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금융춘몽

​카뱅ㆍ토스에 무릅꿇은 '핀크'…서비스 차별화 절실 <끝>

김태환 기자입력 2020-09-08 11:12:25
4년간 누적적자 520억원…초기 투자금 소진 핀테크 선두 기업들 시장 선점…수익성 미미 2600만명 규모의 SKT 고객 유인책 절실

[핀크 홈페이지 화면]


SK텔레콤(SKT)이 야심차게 선보인 생활금융플랫폼 ‘핀크’가 처음 기대와는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객의 통신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한 후 금융에 접목시켜 창의적인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토스와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선발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어서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했다. 서비스 차별화 실패가 초래한 결과였다.

◆ 4년 연속 적자…바닥난 자본금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핀크는 2016년 SKT와 하나금융그룹이 공동으로 투자해 설립한 생활금융플랫폼이다. 하나금융지주가 51%, SKT는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핀크는 SKT가 보유한 통신 사용자 데이터를 하나금융그룹의 금융 노하우와 접목해서 차별화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에서 출발했다. 비금융권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신용등급을 책정하는 데 활용해 금융회사가 기존에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예로, 금융 실적이 없는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과거에는 신용도 점수가 낮게 책정되는데 통신비 납입이나 이용정보를 활용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출이 어려웠던 사람도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고금리를 이용해야 했던 고객이 중금리나 저금리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T스코어’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신용평가를 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SKT가 직접 수집한 비금융 데이터를 접목해 더 정밀한 신용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서비스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2%의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T이득통장’, 최대 5%대 금리를 지원하는 ‘T high5 적금’과 같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핀크는 설립 이후로 지금까지 제대로 사업을 펼치지 못한 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핀크가 설립된 첫 해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영업순손실은 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10억원, 2017년 -158억원, 2018년은 -183억원, 지난해 –1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외손익까지 반영한 당기손익은 2016년 –8억원, 2017년 –155억원, 2018년 –181억4000만원, 2019년 –171억2000만원 등 총 516억원의 누적 결손을 기록했다. 핀크 초기 자본금 500억원을 모두 까먹은 셈이다.

반면 매출액은 2016년과 2017년은 발생하지 않았고, 2018년 2억3000만원, 지난해 19억원 수준이다.

◆ 서비스 차별화 미미…선두 기업에 막혀

핀크는 지난해 7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금을 수혈했다. 당장 급한불은 껐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처럼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누적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핀크가 진출하려는 영역을 이미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인터넷은행 및 핀테크기업들이 선점했다는데 있다.

핀크 가입자 수는 약 270만명으로 집계된다. 핀크가 경쟁해야 하는 카카오뱅크는 1254만명, 토스는 1500만명에 육박한다. 핀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혁신적이어도 규모의 경제에서 상대하기가 버거운 게 현실이다.

서비스 홍보 부족으로 SKT의 가입 고객을 핀크로 끌어들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양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을 출시했음에도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SKT 고객수는 2600만명 이르지만 여전히 핀크의 가입자 수는 270만명에 머물러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핀크가 내세운 비금융 신용평가가 새로운 개념인 만큼,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누적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을 보면 지금까지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인프라 투자비용과 플랫폼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갔지만 SKT와 하나금융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상황이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수익성으로는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존 핀테크 기업들과의 차별화를 어떻게 나타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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