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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부정적’ 등급전망 우려...루브리컨츠 경영권 못 버린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9-01 08:16:00

최대 49% 지분 매각해 종속기업 유지…EBITDA 큰 폭 감소 우려

경영권 포기시 신용등급 하락 → 조달비용 상승 불가피

LG화학 배터리 소송전, 자금 확보해도 투자 로드맵 ‘깜깜’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이 최대 49%로 제한했다. 자금을 유치하되 종속회사로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하락을 막는 최적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지분율 100%)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매각 지분 규모와 금액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최소 지분율은 51%를 유지하고 신주발행이 아닌 전부 구주를 대상으로 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소 51% 지분 보유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영권 매각 목적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SK루브리컨츠는 이미 세 차례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으나 전부 무산됐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성격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유치 후 몸집을 키워 재차 상장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분 51%’는 회계 측면에서 보면 ‘책임 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국채택회계기준(K-IFRS)은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50% 초과 보유 시 종속회사, 50% 미만이라면 관계회사로 분류토록 하고 있다. 종속회사는 연결재무제표에 자산, 부채, 매출, 영업이익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지만 관계회사는 ‘지분법손익’ 계정으로 당기순이익에만 반영된다는 차이가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A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지만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적자(-2조2149억원)로 전환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조5998억원)도 순손실을 기록할 만큼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SK이노베이션 등급 하향 기준은 EBITDA 대비 차입금 규모다. 차입금 규모가 늘거나 EBITDA가 감소하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하단 뜻이다.

SK이노베이션 실적 부진은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 대규모 적자가 원인이다.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부문도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윤활기유와 윤활유 등 제품을 판매하는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 1402억원 EBITDA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 지분을 50% 이상 매각하면 관계회사로 분류해야 한다. 그러면 EBITDA는 줄어들게 된다. 물론 부채와 자본 규모도 변동된다. SK루브리컨츠 부채비율은 133%, SK이노베이션 부채비율은 148%다. 회계기준 변경 시 상대적으로 EBITDA는 줄고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는 등 신용도 하락 우려가 더 커진다.

SK이노베이션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투자다. 장치산업 특성상 향후에도 각종 설비와 배터리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 신용도 하락으로 조달비용이 오르면 이윤을 남기기 더욱 어려워진다. 그룹 내 대규모 배당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훼손도 막아야 한다. 재원 확보를 통해 SK㈜를 투자지주회사로 변모시키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의지와도 상충된다.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 지분을 최소 51% 보유한다는 것은 자금 확보와 동시에 신용도 하락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2차 전지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LG화학과 배터리 관련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은 궁지에 몰렸다. 현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금을 확보해도 투자 계획 변경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모든 변수에 대응하고 신용도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SK루브리컨츠 가치를 최대한 높게 받아야 한다.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수익성 하락을 재무완충력으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활기유와 윤활유 사업은 현금흐름이 좋아 투자자 모집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가치’ 문제로 상장을 철회했던 SK이노베이션이 눈높이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재무부담을 완화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격이 낮아진다면 신용도 문제는 지속될 수 있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50% 넘게 지분을 매각해도 신용평가에서는 계열사 통합 등 지배력을 감안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업계 논의가 필요해 현재는 해당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차입금보다 수익성이 문제”라며 “SK루브리컨츠를 종속회사로 유지하는 것이 신용등급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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