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창출력 높은 폐기물처리업, 건설사 새 먹거리로 급부상

건설사들이 폐기물처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업황 불안 등으로 인한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가운데 현금창출력과 성장가능성이 높은 폐기물 처리업계 진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건설이 국내 최대 규모 폐기물처리업체인 EMC홀딩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건설사들이 폐기물처리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폐기물처리업은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며, 공정상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요해 건설업종과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는 사업 분야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인허가를 받은 업체만 운영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높다. 인허가에 의해 영업권이 보장되는 만큼 수요의 변동도 크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한번 설비를 갖추면 향후 추가 자본 투입도 필요하지 않아 유지와 관리에 대한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건설업종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사업구조 다각화가 필요한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인 것이다.

폐기물처리업은 배출량 증가세로 인한 처리 수요의 확대가 예상되며 향후 매출 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에서 하루 평균 폐기물 양은 44만6102t으로 지난 2013년 일평균 40만t 미만이었던 점과 비교해 5년 새 10%가량 늘었다.

건설사 중 가장 먼저 폐기물처리업에 뛰어든 태영건설이 성공모델을 구축한 점도 건설사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 중 하나라는 시각도 있다.

태영건설 폐기물처리부문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은 지난 2017년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800억원, 지난해에는 1100억원으로 3년 새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건설사들이 폐기물처리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건설은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EMC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액은 대략 1조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EMC홀딩스는 지난 1997년 설립된 업체로 국내 2000여개 하수 및 폐수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도 지난 2016년 2140억원에서 지난해 388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EMC홀딩스 인수전에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반으로 골드만삭스 등 해외 거대 투자자 관심도 이어졌다. 총 15개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인수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아이에스동서가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하던 산업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을 인수했다. 총 7곳 투자자가 참여한 가운데 5020억원을 써낸 아이에스동서 컨소시엄이 새 주인에 등극했다. 코엔텍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711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으로 4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건설사의 폐기물처리업 인수는 높은 사업 성장가능성을 배경으로 지속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폐기물 업체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와 SK프라이빗에쿼티의 창원에너텍 등이 향후 등장할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와 태영건설 역시 추가 M&A를 통한 영역확장을 꾸준히 노리고 있는 등 건설사의 폐기물업체 인수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동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폐기물 처리업은 꾸준한 수요가 창출되며 정부 허가가 필요한 산업이기에 진입장벽이 높다”며 “국내 폐기물 매립처리 수급 불균형 영향으로 투자 현금투자 없이도 지속적인 성장 흐름이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