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네이버 독배 마신 손보사들…플랫폼 종속 우려 현실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혜지 기자
2020-07-29 13:33:58

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네이버 플랫폼 가입 결정

수수료, 광고비 등 세부 갈등 표출 시간문제

배달의 민족-자영업 사례…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네이버가 자동차보험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가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자동차보험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일부 손해보험사가 네이버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외 손보사들은 네이버 플랫폼 진입 여부와 시점을 결정하는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네이버의 보험 플랫폼이 활성화하면 소비자가 다양한 보험상품의 가격과 장단점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네이버가 플랫폼 이용으로 수수료나 광고비를 높게 책정하면 결국 보험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와 네이버의 관계가 요식업 자영업자와 음식 배달 앱의 관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보험업계는 금융사에 부여되는 금융당국 규제를 플랫폼 업체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고 책임은 보험사가 지고 이익은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는 불공정한 시장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네이버 플랫폼 진출에 보험업계 ‘술렁’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2일 'NF보험서비스' 상호로 법인 등록을 마쳤다. ▲보험대리점업과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는 보험 판매 플랫폼으로서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과 협의하기로 결정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끝까지 네이버와 손을 잡을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메리츠화재도 플랫폼 서비스 참여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결국엔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하면 삼성화재가 들어가게 될 것이다. 삼성화재는 이미 다이렉트 시장에서 잘 하고 있는데 파이를 뺏길 수 있지만 경쟁이 분명 지금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보험업계 빅브라더로 자리잡나

네이버가 보험업 플랫폼에 손을 뻗으면서 보험업계는 결국 네이버의 보험사 장악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네이버 아이디를 다 갖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거나 가입하는 데에 크게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며 “결국 네이버플랫폼에서 보험을 판매하면 손해보험사끼리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들은 네이버의 보험업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고 있다. 때문에 기존 보험사들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업체에 적절한 규제를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금융사인 보험사에 적용하는 규제를 여러 가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공정한 경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가 보험사에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높은 광고비를 책정할 경우 보험사에 부여되는 광고비 상한선이 없어져 결국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상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네이버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과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신규 계약 성사 수수료로 11%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수수료율은 전화마케팅(TM) 수수료율(5~10%)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지난 28일 자동차보험 진출 및 수수료와 관련해 논란을 의식한 듯 “보험사와 수수료, 광고비 등에 관해 협의 중인 것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배민 사례 보며 부작용 우려도

자칫하면 추후엔 해보험사와 네이버의 관계가 1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배달 앱 ‘배달의 민족’, ‘요기요’ 관계와 유사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많은 보험사가 출혈경쟁으로 내몰리고 플랫폼 사업자만 이득을 보는 구조가 정착하는 것을 우려해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GA(법인보험대리점)가 생긴 초창기에 GA 간 과당경쟁 구조가 형성돼 불완전판매가 늘었고, 결국 불완전판매 사고 책임은 보험사에 모두 지게되는 일이 발생했었다”며 “최종적으로 네이버와 보험사의 관계가 자영업자가 앱에 종속된 것과 유사한 관계가 될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반면,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전날 신사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보험 플랫폼은 우선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보험 교육과 필요한 보험 상품을 알리는 데 중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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