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엇갈린 화장품 '빅2'...경영방식 차이서 희비 교차

강지수 기자입력 2020-08-05 17:08:00
오너경영인 서경배, '화장품 한길' 철학 지키며 전문성 키워 전문경영인 차석용, M&A로 외부인력 영입하고 사업 다각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왼쪽),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아주경제DB]


지난 상반기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이 엇갈렸다. 두 기업이 '외길'과 '다각화'라는 상반된 전략을 펼쳐 왔던 만큼 관심은 더 컸다. 결과는 LG생활건강의 완승이었다. 사업 다각화 여부가 이번 승패를 갈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역대 2분기 실적 기준으로 61연속 성장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이익이 68% 줄어드는 어닝쇼크에 시달렸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에만 집중한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생활용품·음료 등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화장품 부문 손실을 완충할 수 있었다.

◆오너경영인 서경배 vs 전문경영인 차석용

아모레퍼시픽은 오너가 2세인 서경배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오너경영 체제다. 반면 LG생활건강은 2005년 외부 전문가 차석용 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서 회장이 펼치는 '화장품 집중경영' 전략을 오너경영 체제와 연관 짓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선대회장은 국내 화장품 시장이 형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우물을 판다'는 철학을 갖고 사업을 성장시켜 왔다. 서 회장 또한 서 선대회장 뜻을 물려받아 화장품 한길 전략을 펼쳤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으로 자리잡은 아모레퍼시픽은 해외로 진출해 'K-뷰티'를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반면 차 대표는 LG생활건강에서 '구원투수'로 영입한 인물이다. 미국 공인회계사(AICPA)와 경영학석사(MBA), 로스쿨 수료 이후 미국 P&G에 입사해 여러 부서를 거치며 산전수전을 겪은 경영 전문가다. 이 때문에 당시 차 대표는 '이빨 빠진 호랑이'였던 LG생활건강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브랜드를 정리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차 대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적 성장을 시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가 취임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실행한 M&A는 무려 24건에 달한다. 각 부서 전문가와 소통을 강조하는 그는 인수합병을 통해 자연스럽게 외부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위에서 아래로 vs 아래에서 위로

LG생활건강이 매년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에는 차 대표가 힘 있게 추진했던 M&A의 역할이 컸다. 2005년까지만 해도 LG생활건강 생활용품 비중은 화장품보다 컸다. 차 대표는 '후' 등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화장품 사업 비중을 키웠다. 부진했던 음료 부문도 부활했다. 실적 발표 때마다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이 쓰이는 이유다.

그는 음료 부문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한국음료, 2011년 해태htb(구 해태음료) 등을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다. 2013년에는 건강기능성 음료 시장 확대를 위해 영진약품 드링크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화장품 부문 M&A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지난 2014년에는 'CNP코스메틱스'(구 차앤박 화장품)을 인수하면서 더마코스메틱(피부과학 화장품) 분야에 일찍 진출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색조화장품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OEM·ODM 업체 '제니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신 2015년 말 사내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을 출범하면서 톡톡 튀는 신사업 아이디어 제안을 적극 장려했다. CEO가 적극적인 M&A 등으로 신사업을 지휘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권한을 주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린 스타트업은 아모레퍼시픽 직원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린 스타트업을 통해 매년 2개의 팀을 선정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2년간 제품을 개발을 지원한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면 정규 브랜드로 승격한다. 지금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개발한 브랜드로는 가온도담·아웃런·디스테디·브로앤팁스·프라도어·큐브미 등 6개가 있다.

이중 정규 브랜드로 탄생한 제품은 2017년 당선된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브로앤팁스'가 유일하다. 아이오페 맨·오딧세이 등 남성 브랜드를 거친 아모레퍼시픽 직원이 주축이 돼 꾸린 팀이다. 이와 함께 2017년 출시한 마스크팩 정기배송 서비스인 '스테디', 비화장품 분야로 2018년 출시한 피부 전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큐브미' 등도 시장에 나왔다.

사내 '뉴브랜드기획팀'도 잇달아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나온 홀리추얼·시예누·이너프 프로젝트 등 신규 브랜드는 기존 시장의 틈새를 노리기 위해 홈케어·안티에이징·비건 등 국내에서 드물게 주목했던 특정 소비자 층을 겨냥해 출시했다.

◆LG생활건강, 하반기도 웃을까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1위 기업으로 전문 인력을 채용하면서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 2008년 세상에 나온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아모레퍼시픽이 내세우는 자랑거리 중 하나다. 주차 도장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에어쿠션은 K-뷰티 혁신을 보여줬다고 평가받으며 전세계에 쿠션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내부 인력만으로는 성장 동력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IT기업은 벤처성이 강해 사내 조직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제품을 출시해 성공할 수 있지만 화장품·식음료(F&B)는 비교적 예측 가능성이 높은 사업인 만큼 내부 아이디어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에어쿠션 이후 이렇다 할 혁신을 보여주는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혁신 상품 개발 필요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순혈주의'를 고수하던 아모레퍼시픽도 M&A에 적극 뛰어들기 시작했다. 실제 올해 5월에는 호주 럭셔리 스킨케어 전문기업 '래셔널그룹' 지분 49%를 인수했다. 당시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미래 성장을 위한 접점을 확보하기 위해 유망 기업 인수·합병 및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화장품 매출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면서 손소독제 등 생활용품 매출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상승했던 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줄어들고 화장품이 이를 보완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아모레퍼시픽 가시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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