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효성家 혼맥②] 가족 되면 믿는다...장인이 경영 선생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훈 기자
2020-11-17 06:08:00

장인·사위에 주요 계열사 경영 맡겨

3세까지 이어진 가족 신뢰...장인·처남 책임경영 도와

[사무실에서 업무 중인 故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 사진=효성그룹 블로그]

조홍제 창업주는 ‘인화(人和)’를 경영이념으로 삼았다. 사람을 존중하며 사람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 인화의 정신은 가장 친밀한 사람인 ‘가족’에 대한 신뢰와 의리로 이어졌다. 혈연이 아니더라도 일단 결혼으로 이어지면 장인과 사위에게도 경영을 맡겼다.

▲장인·사위에 주요 계열사 경영 맡겨

조홍제 창업주는 장남 조석래 회장의 장인 송인상 전 재무장관과 사돈을 맺기 전부터 친밀한 관계였다. 송인상 전 장관은 수출입은행장을 지낸 경제계 거물이다. 조 창업주와 사돈이 된 후에는 효성그룹의 경영에도 참여했다. 이후 조 창업주가 1966년 설립한 동양나이론의 회장까지 지냈다.

조홍제 창업주의 막내아들 조욱래 전 회장도 장인에게 경영수업을 받았다. 조 창업주는 당시 28세였던 조욱래 전 회장에게 대전피혁을 물려주면서 장인 김종대 전 농림부 차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종대 전 차관은 신덕균 신동방그룹 창업주의 부인인 김영자 여사의 동생이다. 대전피혁 회장으로서 조욱래 회장을 돕다가 효성기계 회장까지 역임한다.

김종대 전 차관은 3공화국 당시 내무부 장관을 지낸 故 김치열 씨와 사돈이다. 김치열 전 장관은 인제대학교 백병원재단을 설립한 백인제 씨의 조카인 백낙서 교수를 사위로 맞았다. 조양상선 박남규 전 회장의 딸 재숙 씨가 맏며느리다. 김치열 전 장관은 사돈인 박남규 회장을 통해 농심그룹과도 이어진다. 박 전 회장의 4남 재준 씨가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녀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과 결혼해서다.

이처럼 화려한 혼맥과 경영 능력을 지닌 장인의 도움으로 조욱래 전 회장은 이후 효성기계공업, 동성개발 등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효성기계는 대림기계와 함께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을 선도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매각됐다. 현재는 DSDL(옛 동성개발)이라는 부동산개발임대업체를 운영하며 프레이저플레이스 등 호텔업을 하고 있다. 장남 현강 씨가 회장이다.

조욱래 회장은 부인인 김은주 씨와 2남 1녀를 뒀다. 장남 현강 씨는 금융권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현강 씨는 경기도 수원 교육가 집안의 자제 한유리 씨와 혼인해 2남 1녀를 뒀다.

장녀 윤경 씨는 신라컨트리클럽으로 유명한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 홍석융 전 신라저축은행 전무와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홍준기 회장의 딸이 권노갑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아들인 정민 씨와 결혼하면서, 효성家의 정계 혼맥이 더 화려해졌다. 막내아들인 현우 씨는 DSDL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직 미혼으로 알려졌다.

조홍제 회장은 사돈뿐 아니라 사위에게도 경영을 맡겼다. 조 창업주의 차녀 명률 씨의 남편 권병규 씨는 효성그룹 초창기 때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대학 졸업 후 개인사업을 하다 동양나이론의 초기 멤버로 상무를 맡았고, 이후 효성건설 회장까지 역임했다.

▲ 3세까지 이어진 가족 신뢰...장인·처남 책임경영 도와

가족을 믿었던 조 창업주의 인화 이념은 현재 효성그룹 경영을 맡은 3세에까지 이어졌다.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은 처가 기업인 동아원이 해체될 때 직접 계열사 인수에 참여해 사돈 일가의 책임경영에 조력했다. 효성그룹은 동아원 계열사로 포르쉐·마세라티 등 고급 수입차를 판매하는 FMK를 인수했다. FMK는 조 회장의 처남 이건훈 씨가 대표이사로 운영했던 회사다.

동아원은 해체 전인 2007년 FMK를 설립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 나오지 않았고, 시장에서는 회사 매각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효성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09년 FMK는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었다.

조 회장은 FMK가 효성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처남인 이 전 대표를 믿고 대표이사를 맡겼다. 이후 효성그룹 인사 김광철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지만, 한동안 이 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유지됐다.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 조현상 효성 사장의 장인이다. / 사진=네이버 인물정보]


조현상 효성 사장 역시 처가와의 의리를 지켰다. 조 사장의 장인 김여송 사장은 광주일보 기자 출신으로, 국내 최대 특장차 업체인 ‘광림’의 사장이었다. 이후 2012년 광주일보 사장에 선임됐다.

호남 최대 지역일간지 광주일보는 2003년 대주그룹에 인수됐지만 2010년 모기업 부도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고, 2014년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효성그룹은 광주일보의 어려움을 못 본 척하지 않았다. 행남자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49%의 지분을 확보하고 대주주가 됐다. 김용주 행남자기 회장은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과 사촌이다.

조 사장은 효성그룹이 대주주가 된 후에도 장인에게 광주일보의 경영을 맡기며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현재까지 효성이 광주일보에 지원한 자금 규모는 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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