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안내견 '문전박대' 논란에 또 불거진 '롯데=일본기업' 리스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기자
2020-12-01 17:36:17

롯데마트 '무성의 사과' 후폭풍…소비자들 '노재팬' 불매운동 요구 봇물

롯데, 호텔롯데 상장 미뤄지며 '일본 색깔 빼기' 계획도 차질

[사진=목격자 인스타그램 캡처]


롯데마트 한 직원이 훈련중인 안내견의 출입을 막고 고함을 지른 사건이 밝혀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불매운동으로 확산하면서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도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교육중인 안내견이 출입을 제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직원은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롯데마트 제공]


논란이 확산하자 롯데마트는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사과문이 피해자에 대한 정중한 사과와 후속 조치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면서 노재팬 운동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그러자 롯데마트는 1일 전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회사의 공식 사과문에도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불매 운동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오랫동안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몸살을 앓아 왔다. 일본 보복성 경제규제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롯데주류 '처음처럼' 등의 제품이 불매 운동 리스트에 올라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 계열사 가운데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와 무지, 아사히 등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가 많다는 점도 타격을 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벗기 위해 꾸준히 해명해왔다. 국정감사에 참석했던 지난 2015년에는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롯데그룹 정체성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롯데를 비롯한 모든 한국 롯데 계열사는 대한민국 기업"이라고 답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롯데로 번진 지난해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는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롯데=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에게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뿌리 깊은 이미지가 다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호텔롯데 한국과 일본 홈페이지에 동해가 각각 동해와 일본해로 다르게 표기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샀다. 일본 호텔롯데 홈페이지는 구글 지도를 끌어다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롯데=일본 기업' 이미지가 재각인되는 계기가 됐다.

롯데 일본 기업 논란의 핵심은 지배구조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관계없이 롯데그룹 핵심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일본계 주주가 보유하고 있어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일본 주식회사인 L투자회사와 광윤사 등이 호텔롯데 나머지 지분인 80.2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한국에 내고 있는 법인세와 고용 창출 규모 등 '경제적 실질'로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를 분리해서 보되 한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롯데는 지배구조와 관계없이 '한국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롯데 계열사 지배구조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면서 '일본 색깔 빼기'에 힘을 쏟고 있다. 상장으로 주주 구성을 변화시켜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상장 시기가 미루어지고 있는 만큼 '일본롯데' 꼬리표 떼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 자회사 지분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블록딜을 통해 롯데칠성 자사주를 편입하면서 지분율을 39.3%까지 확대하면서 총자산과 매출, 영업이익을 반영하는 종속기업 기준 지분율 50%에 바짝 다가섰다. 지금까지 롯데지주가 최대주주인 롯데칠성·쇼핑·케미칼 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 이유는 일본 롯데 계열사 눈치보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았다.

신 회장은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호텔롯데 상장 드림팀'으로 불리는 팀을 유지했다. 이는 상장 추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는 내년 초 코로나 회복 이후 호텔롯데가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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