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아버지 지원에 신재생에너지 보폭 넓힌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업 행보가 올해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김동관 사장의 승계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4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글로벌 GES(Green Energy Solution) 사업부를 확대 개편했다. 기존 여러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개발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금융 등의 기능을 글로벌 GES 사업부로 통합했다.

한화솔루션 측은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태양광 발전에 더해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린수소 사업부문에서는 기존 수전해기술개발팀을 '수소기술연구센터'로 승격하고 인력을 충원해 연구개발 부문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과 그린수소 분야에 총 250여명을 채용, 투입할 방침이다.

한화솔루션이 새해 첫 영업일부터 이처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원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그린수소 에너지’·‘탄소 제로’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가 되자”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김승연 회장이 장남인 김동관 사장을 본격적으로 밀어주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김 회장이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오는 2월 예정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한화가 힘을 보탤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보고서를 통해 ㈜한화의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대한 선제 투자를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중 1조원은 태양광 사업에, 나머지 2000억원은 신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나신평은 “유상증자가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의 자본완충력과 유동성 대응능력이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는 "새해에는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외 시장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계획 발표 일주일 후인 지난해 12월 28일 미국의 수소탱크 스타트업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마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23년 동안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톰 딜레이가 2008년 사내벤처로 설립한 기업이다. 2015년 나사에서 독립해 현재 미국 앨러바마주 헌츠빌에서 대형 수소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1억달러(한화 약 1100억원)를 투자해 2030년 세계 고압탱크 시장 1위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한화솔루션의 목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과 ㈜한화의 지원으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은 시마론 투자금을 제외하고도 1조1000억원이 남는다”며 “신재생에너지를 이끌고 있는 김동관 사장이 이 자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차기 총수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