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채 등극' 대상, 1000억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 상향으로 우량채 반열에 올라선 ㈜대상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높아진 신용도를 기반으로 투자수요 확보는 물론, 조달금리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1000억원 규모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오는 22일 진행한다. 만기구조는 3년물 200억원, 5년물 500억원, 7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0.20%~+0.20%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대상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1년 만이다. 지난해 1월 1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대상은 투자수요 확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기대하던 금리를 누리진 못했다. 3년물(800억원)은 개별민평금리(1.761%) 보다 0.061%포인트 높은 1.822%에서 결정됐고, 5년물(800억원) 금리도 2.030%로 개별민평금리(1.965%) 보다 0.065%포인트 높았다. 당시 ㈜대상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를 받아 신용등급이 불일치하는 '스플릿' 상태였다.

1년 사이 ㈜대상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3사 모두에게서 신용등급이 AA-(안정적)로 상향조정됐다. 식품부문과 해외사업 성장세로 수익성이 큰 폭 개선된 영향이었다.

발효조미료 '미원'과 포장김치 '종가집' 등을 앞세운 식품부문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영업이익은 1303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79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2~3%대를 맴돌던 영업이익률도 6.8%로 급등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문화가 확산된 덕을 톡톡히 누린 셈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발효조미료 '미원'을 주력으로 성장한 대상은 '청정원', '순창', '맛선생', '종가집'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 년간 이어진 투자확대 기조 속에서도 현금창출력 개선, 자산매각 등으로 재무안정성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대상은 2015년 이후 사업기반 확대 과정에서 라이신사업 인수(1207억원), 인도네시아 전분당사업 진출(696억원), 베트남 육가공회사 인수(358억원), 마곡연구소 토지 매입 등으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반면 용인물류센터(1176억원), 미니스톱 지분(416억원) 등 자산매각을 병행해 순차입금은 2017년 말 507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361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주요 재무지표인 차입금의존도는 같은기간 37.8%에서 33.7%로, 부채비율은 154.7%에서 129.5%로 낮아졌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중도 2.9배에서 1.1배로 감소했다.

특히 올초부터 GS를 비롯해 롯데칠성음료, SK이노베이션, 롯데지주, 신세계 등 업종을 망라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유동성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 뿐만 아니라 회사채 시장에서도 유동성 확대 투자수요가 풍부한 상황"이라면서 "㈜대상은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을 기반으로 금리 등 자금조달 조건이 예년보다 유리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기준 ㈜대상의 3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는 1.336% 수준이다. 지난해 3년물 회사채를 1.822%에 발행한 것에 비해 조달금리를 대폭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