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지배력 강화 시동 건 정의선, 오토에버 합병비율 논란에 '덜컹'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훈 기자
2020-12-14 15:42:36

정의선, 합병으로 지분율은 2.13% 감소하지만 자산은 25% 증가

오토에버-엠엔소프트 합병비율 1:0.958…주당 자본총액은 1:1.95

2018년 모비스-글로비스 합병 실패 이후 주주가치 훼손 또 제기

[사진=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캡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 내 지배력 강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정 회장이 9.57%의 지분을 가진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를 합병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에서도 지난 2018년 지배구조 개편 시도를 실패로 만든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떠오르고 있어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오토에버와의 흡수합병 안건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3사는 ‘현대오토에버’라는 하나의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3사는 내년 2월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합병 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현대오토에버 측은 이번 3사 합병에 대해 “현대차그룹 내 분산된 SW 역량을 통합함으로써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후 현대오토에버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의 약 40%가 커넥티드카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에 투입될 예정인 만큼 합병의 사업적인 목표도 뚜렷하겠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정의선 회장 지배력 강화 작업의 첫 단추로 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오토에버 지분은 9.57%로, 지분율로만 보면 현대글로비스 다음으로 높다. 이번 3사 합병으로 정 회장은 지분율이 2.13% 소폭 줄지만 자산은 25%가 늘어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하지만 일각에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의 합병 비율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아와 엠엔소프트의 합병비율은 1대 0.958이다. 현대엠엔소프트 자본총액은 2089억원이고 현대오토에버의 자본총액은 5426억원임을 고려하면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문제는 발행주식 수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식 수는 414만5000주, 현대오토에버는 2100만주다. 자본총액을 발행주식총수로 나눠 1주당 자본총액을 계산하면 각각 5만404원, 2만5836원이 나온다. 현대엠엔소프트가 오토에버의 1.95배다.

1주당 자본총액으로만 보면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은 현대오토에버 주식을 약 2주 받아야 하는데 0.95주 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다.

엠엔소프트 주주들은 “총수 일가 주머니만 채워주는 합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상장회사여서 시장가치로 평가받지만 현대엠엔소프트는 비상장사여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현대엠엔소프트의 장외거래호가는 14만원대를 기록했지만 이번 합병가액은 8만8000원대로 호가에 비해 현저히 낮다.

반면 현대오토에버는 주가가 2만1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3월에 비해 5배 이상 오른 것이 반영돼 합병가액이 8만4000원대로 산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에도 주주가치 훼손 문제로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존속 모비스(가칭)’와 ‘분할 모비스(가칭)’ 2개로 나누고 ‘분할 모비스’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시켜 ‘합병 글로비스’를 만든다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분할 모비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된 부당한 합병비율이라는 분석과 비판이 나오면서 기관 투자자 반대로 개편 계획이 무산됐다.

이번 이해관계자는 힘 있는 기관투자자가 아닌 비상장사 소액주주다. 현대차그룹에는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있겠지만 충분한 해명이나 합의 없이 합병을 추진할 경우 기관투자자의 힘에는 굴복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는 무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 사이에서는 현재 소송을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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