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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원스토어 기업가치 1조?..."주관사 경쟁 과열 영향 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12-03 14:15:12

구글·애플 '인앱결제' 반사이익에도 '국내용' 한계점 뚜렷

자회사 가치 20조 추정한 SKT 1조 가치 입증에 노심초사

[원스토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SK텔레콤의 자회사 원스토어가 1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게 된 배경 중 하나가 상장주관사 간 과당경쟁이 영향을 준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국내용이라는 한계도 있어 ‘거품론’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결국 SK텔레콤이 원스토어의 가치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잇따른 자회사 상장을 통해 ‘탈(脫)통신’ 추구와 기업가치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첫 주자로는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꼽힌다.

원스토어는 상장 주관사로 NH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복수의 증권사가 1조원 규모 몸값을 제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관사 간 과당경쟁이 과도하게 몸값을 올려놓은 것 아니냐는 ‘거품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SK증권은 원스토어 지분 19.6%(2019년 취득)를 보유하고 있는 SKS키움파이오니어(SK증권 지분율 14%) 주요주주다. 원스토어 가치가 높아질수록 SK증권도 주관 수수료와 상장 평가차익 등에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투자자들과 이해상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SKS파이오니어가 원스토어에 투자한 금액은 1000억원이다. 기업 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통상 재무적투자자(FI)는 연환산 기준 내부수익률(IRR)을 8~20%가량을 설정한다. 원스토어는 투자를 유치하면서 3년 내 IPO를 약속했다. 즉 2022년 말 FI가 기대할 수 있는 최대 기업 가치는 8640억원(5000억원에 연간 20% 복리 적용)이다.

원스토어는 내년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하반기 중으로 IPO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상장을 1년 앞당기면 이론상 기업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1조 밸류’와의 거리는 더 멀어지는 것이다.

원스토어는 출범 이후 줄 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8년 하반기 개발사와 상생을 내걸고 불문율로 여겨지던 앱마켓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췄다. 이 때부터 오히려 적자폭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에는 순이익 2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흑자’가 상징성 일뿐 1조원 밸류를 입증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수치라는 데 있다. 앱마켓은 사업 특성상 지급수수료를 제외하고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 매출을 늘리면 레버리지 효과가 증폭되는 구조다. 원스토어 외형 확대가 향후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원스토어 매출액은 1234억원이다. 연환산 기준 164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1.8%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연간 성장 추이를 반영하면 향후 매출액은 연간 30%가량 증가할 수 있다. 2019년 말을 기준으로 연간 30% 성장률 적용 시 2021년 말 매출액은 2283억원이다.

SKS파이오니어가 투자한 금액은 PSR(주당매출액비율) 기준 약 5배 수준이다. 현재 기준 PSR이 가장 높은 밸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스토어 또한 외형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내실다지기는 말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앱마켓 수수료를 낮춰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지만 그만큼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이슈로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도 ‘국내용’이라는 한계가 가로막는다.

앱마켓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게임 유치도 녹록지 않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의 주력 게임들은 원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없다.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어 추가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원스토어 등 특정 시장에 한정되는 플랫폼을 활용할 이유가 떨어지는 것이다. 1조원 가치를 입증할 유일한 대안인 매출액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텔레콤은 ‘자회사 20조원 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회사 IPO 성공 여부에 따라 SK텔레콤 기업 가치 제고 역량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첫 스타트를 끊는 원스토어는 ‘거품론’을 불식시켜야 하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 만을 볼 때 일정 수준 성장은 가능하지만 국내용이라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주요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면서 마케팅, 홍보 등도 지속 병행해야 하는 만큼 유출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1조 밸류’를 천명한 만큼 이에 걸맞은 성장을 증명해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11번가처럼(아마존) 새 투자자 유치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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