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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상단 90bp’ OCI, 계산된 조달 전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6-24 05:15:00

A0로 신용등급 한 단계 강등...시장금리 하락에 위안

하향 트리거 일부 충족…현금창출력 한계 극복 초점

산업은행, 주간사 합류...투자자 참여 높이기 위한 조치

[사진=OCI 제공]

OCI가 신용등급 강등 후 공모채시장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밴드상단을 크게 열고 산업은행이 주간사 중 한 곳으로 참여해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현금창출력이 크게 낮아지고 사업구조상 단기 내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점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OCI는 24일 8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3년 단일물로 발행되며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0.1~+0.9%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산업은행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번 딜(deal)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밴드 상단이 90bp라는 점이다. 최근 수요예측에 나선 SK건설(상단 100bp)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OCI는 2018년 4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안정적’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지난 2월 ‘A0/안정적’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채권시장 전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특히 비우량채는 신용등급 하락이 아플 수밖에 없다. 밴드상단을 크게 열고 산업은행을 인수단으로 참여시킨 것도 투자자 참여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상환(1500억원)에 쓰인다. 당시 발행금리는 3%다. 지난 19일 기준 개별민평금리 평균이 2.1%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돼도 이자부담은 크지 않다.

신용등급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폴리실리콘 사업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 부문이다. 2018년 3분기 이후 매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적자전환(-1424억원)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833억원으로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5.4배다. 2018년 0.9배 대비 크게 상승했다. 카본케미칼 부문이 실적 일부를 방어해주고 있지만 폴리실리콘 부진을 전부 상쇄하긴 어렵다. 올해 1분기 카본케미칼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223억원대비 5분의 1가량 축소됐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추가 등급하락도 피할 수 없다. 이미 하향 트리거(trigger) 일부를 충족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부문 실적이 악화된 원인은 2018년 하반기 이후 경쟁사 증설, 중국 보조금 축소 등이다. 이에 OCI는 지난 2월 군산공장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폴리실리콘 생산을 이원화해 말레이시아에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군산에서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만든다. 원가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 영향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태양광 산업 동향을 보면 공급과잉 등으로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누리기 어렵다. 결국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여타 사업으로 확장해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OCI는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지난해 포스코케미칼과 과산화수소 합작법인(JV) 설립 계약 체결했다. JV는 오는 7월 설립되며 향후 반도체 기업들이 증설에 나서면 과산화수소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상업생산 시점은 2022년으로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단기간에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은 크지 않은 셈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단기성차입금 규모는 6000억원에 달한다. EBITDA 창출력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유형자산 손상으로 보유자산을 활용한 담보여력은 축소됐다. 그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보유 지분 매각 등으로 대응한 만큼 추가 매각도 점쳐진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금성자산이 단기차입금 규모를 상회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한 대응여력이 있다”며 “금리밴드 상단을 높게 제시해 수요는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이 현금창출력 혹은 대그룹 계열사 지원 등에 집중하고 있어 수요예측 결과를 낙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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