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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이 만든 롯데의 변화]①롯데케미칼 몸집 불리기, ‘일본 기업’ 꼬리표 떼기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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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권 분쟁이 만든 롯데의 변화]①롯데케미칼 몸집 불리기, ‘일본 기업’ 꼬리표 떼기 핵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7-28 01:23:00

실적 부진에도 회사채 수요예측 성공...M&A 성장 기대 주효

호텔롯데 지배력 낮아...日 배제·롯데지주 중심 지배력 공고

[그래픽=김효곤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수합병(M&A) 귀재라 불릴 만큼 철저히 계산적이다. 그간 지배구조 개편과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보면 그가 얼마나 고심하고 결정하는지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책임’과 ‘회피’ 사이를 교묘히 오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또한 전략 중 하나다. 계열사별 자금조달 방식도 이를 방증한다. 시장 잡음을 최소화하고 최적화된 길을 택한다. 수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에도 신 회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편집자>

롯데케미칼이 실적 부진에도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성공했다. 그 배경에는 향후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호텔롯데 지배력이 낮은 반면 롯데지주 지배력이 높다. 성장할수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힘을 더욱 싣는 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위한 공모 도전을 피하고 있다. 사모채, 기업어음(CP), 대출유동화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대부분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일부 계열사들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받은 탓이다. 공모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우려 차단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외는 롯데케미칼(AA+, 안정적)이다. 지난 21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공모시장에 도전했다. 무려 1조원이 넘은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실적 부진을 감안하면 일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등급 영향도 있지만 롯데그룹이 화학 사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수요예측 흥행에 일조했다”며 “화학 사업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중요한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이후 그룹 내 비중 역전 

롯데그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통(롯데쇼핑)과 음식료(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다. 그러나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화학 부분이 60%를 넘는다. 유통과 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역전된 시기는 공교롭게도 그룹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2015년이다.

그룹 내 화학 사업을 이끌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2003년 현대석유화학, 2004년 KP케미칼을 인수했다.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을 품에 안았으며 2016년에는 삼성그룹과 ‘빅딜’(삼성SDI 케미칼사업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단행해 몸집을 키웠다.

2016년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비리, 국정농단 사건 등에 휘말렸다.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 등이 겹치며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다.

삼성그룹과 거래 이후 롯데케미칼이 재차 몸집 확대에 나선 것은 지난해다. 히타치케미칼 인수를 놓고 일본 화학·소재기업인 쇼와덴코와 경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그 대신 지난 5월 쇼와덴코 지분 4.69%를 확보했다.

◆화학 성장, '한국 롯데' 입지 강화

그룹 측은 화학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일환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본격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성장을 넘어 ‘일본 기업 꼬리표 떼기’, 즉 신동빈 회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이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이 보유한 한덕화학 지분을 매입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 배경에는 그룹 지배구조와 지분율이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두 축이 중심이다. 롯데그룹이 국적 논란에 휩싸인 가장 큰 이유는 호텔롯데다.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L투자회사 등이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6%), 롯데제과(2.11%), 롯데칠성음료(5.92%) 등 그룹 주요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지분은 0.7%에 불과해 여타 계열사 대비 영향력이 극히 낮은 편이다.

롯데지주(신동빈 회장 11.8% 보유)는 롯데케미칼 지분 23.24%를 보유 중이다. 화학 사업이 성장할수록 신동빈 회장과 ‘한국 롯데’ 입지는 굳건해진다. 화학 사업은 유통과 음식료 대비 국적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동빈 회장을 초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신동빈 회장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화학”이라며 “그룹 지배구조는 물론 국적 논란 등도 고려하면 화학 사업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전방위 자금조달에 나서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공모시장에 정면 도전한 것도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인다”며 “IB 출신인 신동빈 회장이 자본시장 생리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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