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021 경제 법 7픽⑨

​<가상좌담회> ‘경제3법, 개혁인가 개악인가’

강지수 기자입력 2021-01-05 05:40:00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졌고, 한국경제도 벼랑 끝에 서 있다. 포스트코로나 이후 글로벌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수출 위주인 우리 기업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기업에 활력을 주는 정책은 외면하고 오히려 기업 경영을 옥죄는 ‘경제3법’을 통과시켰다. 경영계에서는 “기업 경영체제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제3법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진보성향 시민단체와 전문가그룹에서는 3%룰 완화 등 '알맹이가 빠졌다'며 '반쪽 개혁'이라고 비판한다.

이에 데일리동방은 경제3법의 쟁점을 짚어보고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책임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경제회생을 위해 기업 활력을 제고할 방안은 무엇인지 정치권과 경영계, 시민사회, 전문가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아주경제DB]


◆경제3법, 투명한 경영 위해 꼭 필요 VS 기업 옥죄는 과잉입법?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공정거래3법은 경제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고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확대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30년 만에 전면 개정했다. 상법은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도록 개정했다.
공정거래3법은 오래된 현안이고 기업들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골탕 먹이기 위한 개정안이 아니다.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보완할 것이 있으면 보완하는 방식으로 할 것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 병든 닭 몇 마리 몰아내기 위해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있는 닭 모두가 어렵지 않겠느냐. 법률이 이미 통과됐으니 법 테두리 안에서 부작용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경제3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서도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들이 반영돼야 하고, 기업도 투명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대책을 찾아야 한다. 경제·사회가 성숙하려면 법으로 규제하고 강제하는 방식보다 자율적인 규범이 작동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선진적인 방식이 더욱 바람직하다. 기업들도 법보다 더 높은 수준의 규범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노력하겠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 = 기업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악조건 속에서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기업규제3법, 노동관계법 등의 연이은 입법으로 기업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고려대 교수) = 공정경제3법 그 자체로 기업의 소유, 지배구조 개선이나 공정경제를 확립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안 자체가 경영계의 반발을 염두에 두고 최소한으로 제안됐고, 이마저도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 기업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시장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는 환경이 마련될 때까지 정부와 국회는 지속적인 제도개선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3%룰' 명시한 상법개정안, 기업 경영권 침해 논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외국계 펀드나 경쟁 세력이 지분 쪼개기 등으로 20% 이상 의결권을 확보 가능한 상황에서 기업 방어권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수준이다. 기업이 시간을 어느 정도 두고 대비할 수 있도록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유예하고, 외국계 투기 세력으로부터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주식 보유 기간을 최소 1년으로 하는 보완 장치를 임시국회에서 입법해야 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정경제 3법이 기업을 옥죈다고 하는 주장은 틀렸다. 오히려 공정경제 3법이 친기업적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친시장질서법이다. 대한민국 기업에서 이사회란 재벌 총수의 단순 거수기에 불과하다. 얼마 전 공정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2292개 기업이 소속된 재벌집단 총수일가 내부지분율은 평균 3.6%다. 다시 말해 96.4%의 다른 투자자들의 이해가 무시되고 있는 것이니 비합리적이고 비민주적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 정부안은 주식수에 따라 주주권을 배분한다는 주식회사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과잉 입법이다. 투기펀드 등에게 이사 선임권을 사실상 넘겨줘 기업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 = 당초 정부의 상법 개정안은 최대주주와 그의 특수관계인은 합산해 3% 의결권 제한을 받고 나머지 주주들은 개별 3% 의결권 제한을 받는 것으로 제안됐지만, 재계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모든 주주 ‘개별 3%’ 의결권 제한으로 완화됐다. 다중대표소송제나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안도 원안에서 크게 후퇴해 납득하기 어렵다. 일반지주회사에 CVC설립을 허용하는 규제완화 법안이 포함된 것도 유감이다.
 

왼쪽부터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 [사진=아주경제DB]


◆집단소송법 확대로 소송 남발, 기업 경영활동 큰 타격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 기업은 집단소송의 속성상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막대한 부담을 져야 할 뿐만 아니라 회복할 수 없는 경영성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변호사가 제한없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해 전문 브로커가 소송을 부추기거나 기획소송을 통해 소송이 남발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우리 기업은 과중한 형사처벌과 행정제재, 민사소송에 시달리고 있는데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더해진다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집단소송제 범위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기업은 피소사실만으로도 신뢰도가 떨어지고 매출이 급감해 사업 활동이 어려워진다. 영세기업은 도산까지 이를 수 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 = 전문적인 입증이 필요한 사건임에도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알아서 소송하라고 사실상 방치하는 민사소송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고, 현재의 처벌 수준으로는 불법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기업들의 불법행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 징벌적 배상은 고의나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며 이마저도 상한액을 최대 5배로 두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정부 예방 대책 없이 기업 책임만 강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 규제와 처벌보다는 기업이 직접 규범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정책은 제도적으로 정부도 공동책임이 있는데, 장관과 지자체장만 빠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논리모순성 법안이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 노동자들이 과로사로 죽어가도 말단 안전관리자만 처벌 받고 벌금도 평균 500만원이 넘지 않는다. 안전예산을 투자할 권한이 있는 경영책임자 처벌은 어렵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재해는 특정 노동자의 개인 과실이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작업환경과 기업내 관리시스템 부재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 무엇보다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재해 예방정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고, 전문성도 약하다. 이런 점부터 개선하는 게 우선 아닌가. 개선 없이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표자 형사처벌, 법인 벌금 부과, 행정 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 처벌은 너무 가혹하다.

▲최명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상황실장 = 한국 산재사망 특징은 고도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재래형 사고'다. 기업들 중에서도 정말 사명감을 갖고 잘해보자는 중간 관리자나 임원이 있다. 그러나 기업이 법을 위반하는 풍토 위에서는 그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해당 임원은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안전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투자한 만큼 경쟁력을 갖는 풍토로 바뀌어야 한다.


◆유통산업발전법, ‘언택트 시대’ 역행..오프라인 점포만 규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유산법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쇼핑몰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상생할 것인지를 정하는 법이다.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쇼핑몰에 대해서도 의무휴일제를 도입하는 등 추가 보호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 유통산업의 온라인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경쟁구도는 무의미해지고 있다. 의무휴업 등 유통산업발전법(유산법) 규제는 오프라인의 온라인 전환을 가속화시켜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모두를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 = 유통규제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이전에 기존의 유통규제가 변화하는 유통시장 환경에 적합한지에 대한 정책효과 분석이 필요하다. 논의 중인 유통규제 강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 대형유통업체 출점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져 소비자 후생이 저하할 수 있다. 대형 쇼핑몰, 대형마트 등 임대매장 소상공인들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임원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 = 유통산업발전법은 유통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탈에서 소상공인을 보호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지지에 힘입어 거대 여당이 탄생해 희망을 가졌으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논의도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소상공인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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