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현대글로비스, 정의선 승계 위한 ‘중고차’ 활용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10-13 08:15:57

경매+캐피탈+부품+α...자동차 산업 완성 ‘마침표’

코로나19 사태로 내부거래 증가...그룹 의존도 낮추기 사활

[사진=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승계를 위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중고차 사업 확대 시 단순 매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매, 캐피탈, 부품 조달 등에서 현대글로비스가 종합적 수혜를 입게 되는 탓이다. 승계를 위한 정 부회장 자금 마련과 동시에 그룹 매출의존도를 낮춰 일감몰아주기 지적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승부처라 할 수 있다.

12일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는 크게 새로운 이슈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눈치다. 현대차그룹이 이전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온 탓이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 승계 재원 핵심으로 지목되는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경매(오토벨) 등으로 풍부한 중고차 경험을 갖고 있다. 중고차 사업 진출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중고차 매매 관계자는 “중고차 딜러들이 판매자로부터 직접 차를 매입하기도 하지만 경매를 통해 차를 인수하고 소비자들에게 내놓기도 한다”며 “경매와 매매는 그만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매매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예전부터 업계에 돈 이유”라고 덧붙였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30조~40조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고차 산업은 단순 매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에 국한되지 않는다. 매매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캐피탈, 점검과 수리를 위한 부품 조달 등 광범위하다. 경매는 렌터카와 리스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관계자는 “중고차 구입 시 절대 캐피탈을 쓰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며 “그만큼 금리 수준이 살인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캐피탈을 이용하는 이유는 자금 부담이 큰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논리라면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사업에 진출 시 그 수혜는 곧장 현대캐피탈로 이어진다. 현대차그룹 부품사에도 단연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경쟁 브랜드 부품 운송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고차 사업 진출로 사실상 그룹 전체가 수혜를 입게 되는 것이다.
 

[사진=현대글로비스]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찬반이 갈리고 있다. ‘미끼·허위매물’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과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중소 중고차 시장업계 생존을 위협한다는 부정적 측면이 대립한다.

명(明)과 암(暗)이 존재하는 만큼 관련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보면 중고차 시장은 정 부회장 승계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중고차 시장 진출로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현재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 기업만 일감몰아주기 대상이다. 개정안은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20% 이상 지분을 보유 또는 이 회사가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도 겨냥하고 있다.

현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6.7%, 23.29% 보유하고 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10%가 넘는 지분을 내놔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룹 계열 매출이 더욱 늘었다. 일시적이라 할 수 있지만 통상 그룹 내 SI와 물류기업을 일감몰아주기로 키워 승계재원으로 활용한 만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캡티브(계열사 간 거래) 비중을 줄여야 하는 처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지속적으로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는데 일부 개선은 됐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며 “중고차 시장 진출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글로비스는 오래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동차 부품 공급, 회수 등을 영위해왔기 때문에 중고차 사업 확대에 따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한화손해보험
lx
kb금융그룹
보령
부영그룹
우리은행
하이닉스
스마일게이트
대원제약
하나증권
신한금융지주
신한라이프
KB증권
메리츠증권
KB희망부자
여신금융협회
DB
대한통운
kb_지점안내
한화손해보험
넷마블
기업은행
신한은행
경남은행
주안파크자이
하나금융그룹
NH투자증권
KB희망부자
KB금융그룹
신한금융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민은행
미래에셋
KB희망부자
다음
이전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