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文정부 2021 경제 법 7픽②] 성장도 바쁜데…​투기자본 공격 막아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1-01-05 05:05:00

성장 부담·투기자본 공격 방어에 골머리

‘SKT·카카오’ ‘CJ-네이버’ 지분 스왑 사례 주목해야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기자본 공세가 우려된다. 기업들은 성장과 동시에 외부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분스왑 등으로 우호지분을 끌어들이면서도 성장을 모색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말 ‘대주주 의결권 3%룰(감사위원 분리선출 입법안)',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룰’은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한 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고 주주별로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다만 사내이사 감사 선임 시에는 ‘합산 3%’가 그대로 적용된다.

3%룰은 기업 총수의 잘못된 결정을 견제하고 전횡을 막는다는 취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주주가 감사위원을 제안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투기자본이 이사회에 핵심 인물을 심어놓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사진=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도 투기자본의 힘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중대표소송제란 모회사 주주(상장사 기준 지분 0.5%, 6개월 이상 보유)가 자회사 이사에 대해 경영 관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대표소송제(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제도)가 확장된 개념이다.

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 현황을 보면 다중대표소송제 시행으로 투기자본 공격으로부터 취약한 곳은 제한적이다. GS그룹 산하에 있는 GS리테일(66%)과 GS글로벌(51%), SK와 롯데지주 자회사인 SK바이오팜(75%), 롯데정보통신(65%) 등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그룹사들이 기업분할 및 합병을 통해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 ADT캡,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상장을 준비 중이다.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인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 후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사세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이들은 기업 분할 초기에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중대표소송제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투기자본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자산 활용도다. 기업이 배당 혹은 투자를 통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기업은 배당과 투자 외에도 경제와 산업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과도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해 자산활용도가 낮아지면 주가도 하락한다. 차익을 최우선에 두는 투기자본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LG그룹과 SK그룹이 성장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도 투기자본들은 끊임없이 공격할 수 있는 발판(다중대표소송제)이 마련된 셈이다.

◆지분스왑 통한 산업 동맹 확대해야

3%룰과 다중대표소송제 시행으로 투기자본 공격이 본격화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기업들도 대비가 필요하다.

지분구조상 국내 기업들에게는 다중대표소송제보다 3%룰이 더 위협적이다. 투기자본들이 각각 3%씩 지분을 확보해 분산공격하면 최대주주는 의결권 제한으로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소버린자산운용은 지분 쪼개기 형태로 SK그룹을 공격했다.

기업이 투기자본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지분 쪼개기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까지 합산한 기준을 적용하는 탓이다.

기업성장과 동시에 투기자본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지분스왑’이다. 경쟁·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과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카카오, 네이버-CJ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여러 기업과 지분스왑 혹은 공동투자를 통해 사업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융합산업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종·동종 기업 간 협력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며 “지분스왑을 통해 타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이 성장은 물론 투기자본 공격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J ENM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를 고객사인 넷플릭스에 블록딜로 매각한 사례 또한 상법개정안 통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한화손해보험
주안파크자이
kb_지점안내
기업은행
하나증권
한화손해보험
KB희망부자
DB
대한통운
미래에셋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원제약
신한라이프
경남은행
여신금융협회
NH투자증권
신한은행
kb금융그룹
부영그룹
KB희망부자
넷마블
lx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메리츠증권
스마일게이트
보령
KB금융그룹
하이닉스
우리은행
KB희망부자
신한금융
하나금융그룹
KB증권
다음
이전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