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 후 부채비율 964%→540%...관건은 수익성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 후 부채비율 964%→540%...관건은 수익성

이성규 기자입력 2020-11-17 17:54:43
정부 주도 빅딜, ABS 트리거 위험 낮아져 재무안정에 기여 노선 중복 정리, 높은 국제선 의존도로 운임 상승 기대 낮아

[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투입되는 자금의 첫 번째 목표는 과도한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으로 귀결된다. 사실상 자립이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에게 호재지만 대한항공이 빚을 떠안는 형태가 되면서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양사 모두 국제선 의존도가 높은 탓에 합병 후 노선 중복 정리에 따른 운임 상승 효과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날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항공산업 구조개편 추진 등을 위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강조했다.

통합 방안은 먼저 산은이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5000억원)에 참여하고 추가로 영구 교환사채(EB, 3000억원)를 인수해 총 8000억원을 지원한다. 한진칼은 이 자금을 대한항공에 빌려주고 이후 대한항공 유상증자(2조5000억원 규모, 한진칼 배정금액 7300억원) 참여와 동시에 신주를 받아 상계한다.

대한항공은 유증으로 끌어모은 자금 중 1조5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하고 나머지 1조원은 채무상환에 쓸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영구 전환사채(CB) 3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하게 될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 주도 항공업 ‘빅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조달하는 자금의 형태는 자본이다. 즉 양사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한이익상실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ABS 트리거 발동 위험이 낮아지면서 재무안정성에 기여하게 된다.

올해 3분기 말 별도기준 대한항공 총부채는 22조4654억원, 총자본은 3조48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36.9%다. 증자 후에는 자본이 5조5000억원으로 늘면서 부채비율은 406.7%로 낮아진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시아나항공이다. 증자 후 아시아나항공 총자본은 기존 4739억원에서 2조2000억원대로 증가한다. 부채비율은 2431.9%에서 506.9% 크게 축소된다.

최종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통합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유증에 참여한 금액은 제외(1조5000억원, 더블카운팅)되면서 단순 합산 부채비율은 964%에서 540%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나리오대로라면 재무구조는 다소 안정되지만 문제는 속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각각 17조9000억원, 8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준으로 고려해도 EBITDA 대비 차입금은 각각 7.7배, 13.9배로 상당한 부담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양사 합병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중복 노선 정리다. 실제로 두 항공사는 장거리 노선 상당부분이 겹쳐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에도 화물 사업부문 선방으로 흑자전환했으며 3분기에도 그 기조를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분기 적자에서 탈피했다.

그러나 수익성 제고를 고려하면 여객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은 대한항공이 당분간 아시아나항공 실적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 항공사 인수합병(M&A) 사례를 비춰볼 때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른 공급력 통제가 운임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에 치중돼 있어 해외 항공사와 경쟁한다는 점이 문제다. 합병 이후 실적 개선 기대치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통합 후에도 여전히 과도한 부채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을 분리매각 후 해당 대금을 차환에 사용해도 부채는 10조원에 달한다”며 “대한항공 재무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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