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은행권

​기업銀, 76억 '셀프대출' 털리고 뒤늦게 외양간 고치기

신병근 기자입력 2020-09-05 07:00:00
한달 전부터 '뒷북 검사' 시작…"개인 비위 해당" 내부통제 강화…직원의 친인척대출 취급 원천금지 산은, 아시아나매각 결렬 이슈…이동걸 연임 주목

서울 중구 소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기업]

이번 주는 국책은행 소식들이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IBK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가족명의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이른바 '셀프대출' 사실이 드러난 한편, KDB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나선 '아시아나항공 매각건'이 사실상 결렬돼 이목을 끌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 화성의 B지점에서 근무하면서 본인의 가족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모두 29건, 75억7000만원 상당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이중 법인기업 5개에 26건·73억3000만원을, 개인사업자 3건에 2억4000만원 대출을 내줬다. A차장이 실행한 대출의 담보물은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이 대부분이었다.

은행측은 이처럼 수년에 걸쳐 아무런 의심 없이 대출이 실행될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최근에서야 은행 검사국의 모니터링 과정 중 A차장의 의심사례가 접수돼 한달 가량 조사를 벌여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와 관련한 윤 의원실에 요청에 따라 이같은 결과를 제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기업은행은 A차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공지했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직원의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비단 기업은행 뿐만 아니라 대다수 은행들이 취급하는 부동산담보대출이 신용대출보다 승인 절차가 수월해 언제든 동일한 범죄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은 성격이 거의 다르다"며 "어느 지점장도 부동산담보를 놓고 일일이 차주 본인 여부 등을 따져보지 않는다. 그건 실무진이 해야 할 업무"라고 말했다.

A차장 역시 신용대출에 비해 절차와 통제범위가 까다롭지 않은 부동산담보대출의 특성을 악용, 지점장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통상 신용대출은 개인고객과 법인기업고객 등 대규모의 금액을 취급하는 차주를 대상으로 이뤄지므로 영업점(지점)의 중간 관리자급인 팀장이나 그 윗선인 지점장이 직접 고객을 만나 대출금액 등을 조율하는 절차를 거친다.

반면 부동산담보대출은 담보물인 아파트, 주택 등 부동산 시세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다. 대출금 산정을 위한 내부규정만 따른다면 지점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도 최종 실행까지 큰 무리가 없다는 게 현직 지점장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지점장은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보통 아파트 가격과 함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부채상환율(DTI) 등 내부규정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직원들이 품의를 올리면 팀장이나 지점장은 승인만 해주는 게 관례"라고 밝혔다.

이번 주는 산은이 아시아나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측으로부터 공동투자에 대한 답변을 받는 기한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사실상의 매각 무산, 협상 결렬이었다.

HDC현산이 재실사 요구를 재차 요구하는 이메일을 채권단에 전달하면서 1년여에 걸친 아시아나 매각건은 수포로 돌아가는 양상을 보였다. 산은측은 "지금으로선 별도의 공식 입장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HDC현산이 채권단에 보낸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과 HDC현산의 대척점이자 최대 쟁점 역시 재실사의 실행 여부였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일 임기를 마치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무산된 아시아나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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