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롯데·신세계, 코로나 속 특급 호텔 오픈 강행…업계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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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2020-08-07 16:45:33

롯데 '시그니엘 부산' 순항...신세계는 침수로 개장 차질

내국인 수요만으로는 비수기 성장 어렵다는 우려 제기

'럭셔리 호텔 열풍'에 기존점 손실 완충 효과도 기대

지난 6월 개장한 호텔롯데 '시그니엘 부산(왼쪽)', 하반기 개장을 앞둔 신세계조선호텔 '그랜드조선 부산'. [사진=아주경제DB]


2분기 유통업계에서 호텔사업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럼에도 롯데는 6월로 예정한 특급호텔 개장을 일정대로 추진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침수 피해로 개장을 연기한 신세계도 예정대로라면 8월 중 5성급 호텔 개장을 앞두고 있었다. 이들은 불황 속 개장을 진행한 배경에 관해 "호텔은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당분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 롯데 특급호텔인 '시그니엘 부산'이 개관식을 갖고 운영을 시작했다. 신세계도 예정대로라면 오는 25일 5성급 호텔 브랜드 '그랜드조선 부산'을 개점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전부터 소셜미디어(SNS)에 이 호텔 전망 사진을 올리는 등 애착을 드러냈다. 신세계그룹은 내년 초까지 을지로·판교·역삼 등에 호텔을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 시그니엘 부산과 신세계 그랜드조선 부산 측은 올해 개장을 위해 오랫기간 준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변수가 커져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그에 비례하는 기대감도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심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특급 호텔을 찾으며 예약률이 높아져서다.

부산에 개장하는 호텔 두 곳이 모두 특급호텔이어서 그룹 차원에서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보루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올해 6월 시그니엘 부산 개장식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송용덕 부회장 등 그룹 핵심 인원이 대거 참석한 것도 그룹 차원에서 특급호텔 사업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단편적인 사례다.

'럭셔리' 수요 증가와 함께 휴가철 제주·부산·강원 등 국내 휴양지가 호조를 누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실제 7~8월 국내호텔 스위트 객실 예약률은 90~95% 수준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제주·부산·강원 등 주요 관광지 특급호텔 예약률은 평균 90%대를 유지했다.

반대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달 25일 개장 예정이던 신세계 그랜드조선 부산은 폭우로 개장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큰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휴가철 이후 호텔 업황이 불확실한 만큼 우려는 더 크다.

'호캉스' 경험이 늘어나고 럭셔리 호텔 투숙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내국인 수요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 입장에서 내국인 수요 증가가 긍정적이지만 외국인 수요가 돌아오지 않으면 온전한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국내 인구 5000만 중 호텔에 투숙할 수 있는 숫자는 한계가 있고, 가격이 비싼 호텔에서 여러 번 투숙할 수 있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호텔이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단기적인 매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그룹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효과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호텔업은 일반 유통보다 호흡이 긴 업이다"며 "단기적인 수익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신뢰를 쌓는 브랜딩 구축 차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추가 호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시그니엘 부산이 호텔롯데에서 가장 상위 등급인 시설인 만큼 1호점인 서울점에 이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급호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개장하는 두 호텔이 기타 부문 손실을 메꿀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다. 조원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해외 관광객이 유입되지 않는 이상 추가 실적 개선은 어렵지만 부산·제주 지역 럭셔리 호텔 가동률이 좋아 기타 호텔 손실을 완충하고 있다"며 "2분기나 3분기 호텔업은 예상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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