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정의선 회장 고민의 끝은①]글로비스-모비스 합병 vs 지주사 전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10-20 04:27:00

일감몰아주기·순환출자 해소위해 지배구조 개편 불가피

지주사 체제, '지배력 확대' 측면 효율적

모비스와 합병, 글로비스 가치 상승이 과제

[그래픽=김효곤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체제로 다시 달린다. 정의선 회장이 2년여 만에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배경에는 확고한 리더십 확보가 지목된다.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책임경영이 필수인 탓이다.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편집자]

정의선 회장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취임(14일) 후 직접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답변을 내놓은 만큼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지배구조 개편 발표·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회장으로 선임된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한 혁신과 책임경영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 수소 경제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긍정적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경영능력은 충분히 입증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 회장이 경영적 측면만큼이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부문이 지배구조 개편 문제다.

현대차그룹은 일감 몰아주기와 순환출자 등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주주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그간 정 회장이 실적 등 숫자로 보여준 결과물을 감안하면 큰 반발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승계, 능력, 지배구조 개편 등 3가지를 고려하면 이번 회장 선임은 적절한 시기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분명 다양하다. 그러나 검토에 검토를 거듭할수록 선택지가 좁혀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다. 즉 ‘최적 개편안’은 논란은 최소화하면서도 정 회장 지배력 크기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지주사 전환, 세금 면제・지배력 확대 가능

또 다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주사 전환은 공정거래법상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동차는 고가인 탓에 구매자 입장에선 금융서비스가 필수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전속 금융회사를 통한 고객 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해결 방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정 회장 누나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 매형인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커머셜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정 회장 입장에서 지주사 전환이 매력적인 이유는 2021년 말 종료되는 ‘주식의 현물출자 등에 의한 지주회사 설립에 대한 과세 특례’다. 지주사 설립 시 정 회장 등 주주들은 해당 주식을 매각할 때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사실상 주식 처분 가능성이 없는 정 회장에겐 세금납부 마저도 면제되는 격이다.

2018년 개편안 대비 정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늘리는데도 효율적이다. 정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투자회사(지주사) 지분교환 시 의결 문제는 해결과제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은 그 과정이 복잡한 만큼 변수도 다양하다. 현대차그룹이 불확실성을 끌어안고 관련 안을 무리하게 추진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출처=현대보미스, 현대글로비스]


◆글로비스-오토에버 합병 방안 가능성도 거론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정 회장의 승계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지난 2018년 추진한 현대모비스 인적분할 수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 추진이다. 그러나 당시 현대모비스에 불리한 합병비율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리면서 현대차그룹이 자진해서 철회를 결정했다.

지주사 전환에 변수가 많은 만큼 2018년 개편안을 토대로 합병비율을 수정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지목된다. 당시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을 비상장 상태에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시도하면서 거래 투명성 문제가 불거졌다. 시장 잡음을 줄이기 위해서도 상장 후 시장 평가는 필수다. 이 방안이 정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려면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높여야만 한다.

현대글로비스와 시스템통합(SI)업체인 현대오토에버(정의선 회장 지분 9.57%)를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이유다. 이미 시장에서 IT와 물류 시너지가 입증된 만큼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 기업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파편화된 부품사들을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묘수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가 그룹 지배구조 핵심이자 부품사 중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지지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간 ‘가능성’에 그쳤던 시나리오들 중 어느 방안을 현실로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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