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첫 고비 넘긴 대한・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은 여전히 안갯속

합병 첫 고비 넘긴 대한・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은 여전히 안갯속

이성규 기자입력 2020-12-01 16:32:03
법원, KCGI 신주발행금리 가처분 기각…‘긴급 자금 조달’ 필요성 인정 초대형 항공사 출범, 현실은 ‘부채+부채’…“정책지원 지속될 수밖에 없어”

[ 사진=대한항공 제공]

법원이 KCGI(강성부 펀드)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첫 난관을 돌파했지만 양대 항공사 통합에 따른 경영효율성 제고 등이 발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1일 KCGI가 한진칼을 대상으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주발행은 상법과 한진칼 정관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신주를 발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후에는 국내 유일한 국적항공사로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법원 결정으로 한진칼은 오는 2일 한국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한 5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산은은 한진칼 교환사채(EB) 3000억원도 인수해 총 8000억원을 지원한다. 한진칼은 수혈받은 자금을 대한항공 유상증자(주주배정, 2조5000억원)에 투입(한진칼 몫 7300억원)한다. 대한항공은 조달한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신주와(1조5000억원, 제3자 배정)와 영구 전환사채(CB, 3000억원) 인수에 쓸 계획이다. 모든 거래가 종결되면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지배구조를 구축하게 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본게임은 이제부터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인수되면서 국내 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그 기대만큼 실질적으로 경영효율성이 제고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규모는 2000년 말 대비 4배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총자본은 큰 변함이 없었다. 부채에 의존한 경영을 지속하면서 사실상 주주가치 제고는 뒷전이 돼버린 것이다. 산은 등 채권단 관리 체제하에서도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두 항공사 통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에는 부채경영과 산은의 구조조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한 몫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자본과 부채 추이(단위: 원) 사진=전자공시]

같은 기간 대한항공 부채와 자본 추이도 대동소이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에 따른 항공업 피해는 핑계일 뿐이다.

두 항공사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이번에 투입되는 자금은 체질 개선을 위한 시발점 성격이 아닌 긴급 유동성 확보에 불과하다. 부채에 부채를 더하는 성격인 탓이다. 양사 통합이 ‘성공’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향후 수익창출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항공기 리스방식과 노선 포트폴리오다. 대한항공은 금융리스(할부구입 개념)를 선호하는데 반해 아시아나항공은은 운용리스(임대방식, 약 60%)가 주를 이룬다. 운용리스는 항공기 반납 시 정비 의무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비 부문에서 대한항공 대비 비용이 소요되는 탓에 마진율이 낮은 편이다.
 

[대한항공 자본과 부채 추이(단위: 원). 사진=전자공시]

현재 아시아나항공 운용리스 계약 기간은 평균 3년 이상 남아있다. 금융리스로 변경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사 통합으로 비용절감이 기대되지만 그 효과는 시간을 두고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 부채 수준 고려시 재무구조 개선 제한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보잉과 에어버스사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기종이 다양할수록 조종과 정비인력도 많이 필요로 한다. 항공기 수급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종 다각화는 필요하지만 양사 통합으로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복 노선 조정 등에 따른 경쟁완화도 기대요인이다. 공급력을 통제할 수 있어 운임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항공산업은 여타 국제선 항공사들과 경쟁하는 탓에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전망이다.

양사 통합에 따른 기대요인에는 대부분 구조조정 과정이 포함된다. 산은과 한진칼은 구조조정을 부인하고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부채 수준을 고려하면 이번 자금투입으로 거둘 수 있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고려해도 단기간에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개발 등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다면 정책 자금 등 지원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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