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공모채 시장 복귀...자신감 보단 SPV 지원 기대

이성규 기자입력 2020-09-15 09:09:00
1000억 발행...미매각 우려 크지 않아 전방위 자금조달, 이자부담 가중...신용도 관리 집중

[사진=롯데쇼핑 제공]

공모채 시장을 외면하던 롯데쇼핑이 다시 돌아왔다. 자신감보다는 채권 시장 환경,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지원 등 외부요인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간사단도 무려 5곳을 꾸리는 등 자금조달을 위한 흥행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15일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700억원)과 10년물(300억원)로 구성됐다.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 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0.4~+0.4%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1000억원) 상환에 쓰인다.

주관사는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5곳으로 꾸렸다. SPV가 수요예측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흥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단기가 아닌 장기물로 회사채 발행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차입 만기를 늘려 단기 상환 압박을 해소함과 동시에 금리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캐리(이자 수익) 확보가 어려워졌다. 비우량채 중 금리메리트가 높거나 우량채 중에서도 중·장기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어 롯데쇼핑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롯데쇼핑 회사채 단기물(2·3년물)은 금리 기준 AA0급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어 발행 시도 자체가 무의할 수 있다. 이번에 발행하는 5년물 시장 금리는 AA0급 민평금리 평균 대비 소폭 높지만 3년물이 이미 비우량채 취급을 받는 것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10년물은 같은 등급 평균 대비 오히려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회사채 발행 시 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SPV가 미매각분이 아닌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점도 롯데쇼핑이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영업이익률은 0.66%다. 약 3%대를 유지했던 과거와 달리 수익성이 급감했다. 영업이익을 남겨 이자를 지급하는 만큼 채권투자자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지난 4월 24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서는 2450억원 주문이 들어왔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지만 롯데쇼핑은 3500억원으로 증액발행하면서 자금조달에 힘을 쏟았다. 이후에는 장기CP와 사모채를 발행하는 등 공개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현재 롯데쇼핑은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룹 7개 유통계열사가 모여 만든 통합 어플리케이션 ‘롯데온(ON)’은 성장 동력이지만 아직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유통공룡들과 싸움도 벅찬 상황에서 온라인을 앞세운 신생 경쟁사들도 늘고 있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은 상당히 늦은 대응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롯데쇼핑 수요예측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자 평가가 반영될 전망이다. 미매각 우려는 제한적인 가운데 금리 수준이 어디에서 결정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최근 장기물 발행이 늘고 있어 민평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수준에서 거래되는 롯데쇼핑 10년물은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다만 300억원에 불과해 소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5년물에 얼마가 모일지가 관건”이라며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사례를 고려하면 현금흐름이 급격히 감소한 롯데쇼핑은 밴드 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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