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회사채 발행나선 현대오일뱅크…업황악화 속 '자신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0-06-25 15:49:23

25일 1600억원 규모 수요예측…민평금리 대비 ±0.50%p 제시

정유업계 1분기 '최악의 적자' 이후 첫 발행…정유사 채권 '시금석'

"실적부진에도 통제가능한 재무구조…유가 등 외부변수 모니터링"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AA-/안정적)가 1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등급전망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돌아섰지만, 우량한 신용등급을 고려했을 때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총 16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만기구조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300억원, 10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0.50~+0.50%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NH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으로 담당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발행 예정액은 1500억원이었지만, 투자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1600억원으로 늘리게 됐다"며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금액은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사채는 정유업계가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 발행되는 정유사 채권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등 정유 4사는 1분기 총 4조377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SK이노베이션·S-OIL(A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현대오일뱅크(AA-)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일제히 조정했다.

이같은 최악의 업황 속에서도 현대오일뱅크가 회사채 시장을 노크한 것은 AA급 우량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회사채 시장은 건설업 등 일부 업종과 A이하 등급에서 연이은 미매각이 발생한 반면, AA급 회사채는 오히려 유효경쟁률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우량채 위주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AA등급과 A등급 간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황이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어 앞으로는 서서히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미국·유럽 등 주요국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말 배럴 당 20달러 초반까지 고꾸라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선을 웃돌고 있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제품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 전까지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3월부터 '13주 연속'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정유업계 수익성 개선도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지난주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하면서 플러스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이 4~5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이번 현대오일뱅크 수요예측 분위기에 따라 정유사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현대오일뱅크는 실적부진 및 투자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통제 가능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산유국의 단기적 감산 합의,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감소 등 외부변수가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외부변수 동향 및 재무실적 추이에 대해 중점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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