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박삼구-찬구 형제 갈등 재점화되나…금호석화, 아시아나 균등감자 반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훈 기자
2020-11-04 15:01:12

금호석화 법적 대응 고려...형제 싸움 재점화 우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 4월 이후 경영 관여 안 해"

2006년 대우건설 인수로 갈등…상표권 소송 진행중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각사]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무상 균등 감자 계획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주주와 채권단의 책임을 일반 주주에 돌리고 있다는 것. 하지만 아시아나항공도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감자를 놓고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 또 다시 반기를 드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3대: 1 무상 균등 감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발행 주식의 67%를 소각하고 각 주주의 지분율은 유지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11.02%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은 즉각 반대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무상 균등 감자 계획을 공시하기 전 산업은행에 이를 반대하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균등 감자는 대주주와 채권단의 책임이 명확한 상황에서 소액주주와 일반주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차등 감자를 통해 경영에 참여한 대주주가 더 큰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차등 감자가 아닌 균등 감자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대주주 지분은 매각 결정과 동시에 채권은행에 담보로 제공됐기 때문”이라며 “작년 4월 매각 결정 이후 대주주가 회사 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은 점, 거래 종결을 앞둔 인수합병(M&A)이 코로나19로 무산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측은 균등 감자에 여전히 반대하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의 강한 반대로 아시아나항공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액면가보다 주가가 낮아 유상증자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감자로 자본 잠식을 해결하지 못하면 증시에서 관리종목 지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는 점도 부담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금호家 형제 싸움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대주주는 30.79%의 지분을 가진 금호산업으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동일인의 지위를 갖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갈등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때 시작됐다. 이후 여러 건의 법정 싸움을 이어오다 지난 2014년 3월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전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면서 갈등이 더욱 심해졌다.

2016년 8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이사진과 박삼구 전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화해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화해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5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금호’ 상표권 관련 소송이 아직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균등 감자는 금호산업보다 채권자 산업은행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산업은행이 기간안정기금 4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인 금호고속의 자본금 유지와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 실패 책임 회피를 위해 균등 감자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순으로, 아시아나항공 차등감자 시 보유 주식 손상 가치를 금호산업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과 연결 실체인 금호고속의 자본금이 감소하고 부채비율 급등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균등감자 결정에 산업은행의 역할이 컸다고 해도 금호석유화학이 법적 대응에 나서고 법원이 심리에서 이를 인정해 감자 계획이 중단되면 금호가 형제의 싸움에 다시 불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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