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본확충 총력’ 아시아나항공, HDC 달래는 채권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5-18 14:25:00

주식총수·CB발행 한도 개정...추가 실적 쇼크 대비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아시아나항공이 자본 확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실이 된 실적 쇼크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거래 무산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채권단 입장에선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관에 명시된 발행할 주식 총수 개정안과 전환사채(CB) 발행한도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두 안건 모두 자본 확충과 연관이 있다. 이미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식 발행한도를 늘린데 이은 추가적 조치다.

3월 주총(주식발행 한도 6억주→8억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유상증자(신주발행) 참여를 원활히 할 목적이었다. 그러나 HDC현산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HDC현산은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인수의지가 꺾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예상치 못한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인수조건 등을 원점에서 재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자본확충 폭을 더 넓힌 것이다. 현재 기준 HDC현산이 기존 유증 규모를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선은 채권단에 쏠린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1조12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82억원, -549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1387%다. 2018년(649%) 대비 무려 2배 넘게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추이(단위: %)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부채비율이 급증한 시기는 코로나19 확산 전이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시기는 작년 12월이다. 아시아나항공 부실 원인으로 코로나19를 지목하기 어려운 만큼 HDC현산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1분기 실적 부진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2분기는 물론 향후 정상화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다. 항공업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가운데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아시아나항공 재무악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근본적 처방은 아니지만 아시아나항공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부채 감소와 동시에 자본 확충이 필수다. 정부는 항공 등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40조원 규모 기금을 조성하고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대출형태가 아닌 자본형태로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추가로 주식 발행한도와 CB 발행한도를 늘리는 것은 채권단만이 재무개선에 참여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며 “인수조건 재협상 등을 통해 HDC현산이 인수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만약 채권단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영구CB를 출자전환하게 되면 HDC현산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즉 이번 정관 개정안은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HDC현산이 응답할지는 의문이다. 시장 상황이 코로나19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탓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아시아나항공 경쟁력이 명확하지 않고 HDC그룹과 시너지 효과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단순히 부채부담이 줄어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선언과 동시에 종합디벨로퍼 도약에서 갑자기 모빌리티그룹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둘 다 목표로 삼을 수 있지만 의미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M&A에서는 개별 매물이 매력적이지 않아도 인수자와 시너지 효과 등으로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 “HDC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이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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