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디지털 강화 외치는 증권사들, 로보어드바이저는 '외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환 기자
2021-01-06 17:16:25

초기 투자비용 높은데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

역대급 증시 호황에 로보어드바이저 제기능 못해

[사진=픽사베이]


2021년 신축년을 맞아 국내 증권사들이 디지털 활용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에 둔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주 기능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데 특화돼 있어 최근 같은 상승장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증권사들도 자체 개발보다는 외부 전문 업체와의 협력을 택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상태다.

◇로보어드바이저 운용금액 감소세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를 올해 과제로 꼽았다. 반면 이들 증권사들의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운영 비용은 감소세를 기록 중인다.

최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을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데이터 자산의 크기와 활용역량이 경쟁력”이라했고,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리스크 관리·디지털 혁신의 일상화 실천”을 내세웠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역량 강화”를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도는 증권사들의 IT 강화 전략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스콤 산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금액은 2018년 63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11월 54억9000만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로보어드바이저 운영 증권사의 계약자 수는 6324명으로 2018년 대비 약 8.4% 줄었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는 폭발적인 성장세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는 운용금액이 2018년 대비 452% 증가했으며 에임은 241% 늘었다.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외면하는 것은 보수적인 내부정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 AI 알고리즘 개발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돌아오는 수익이 저조해서다. 결과와 실적을 중요시하는 증권사의 특성상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어렵다는 관측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반쪽짜리 서비스에 불과하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무료 추천 서비스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방식이 주류다. 결국 고객이 추천 펀드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실적이 없는 구조다.

증시가 역대급 호황인 점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익명을 요청한 개발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기본적으로 알고리즘이 리스크를 헤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주가가 횡보세를 보이거나 하락장일 때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유리하다”며 “최근 지속되는 활황세에 로보어드바이저의 실적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충격이 지난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로보펀드) 17개의 평균수익률은 5.96%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수익률 19.14%), 해외 주식형펀드(17.54%)에 비해 저조하다.


 

[2020년 6월~8월 펀드 수익률, 사진=에프엔가이드]


◇전문 기업 등장에 외주화 확산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직접 투자해 개발하기보다는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300억원을 투입해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 디셈버와 ‘AI 간편투자 전문 증권사’를 위한 합작법인을 출범했다. 특히 AI 전문가로 꼽히는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이 디셈버앤컴퍼니의 2대 주주로 등극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에임, 두물머리와 제휴를 맺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직접 로보어드바이저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제공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자사 서비스로 편입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며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유치하면 더 많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어 합작법인 설립과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제공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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