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국감 호출' 뷰티업계 수장들, 로드숍 상생 '골머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기자
2020-10-06 17:21:45

뷰티업계, 코로나로 타격 커지며 온라인 전환 가속화

로드숍 가맹점주 "쿠팡 판매가보다 가맹점 공급 가격이 더 비싸다"

'가맹점주들과 갈등'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결국 오는 8일 국감 증언대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왼쪽),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오른쪽). [사진=각사 제공]


로드숍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 등 뷰티업계 수장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호출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서 회장과 조 대표 등을 포함해 19명의 증인과 12명의 참고인을 신청, 급격하게 줄어드는 오프라인 로드샵에 대한 대책을 질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맹본부에 의한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의 출석 요구일은 오는 8일이다.

이들 회사의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온라인 전용관을 마련해 가맹점에서 살 수 없는 제품을 팔고 있고,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오프라인 영업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해왔다. 
 
아모레의 이니스프리·아리따움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3월 더페이스샵·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타사 가맹점주들과 손잡고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를 발족하며 맞서왔다.
 
가맹점주들은 오프라인 로드숍이 상품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온라인 급선회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맹본부가 가맹점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에 온라인 직영몰에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고, 할인 가격을 적용한 온라인 판매 전용상품까지 내놓으면서 가맹점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공동의장은 "가맹점이 만 원짜리 제품을 5500원에 받으면 쿠팡 등 오픈마켓은 이보다 낮은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점과 이커머스에 같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라고 밝혔다.

전 공동의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이러한 행위가 가격을 문란하게 흐트리고 있다"면서 "가맹본부는 이커머스와 가맹점에 동일 가격, 동일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국아리따움점주연합회 관계자도 "지난해 국회 정무위 상임위에서 한 의원이 이러한 상황에 관해 물었지만 전 공정거래위원장에게서 '가맹본부는 다채널 유통을 하고 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아모레 '아리따움' 로드숍 [사진=인터넷]


◆ 상반기 영업이익 절반 이하로 '뚝'...가맹본부도 '골머리'
 
'한집 건너 한집'이라고 할 정도로 로드숍 가맹점 늘리기에 힘을 쏟아 왔던 가맹본부도 이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출 하락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온라인 확대 전략을 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로드숍 시장규모는 2016년 2조811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쪼그라든 362억원에 그쳤다. 오프라인 전반 부진으로 매출 또한 작년보다 25% 감소한 1조1808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이커머스 매출은 61% 증가한 반면 면세점(-47%)과 백화점(-23%), 아리따움(-52%)은 모두 감소했다. 에이블씨엔씨 또한 2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02억원과 204억원을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화장품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을 확대하는 채널 구조조정을 생존 전략으로 내놓고 있다. 서경배 회장이 올해 초 디지털 체질 개선을 최우선 경영 실천 과제로 제시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11번가·무신사 등 이커머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발판을 넓히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또한 지난 4월 국내외 19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멀티 브랜드 편집숍 '마이 눙크닷컴'을 오픈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눙크'를 선보이면서 온라인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구조조정에 따라 가맹점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 아리따움 매장 수는 2018년 1250개에서 올해 상반기 962개로 줄어들었고, 2018년 700여개였던 미샤 매장은 지난해 말 550개로 감소했다.

증권사에서는 이들 업체의 빠른 구조조정 여부가 향후 실적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아모레퍼시픽에 관해 "저수익 오프라인 점포 축소나 디지털 채널 마케팅 강화 등의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실적 회복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정소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기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에이블씨엔씨에 대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로드샵 업황 부진"이라면서 "오프라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전국 아리따움 가맹점주 협의회 제공]


◆ LG생활건강 상생안 주목...코로나19 이후 가맹점에 두 차례 월세 지원
 
반면 더페이스샵과 자사 브랜드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등의 로드숍을 운영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가맹점과의 상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가맹점주 반발이 커지자 온라인 직영 쇼핑몰을 철수하고 지난 6월 직영 온라인몰 매출을 가맹점으로 연계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주문 고객이 매장 위치 등을 고려해 '마이 스토어'를 선정하고, 해당 주문에 대해서는 온라인 주문이라도 근처 오프라인 가맹점의 매출로 들어가게끔 하는 시스템이다.
 
코로나19 이후 사업이 악화한 가맹점에 두 차례 월세를 지원하기도 했다. 더페이스샵 또한 네 차례에 걸쳐 '가맹점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상권과 고객, 제품 맞춤형 컨설팅 사업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LG생활건강은 6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에 선정됐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1월부터 '마이샵 제도'를 선보이면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꾀했다. 가맹점을 단골매장으로 등록한 고객이 온라인 직영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 이를 오프라인 가맹점주 수익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커머스 채널을 제외한 온라인 직영몰 매출은 일부이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의 체감 혜택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에도 올리브영 등 H&B스토어에 입점하는 등 판매 경로를 확대하고 있다. 로드숍에서 화장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다른 곳으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는 배경이다.

◆ 가맹점주 "수년간 원론적인 답변만"...가맹본부 "꾸준히 소통 중"

아모레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와 협의회를 열고 분기별로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수년간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 공동의장은 "아모레퍼시픽과 가맹점주들이 꾸준히 만남을 갖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지만 의견이 반영 대신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만 수년간 돌아오고 있다"면서 "전체 시장이 온라인으로 가게 되면 자영업자들 시장이 사라지고 대기업 독점 형태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점이 가장 중요한 판매 경로인 만큼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부터는 할인 행사에서 가맹점이 부담하는 정산 부담률을 기존 7:3에서 8:2로 하향 적용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을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분하고 있고, 가맹점주들과도 주기적인 면담을 갖고 상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국감 이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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