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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왕국 세운 김택진 엔씨 대표, '서울시장' 대신 '다음 꿈'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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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니지 왕국 세운 김택진 엔씨 대표, '서울시장' 대신 '다음 꿈'을 향해 간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10-28 14:10:51

정계 영입설 강하게 부인 “나는 기업인”

평소 개발 과정 적극 참여…소통 중시

업계 1위ㆍ야구단 우승…남은 꿈 'AI 제국'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6월 24일 온라인으로 리니지M 컨퍼런스를 열고 리니지M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고 있다. [사진=리니지M 컨퍼런스 영상 갈무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영입설에 선을 그었다. 게임 외에는 그 무엇도 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에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제국을 세워 4차산업의 총아로 거듭나겠다는 그의 꿈은 선망의 자리를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거대하다.

27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판교 엔씨소프트를 찾아 게임산업간담회를 열었을 때만 해도 김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설이 힘을 얻고 있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차기 대권주자에 관해 “당 밖에서도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상황이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래 문화산업은 게임이 이끈다

정작 이날 꿈틀거린 이야기는 게임산업뿐이었다. 김 대표는 “게임산업은 기술적으로 정의할 때 ‘디지털 액터(배우)’를 만드는 산업”이라며 “게임에서의 기술적 요인은 게임 내 캐릭터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로 연기를 할 수 있는 액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제조업 발전을 이끌었듯이 미래 문화산업은 인간처럼 연기하는 디지털 액터가 쌓아간다는 의미다.

단지 ‘대박 게임’으로 부를 일군 사업가가 아닌 열정과 철학이 뚜렷한 그의 모습을 본 팬들은 ‘택진이형은 한눈 팔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택진이형’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한국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1세대 개발자다. 1967년생인 그는 1989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명성을 알렸다. 초기 아래아한글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1997년 현대전자 동료들과 자본금 1억원으로 엔씨소프트를 세웠다. 이후 1998년 리니지 출시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로만 볼 때 그는 온라인을 엔터테인먼트의 장으로 해석했다. 리니지 팬과의 소통에 적극적이고 자사 광고에도 적극 출연하면서 친근한 인상을 주고 있다.

야구광으로도 유명한데 2011년 NC다이노스 구단주가 되어 ‘덕업일치(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하나 되는)’ 꿈을 이뤘다. 그리고 올해 NC다이노스는 창단 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야구광 김 대표의 또 다른 꿈도 달성했다.

 

리니지M 광고에서 다른 관객이 김택진 대표의 높은 캐릭터 레벨을 보고 “뭐 하시는 분이냐, BJ(인터넷 방송 진행자)냐” 묻자 그는 “나? TJ(택진)”라고 답한다. 화면에는 “택지니횽”이라는 별명이 나타난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승부사 기질로 업계 선도

경영 감각도 뛰어나 리니지 세계관을 모바일과 콘솔로 넓히고 있다. 2017년과 2019년 출시된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를 수성하고 있다. PC에서 게임을 이어 할 수 있는 플랫폼 ‘퍼플’도 내는 등 게이머의 가려운 부분을 짚어내 긁어준다.

이 같은 노력으로 엔씨소프트는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386억원에 영업이익 209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31%와 61%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선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3%와 71%가량 늘어난 5700억원, 2200억원대 실적을 내다본다. PC와 모바일판 업데이트 효과가 지속돼 수익이 장기화됐다는 평가다.

리니지 왕국은 현재 개발중인 콘솔판 리니지 ‘프로젝트 TL’로도 확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는 법적 책임이 덜한 의장을 택하는 대신 대표로 계속 남아 개발 현장에서 직원과 소통하고 있다”며 엔씨의 도전에 기대감을 보였다.

택진이 형의 꿈은 게임 왕국과 야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지난 24일 NC다이노스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 "창단 때부터 바랐던 꿈 하나를 이루어 냈다"며 "다음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다음 꿈'이나 ‘디지털 액터’는 모두 AI 연구 개발 성과와 접목된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이 아닌 AI 자체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게임에 적용할 무언가를 위한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AI를 연구하다 아이디어와 조건 등이 맞아떨어지면 융합을 진행하는 식이다.

대표 사례가 연합뉴스에 제공하는 AI 날씨 기사다. 기계학습 기반 자연어 처리(NLP) 기술이 언론사 필요와 맞아떨어졌다. 최근에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여했다. 엘롯기(LG ·롯데·기아)에 묻힌 NC다이노스 콘텐츠 제공에도 AI가 쓰인다. 프로야구 경기가 끝나면 순식간에 AI가 경기주요 장면을 편집해 보여준다.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이범종 기자]

◆AI 왕국 시너지 무궁무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엔씨 AI는 2011년 세워진 연구조직 성과의 일각이다. 이 조직의 전문 개발 인력만 현재 200명 규모다. 2개 센터 산하에 5개 랩(Lab)이 있다. AI센터와 NLP센터 두개를 축으로 △게임 AI랩 △스피치랩 △비전 AI랩 △언어 AI랩 △지식 AI랩으로 구성된다. 게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서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게임을 넘어 '엔씨의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도구'라는 기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연구중인 AI 기술을 보면 ‘이제 이런 것도 가능해졌구나’ 싶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단기 성과를 보는 대신 AI 자체를 연구해야 한다는 김택진 대표의 의지가 강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재들은 엔씨의 이런 행보를 주목하며 판교 땅을 밟고 있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미래 기술에 대한 도전과 과감한 투자가 앞으로 디지털 미래 산업 육성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미래 산업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꿈틀대는 건 대권주자 김택진이 아니라 더 나은 콘텐츠를 추구하는 택진이 형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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