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민연금, 또 의미없는 반대 의견…스튜어드십코드 신뢰 잃는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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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2021-01-06 11:31:50

대한항공 정관 변경 안건, 국민연금 반대에도 70% 찬성 가결

LG화학·동아제약 사례 등 가결 유력한 건에만 '반대' 행사 지적

"명분쌓기용 반대 문제…신중한 스튜어드십코드 행사 필요"

[사진=국민연금]


대한항공의 정관 개정 안건이 국민연금공단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했다. 투자업계는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국민연금 지분이 적은데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주는 찬성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안건 가결을 염두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하면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6일 정관 일부 개정안건이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주식 총수의 55.73%인 9772만2790주가 출석했고, 이중 69.98%가 찬성해 정관 일부 개정안건이 가결됐다.

이번 정관 개정안건 가결은 대한항공의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 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것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꼭 필요한 절차였다. 오는 3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거치면 대한항공의 주식 총수가 3억5000만 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해당 유상증자에 약 7300억원을 투입하고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주와 영구채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될 계획이다.

‘주주가치 훼손’을 근거로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전망대로 정관 개정안건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이긴 하지만 지분은 8.11%로 상대적으로 적다. 대한항공은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특수관계인이 31.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우호세력으로 꼽히는 스위스크레딧과 우리사주 지분이 각각 3.75%·6.39%다. 나머지 50%는 소액주주가 차지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위스크레딧과 우리사주는 찬성이 유력했고 소액투자자 대부분도 합병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어 정관 개정에 찬성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정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정관 변경을 반대한 국민연금에 대해 “가결이 유력한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또 명분 쌓기용 반대표를 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LG화학 물적분할 안건에 대해서도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LG화학의 2대 주주였지만 당시 LG화학의 물적분할 계획안은 주총에서 참석 주식 기준 82%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지난 2013년 1월에도 동아제약 당시 3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지주사 전환을 반대했다.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경영진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동아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안은 주주총회에서 참석 주주 73%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두 사례는 모두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내기 전부터 가결이 유력했던 안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민연금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통과 가능성이 큰 안건에 대해서만 반대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은 많은 기업의 주요주주로서 수탁자 책임의 본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반대로 기업의 중요 안건이 무산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책임을 질 가능성이 적은 안건에 대해서만 보여주기식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입장과 부담감도 이해가 되지만 명분을 위한 반대를 계속하다간 의결권의 힘과 신뢰를 모두 잃게 될 수 있다”며 "더욱 신중한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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