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그룹분리 우려ㆍ노사갈등ㆍ집안싸움…고민 깊어진 현대카드 정 부회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환 기자
2020-11-10 06:05:00

현대차 그룹 캐피탈부문 매각설 '솔솔'

금융계열사 분리 땐 1500억원 거래 감소

노사갈등에 동생들 유산문제 법정행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경기침체와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악재 속에서도 선방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정의선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계열사를 분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현대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매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외에도 노사갈등과 가족 간 재산다툼 분쟁까지 겹치면서 정 부회장의 시름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주사 전환 시 매출 감소 현실화 우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매각한다는 '매각설'이 시장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체제 속에서 지주사로 전환할 때 금융계열사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 매각 논란은 과거 2017년에도 있었다.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43% 중 24%을 넘겨받았는데, 해당 지분 매각이 '매각설'로 확대된 것이었다.

최근에는 정 회장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 3곳을 합병해 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주사체제 전환은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에서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그룹 순환출자구조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되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대차 등이 보유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과 현대차증권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융지주를 제외한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고 새로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면 2년 안에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등 금융 계열사는 현대차그룹에서 분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게 되는 만큼 정명이 부문장과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내부 질서를 정리하기 위해 계열분리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점도 현대카드 분리 시나리오의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문제는 현대카드의 매출에서 현대자동차 판매 의존도가 높다는 데 있다. 현대카드 주력 사업에서도 카드론, 자동차 멤버십 카드 등은 상당부분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계열사와 관련된 상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내부거래 수익은 1551억원에 육박한다. 계열사가 분리되면 이 부분에 대한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지부가 지난달 23일 여의도 현대캐피탈 본사 앞에서 사무금융결의대회를 열고 정태영 대표이사와의 면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제공]
 

◆노사 갈등 1년째…더 장기화될 전망

현대카드 내 노사갈등도 정태영 부회장을 곤혹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사무금융노조 현대카드지부는 현대캐피탈지부·현대커머셜지부와 함께 정태영 부회장과의 대표교섭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의 요청에 현대카드 사측은 정태형 부회장과의 대표교섭은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실무교섭으로 대신하자는 공문을 전달한 상태다.

현대캐피탈지부는 지난해 9월 노조를 설립하고 단체교섭만 10개월째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설립된 카드·커머셜지부는 5개월이 넘도록 단체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현대캐피탈지부는 사측과 무려 15번이 넘는 실무교섭을 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각각 10차, 8차에 달하는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노사는 노조의 활동 범위, 활동시간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현대카드 사측이 노조 활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회사 내규로 단체 활동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부터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지부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가족 간 갈등도 정태영 부회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정 부회장은 동생들을 상대로 어머니가 남긴 상속 재산 일부를 달라며 2억원 규모의 유류분 반환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이에 여동생은 아버지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했다. 아버지가 고령이라 판단력이 흐린 데다 정 부회장이 접견을 막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카드 내부와 외부에서 악재들이 동시다발로 불거지는 과정에서 가족 간 분쟁마저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차 그룹의 사위인데다 금융권 CEO 최고 스타인 만큼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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