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충분히 피곤하다"…'아시아나 매각 결렬' 연임 변수

신병근 기자입력 2020-09-04 13:40:35
3년임기 일주일 앞두고 결국 '아시아나건' 수포로 향후거취에 "다음 생각없다"던 李, 최종선택 남아 BH·금융위 제안 받아들이면 2000년대 최초 연임

서울 여의도 소재 KDB산업은행 전경. [사진=산업은행 제공]

임기만료를 일주일 남겨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연임 제안을 수락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말 최대 이슈로 부상한 '아시아나항공 매각건'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그간 쌓아 온 화려한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과 함께 그의 거취를 예상할 수 있는 최근 발언도 다시금 입방에 오르며 연임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책은행 수장의 선임 절차상, 우선적으로 연임 제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 회장 본인은 4일 현재까지 의사 결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매각건이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최종 거절로 무산되면서 이 회장 연임을 장담한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은 "결코 확신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 세 번째 담판에 나서며 '1조5000억원 공동투자'라는 회심의 카드를 제시했는데도 인수의사가 없는 현산측의 입장이 재차 확인되자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는 이 회장 입장에선 맥이 빠진 상태다.

아시아나건이 무산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취임 후 금호타이어를 비롯 성동조선해양, 한국GM, STX조선해양, 동부제철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구조조정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역대급 회장'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업권 최대의 인수합병(M&A)으로 지목되며 이 회장 경력에 화룡점정으로 평가받을 아시아나건이 결국 결렬됐고, 단단했던 그의 연임 연결고리도 다소 느슨해진 상황에 놓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건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최종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업계 특성으로 미뤄볼 때 연임 직행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KDB생명 매각건 등 이 회장이 매듭을 져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는 점을 들어 마땅한 적임자가 없는 실정에서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만약 이 회장이 연임 제안을 받아들여 재임에 성공한다면 2000년대 들어 최초로 연임하는 산은 회장에 등극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최근들어 공식석상에서 밝힌 언급들이 또 다시 거론되며 연임 제안을 숙고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주어진 일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충분히 피곤하다"며 업무에 치인 피로를 호소한 적이 있다. 여기에다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그의 말은 연임의 뜻을 접고 향후 행보에 대해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보여줄만큼 모두 쏟아부은 격이라 '충분히 피곤하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저같은 일 욕심을 내는 건 귀감이 될 만한데 (연임 여부는) 본인만 알고 있을테니 확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이곳 노조는 "이 회장은 오로지 재벌만을 위한, 재벌을 중심에 둔 특혜 매각으로 조선산업의 근간마저 뒤흔들고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재벌에게 선심 쓰는 이동걸, 무능함의 끝을 보여주는 산업은행장의 연임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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