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대형마트 첫 여성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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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2021-01-07 16:47:48

MBK파트너스 인수 당시 '구원투수'로 영입…오프라인 기반 홈플러스 온라인화 이끈 공신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홈플러스 제공]


국내 대형마트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3년 3개월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대표는 작년 하반기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만류하던 사측이 최근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달 중순쯤 퇴임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1998년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홈플러스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2015년 구원투수로 영입돼 재무부문장(부사장)에 오르며 회사에 합류했고, 2017년 경영지원부문장(수석부사장)을 거쳐 같은 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유통업계 비(非)오너가 출신의 최초 여성 CEO로 주목받았다. 임 대표는 홈플러스의 여러 변화를 주도해 왔다.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전환하고 오프라인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를 조성하는 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체제로 변화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임 대표는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을 출범하고 대형마트 내 입점한 테넌트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코너스'로 전환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무기계약직 직원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정규직 제로(zero)'를 펼쳐 주목받았다. 

그러나 2015년 취임 이후 홈플러스는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회계연도부터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계획에 따른 자산 매각 과정에서 사측과 노조 간 갈등도 이어졌다.

임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개인적 사유로 지난 5년 2개월여의 홈플러스에서의 시간을 마감한다"면서 "회사는 원만한 후임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잘 완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귀하고 소중했던 여러분들과의 시간을 뒤로하는 심경을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CEO 공백을 줄이기 위해 유통 분야 역량을 갖춘 후임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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