 투자를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돼 매출 확대에 일조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만5000t이 추가되면서 총 2만5000t으로 확대된다. 전지박사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주를 이루면서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동일한 생산량 기준 자본적지출(CAPEX) 절대 규모는 전지박(1만t 기준 1500억원)이 여타 양극재(700억원)와 음극재(600억원) 대비 월등히 크다는 점에서 부담이 된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재무적투자자(FI)보다 전략적투자자(SI)가 나서야 몸값을 높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들도 경영불확실성 대비 현금성자산 확보에 중점을 두면서 적극 배팅을 나설지 의문이다.

채권단이 통산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것과 달리 두산그룹에는 3년이라는 시간을 줬다. 이 또한 두산솔루스 매각이 장기화될 수 있는 이유다. 자산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계획대로 이행하기 위한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전지박사업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 영향이 너무 크다”며 “두산그룹 입장에선 헐값에 매각해봤자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적다는 점에서 거래 주체 간 기업가치를 두고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만 기업들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직면해 인수후보 리스트를 짜는 것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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