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SK그룹의 FI 활용한 M&A전략, 하이닉스에 반영 안된 이유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12-09 08:16:04

SI·FI와 협업 가속…​사업 불확실성 대응ㆍ파이낸셜 스토리 강화

하이닉스, 인텔 100% 인수 이례적...지배구조 불확실성 대응 포석

[사진=아주경제DB]

SK그룹은 기업 인수합병(M&A) 등 각종 굵직한 거래에 전략적·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시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높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10조원을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성장과 위험관리 중 한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부인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29일 물적분할을 통해 SK텔레콤 자회사가 된다. 미국 우버테크놀로지는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57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합자회사를 만들어 1억달러(1150억원) 투입해 택시호출 사업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추가 투자유치에도 공을 들이며 성장을 위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SK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 혹은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여 M&A을 추진하거나 사세를 확장하는 것은 최근 몇 년 간 두드러졌다.

지난 2018년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투자플랫폼인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 베트남 빈그룹 지주사 지분 6.1%(1조1800억원)를 매입했다. 베트남에서 신규사업 확대와 전략적 M&A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SK그룹은 IMM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았다.

최근 SK인포섹과 합병을 발표한 ADT캡스는 2018년 SK텔레콤 손자자회사로 편입됐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LSH 지분 55%를 확보하고 나머지 45%는 맥쿼리 등 사모펀드(PEF) 등이 가져갔다. 같은 해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인적분할)한 11번가는 당시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최근에는 아마존도 3000억원 투자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새마을금고(50%+1주)와 함께 자금을 투입했다.

SK그룹이 굵직한 거래에서 FI를 끌어들이는 이유로는 위험관리가 꼽힌다. 성장을 위한 선택이지만 사업 불확실성을 간과할 수 없는 탓이다. 다수의 딜(deal)을 진행하는 만큼 많은 자금도 필요로 한다.

국내 여타 그룹도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M&A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SK그룹은 그 중에서도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는 표면적으로 공표된 것일 뿐”이라며 “이전부터 금융시장 생리를 잘 알고 있어 FI를 끌어들이는데 탁월한 면모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M&A는 이해관계자 간 성장과 위험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과정에서 성사되는 데 SK그룹은 그 접점을 정확히 공략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잘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SK텔레콤 자회사들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당 자회사들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충분한 이익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SK텔레콤이 추가 자금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 설득을 위한 능력과 자신감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SK그룹 행보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단독 인수는 이례적이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하면 감내하기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 유출은 부담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로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 편입 시 100%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던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인수에 나선 것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혹시 모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변경된다. 이후 SK텔레콤 투자회사가 그룹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면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가 된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게 되면 오히려 공정거래법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그룹이 지향하는 종합 ICT기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어 단독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점도 있다”며 “SK그룹은 성장과 위험관리라는 중 후자에 더욱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룹 계열사 별 자금 유출입 동향을 통해 SK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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