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분석한 삼성 지배구조…이건희 삼성생명 지분이 '핵심'

김태환 기자입력 2020-10-26 17:02:47
이건희 삼성생명 지분 20%, 이재용 부회장 상속 여부 '관심' 금융지주 전환 시 막대한 비용 소모…금융 계열사 매각하나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전자로 지배구조 단순화 되나

[삼성 서초 사옥. [사진=유대길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요 계열사 지분 상속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삼성생명 지분 20%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생명법 같은 규제안 문제부터 상속에 필요한 재원 부담 등으로 금융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 금융 지주사 전환여부 '촉각'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우 61만9900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SDI 9701주(0.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이달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0억원이다.

상장사 지분에 관한 상속세는 약 1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향후 5년간 6회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1조80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합병을 시작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었다. 이 합병으로 제일모직의 지분만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합병 이후 삼성의 출자구조는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굳어졌다.

현재 지분율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이 얼마만큼 이재용 부회장에게 상속될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얼마나 상속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달라지게 된다. 이 부회장의 현재 삼성생명 지분율은 0.1%도 채 되지 않는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량 상속되지 않는다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2대 주주 삼성물산(19.34%)이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규모 상속세나 금융지주사 전환 등에 의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금융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이건희 회장이 지분을 20%나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을 팔면 이 부회장은 많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삼성물산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무게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도 금융계열사 매각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지분 가운데 총자산의 3%만 남겨두고 나머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결국 삼성물산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취득하는 것이 부담되고, 삼성생명만 별도로 지배력을 구축하는 것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팔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구도로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전자에서 받은 돈을 활용해 삼성생명의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전자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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